리뷰 337

Eleni Karaindrou - [Eternity and a Day] (1998)

오래간만에 엘레니 카라인드루가 생각나서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의 [영원과 하루] OST를 꺼내들었습니다. 이 영화를 보러 간 게 벌써 5년전이군요. 원래 1998년에 나온 영화지만 한국 개봉을 그해 겨울에 했을겁니다. 네. 전형적인 지각 개봉이죠. 여튼 그 때 전 고입 시험을 1주일 앞두고 있었고, 여러가지 이유로 우울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끝나고 나서 왠지모를 마음에 평안함이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비록 다소 이해하기 힘든 영화였지만 (나름대로 분석을 한 글이 있긴 한데 솔직히 다시 보려니 쪽팔립니다--;;) 지금도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미노년의 멋-솔직히 숀 코네리 필이긴 하지만-과 성숙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브루노 간츠 슨상님 (이후 [몰락]의 히틀러 역으로 제 2의 전성기..

[블러드+] 파트 1 한국판 DVD 박스셋 공식 리뷰

*DVDPrime 게재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2009.7.26) 7월 16일 잠시 공개했다가 비공개로 돌린 이유는 DP측의 요청 때문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중간에 수위가 높은 사진이 있습니다. 읽으실떄 유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글 : Giantroot (http://giantroot.pe.kr) 블러드+, 피로 이어진 기나긴 숙명 [블러드+]는 대표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프로덕션 I.G.의 대형 미디어 믹스 계획의 파생 작품이다. 오시이 마모루가 기획 원안을 맡고, 캐릭터 원안에는 테라다 카츠야라는 호화 스탭들이 참여한 이 미디어 믹스 계획 (이하 블러드 프로젝트로 통칭) 의 시작은 2000년 나온 48분짜리 극장판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애니메이션에서 비롯되었다. 1966년 할로윈..

Real Motion/리뷰 2009.07.25

교향시편 유레카 7: 포켓에 무지개가 가득 [交響詩篇エウレカセブン ポケットが虹でいっぱい / Psalms of Planets Eureka seveN good night, sleep tight, young lovers] (2009)

교향시편 에우레카 7: 주머니가 무지개로 한가득 감독 쿄다 토모키, 사이토 츠네노리 (2009 / 일본) 출연 산페이 유코, 나즈카 카오리, 후지와라 케이지, 네야 미치코 상세보기 너와 나의 무지개빛 세상 [교향시편 유레카 7: 포켓에 무지개가 가득](이후 극장판으로 약칭)은 2005년 방영되었던 TV 애니메이션 교향시편 유레카7(이하 TV판)의 극장판입니다. 주인공인 렌턴 서스턴과 히로인인 에우레카의 우주와 운명을 초월하는 사랑을 다룬 이 애니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입니다. 따라서 이번 극장판 역시 2009년 Pifan에서 보고 왔습니다. 단점도 있었지만, 한때 제 감수성을 건드렸던 애니메이션의 극장판답게 저를 만족시켜줬습니다. 극장판은 TV판하고는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렌턴과 에우..

Real Motion/리뷰 2009.07.22

Junior Boys - [Begone Dull Care] (2009)

방만한 아름다움 이상하게 전 80년대에 살지 않았는데도, 신스 팝이나 뉴 로맨틱스가 좋습니다. 그래서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주니어 보이즈를 좋아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신스 팝/뉴 로맨틱스을 살려냈다고 할까요? 2004년작 [Last Exit]는 비어있는 아름다움이라고 정의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백의 미학을 살린 앨범이였고 2006년작 [So This is Goodbye]는 찰떡같은 리듬과 서늘한 선율이 돋보이는 만인이 인정하는 앨범이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2009년에 발표된 [Begone Dull Care]는 어떨까요? 이상할 정도로 과소평가 받고 있습니다. 스핀 50점, 가디언 60점, 올무식 가이드 50점이라면 시큰둥한 점수겠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에게는 당치도 않은 ..

심즈 3 [The Sims 3] (2009)

기본의 중요성 솔직히 전 EA에서 윌 라이트 없이 심즈 3를 내놓겠다고 선언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불안해졌습니다. 아무리 윌 라이트의 참여 비중이 적었던 심즈 2가 성공적이였다 해도 그 세계관을 만들어낸 게임 디자이너를 제외하고 만든다는 계획 자체는 어딘가 위태위태해 보였습니다. 특히나 심즈 시리즈는 게임 디자이너의 개성이 많이 묻어있는 게임이였기 때문에 잘못 확장했다가는 그 시리즈를 (말 그대로) 말아먹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다행히 심즈 3는 전작들의 성과를 말아먹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훌륭히 이어갔으며, 심지어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EA가 선택한 방식은 전작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세세한 점들을 수정해나가는 형식였습니다. 따라서 심들의 삶을 따라간다는 시리즈의 기본적인 틀은 그리 변화하지 않..

Fight Test/리뷰 2009.07.10

Manic Street Preachers - [Journal For Plague Lovers] (2009)

(15년이나 걸려서 도착한) 임을 위한 로큰롤 솔직히 말하면, 최근 매닉스의 행보에는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Everything Must Go]를 무척 좋아하지만 그 후로 이어지는 모습은 음악을 듣지 않아도 밍밍하기 그지 없었거든요. 그 예로 2007년작 [Send Away Tiger]가 나왔을때, 앨범 커버를 보고 "이게 뭐야"라고 외치고 사지 않았으니깐요. 그래서 차기작에 대해 '초심으로 돌아가겠다'. '[성경] (Holy Bible) 시절의 강렬함으로 돌아가겠다'라고 말하는 그들의 말에 "흥... 너희들도 과거 팔아먹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는 열거하지 않겠습니다만, 그런 경우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들의 신보의 제목이 정해지고, 앨범 커버가 공개되었을때 '어라? 뭔가 분위기..

Caetano Veloso - [Caetano Veloso (aka.Tropicália)] (1968)

1968년 뜨거웠던 브라질의 여름을 떠올리며 카에타노 벨로소 형님은 제가 감히 뭐라 말할 분이 아니지만, 이것만은 확실합니다. 아마 자유민주주의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이 이 사람을 알게 됬다면, 단연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과 음악 감독 알베르토 이글레시아의 공이 클 것이라고. 그만큼 [그녀에게]의 'Cucurrucucu Paloma'가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그 열풍에 따라 2004년 앨범도 라이센스 됬습니다. 하지만 감미로운 발라드였던 'Cucurrucucu Paloma'을 기대하시고 첫 앨범을 들으신다면 다소 당황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이 샀던 호앙 질베르또 옹의 1973년 동명 앨범 (이하 S/T)가 절제의 미학을 아는 조용한 보사노바 걸작이였다면, 카에타노 벨로소의 첫 S/T (S/T가 ..

악마의 게임 심즈3

어제 사와서 플레이 했는데... 9시부터 새벽 12시 30분까지 저하고 형이 주구장창 잡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깐 왜 내가 컴퓨터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앞가림에 신경 쓰고 있었지? 여튼 잘 만든 게임입니다. 원 제작사인 맥시스의 손을 떠났긴 했지만, 게임의 재미는 사라지지 않았더군요. 조만간 리뷰를 준비해볼까 합니다. 하지만 얼마 안가 이 게임도 더러운 확장팩 러시

Fight Test/잡담 2009.07.02

로나의 침묵 [Le Silence de Lorna / The Silence of Lorna] (2008)

로나의 침묵 감독 장-피에르 다르덴, 뤼크 다르덴 (2008 / 벨기에,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출연 아르타 도브로시, 제레미 레니에, 파브리지오 롱기온 상세보기 침묵과 속죄 뒤에 찾아온 잊혀지지 않는 불 장 피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감독의 [로나의 침묵]은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는 범죄물이다. 하지만 영화는 장르적인 서스펜스 대신, 인물들이 도덕적인 문제를 앞에 두고 겪는 격렬한 심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2009년에 본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결말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남자친구와 함께 식당을 꾸리길 원하는 알바니아인 로나는 최근에 원하던 벨기에 시민권을 얻은 상태다. 하지만 그 시민권은 위장 결혼을 전문적으로 하는 범죄 집단의 음모로 얻어진 시민권이다. 게다가 로나와 위장 결혼을..

혐오 [Repulsion] (1965)

혐오 감독 로만 폴란스키 (1965 / 영국) 출연 까뜨린느 드뇌브, 로만 폴란스키, 발레리 테일러, 제임스 빌리어스 상세보기 광기와 혐오, 그리고 진액 Arborday님이 주최하신 상영회에서 본 혐오 (반항이라고도 부르기도 하더군요.)는 로만 폴란스키가 한창 젊었을때 만들었던 영화였습니다.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상당히 모더니즘 영화스럽다', '폴란스키가 저런 영화를 만들었던 때도 있구나.'였습니다. 영국 런던, 캐롤이라는 카트린느 드뇌브의 얼굴과 몸을 가진 수줍은 젊은 여자가 살고 있습니다. 영화 초반부만 해도 과도한 수줍음과 비사교성을 제외하고는 그럭저럭 평범한 삶을 살고 있던 그녀는 언니가 여행을 떠나자, 점점 광기의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그리고 그 결말은 컴컴하기 그지 없습니다. 캐롤이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