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의 [파벨만스]는 지금껏 경력에서 암시로 머물렀던 영역에 성큼 들어선다. 바로 자신의 ‘가족사’다. 스필버그는 지금껏 가족 이야기를 다뤄왔지만, 정작 자기 가족으로 영화로 만든 적은 없었다. 그럼에도 스필버그의 복잡한 가정사에 대한 한 단면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었다. 많은 평론가가 지적했듯이 스필버그는 기본적으로 가족 간의 정에 대해 호의적이고, 혈육 가족과 유사 가족이 제공하는 안정적인 해피 엔딩으로 인도하는 감독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 간의 불화와 불안정한 관계에 대해 파헤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스필버그가 가족애를 얘기할수록 거기엔 어떤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다는 것이다. 너무 순수한 나머지 비현실적이기까지 한 모성애의 갈구와 좌절, 충돌과 염원을 다룬 [A.I], 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