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597

TAR 타르 [Tár] (2022)

토드 필드의 『TAR 타르』는 고전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 몰락 비극 서사를 다루는 영화다. 인물이 내적 결함으로 몰락한다는 점에서는 고전적이지만 그 몰락의 과정이 SNS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동시대적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지휘자 리디아 타르의 몰락기는 온갖 문학적 상징성과 알리바이로 가득하다. 리디아 타르는 레즈비언 여성으로서 남성의 영역이었던 베를린 필하모닉에서 성공했다는 점에서, 페미니즘 또는 정체성 정치의 성공 사례로 내세울 만한 캐릭터다. 하지만 동시에 권력자로서 타르는 현실의 남성 권력자에게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비서를 하대하며, 학생들을 조롱하면서도 성적으로 유혹하려는 타르의 모습은 분명 미투 가해자로 언급할 수 있는 해로운 권력자다. 토드 필드는 음영을 명백히 ..

Caetano Veloso - If You Hold A Stone

5월말에 사서 잘 들었던 앨범... 일본에서 카에타누 벨루조 앨범들이 새 마스터를 써서 SHM-CD로 재발매된지라 (염가 재발매 포함) 좀 구해기 쉬워졌더라고요. 아직 2집 (화이트 앨범)이나 갈 코스타랑 같이 작업한 데뷔작, 문제작 Araca Azul은 구하지 못했지만, 기회가 되면 구할 생각이긴 합니다. 앨범에 대해 적자면, 1집의 쾌활함이 많이 줄어들고 좀 다운된 느낌이긴 합니다. 당연한게 이 앨범 녹음 당시 벨루조는 망명 생활 중이었으니깐요. Maria Bethania랑 이 곡 정도가 예외적으로 특유의 밝음이 남아있긴 한데... 그래도 어딘가 애잔함을 안겨주는게 영국의 추적추적거리는 날씨가 트로피칼리아의 들썩이는 감수성에 녹아든 것 같은 독특함이 있습니다. Transa랑 Araca Azul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