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37

The Charlatans UK - [Tellin' Stories] (1997)

매드체스터의 만가 태초에 매드체스터가 있었다. 소울과 Funk의 그루브와 영국 팝 음악의 전통을 함뿍 받은 이 음악 장르는 순식간에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이 그렇듯 전설적인 일화들과 앨범을 남기고 쇠락해갔다. 스톤 로지즈는 레딩 페스티벌에서 쓰레기 투척을 받고 해체했고, 해피 먼데이즈는 마약에 빠져 익사했다. 하시엔다는 문을 닫았고, 대선배였던 뉴 오더는 잠정 해산했다. 인스파이럴 카펫은 로디가 10년 뒤 유행시킬 '우린 존나 예전에 끝났어' 상태였다. 하지만 샬라탄즈 UK는 살아남았다. (제임스는 좀 특이한 케이스니 제외하자.) 매드체스터의 절정기에 막 데뷔한 후발 주자인데다, 맨체스터가 아닌 곳에서 결성됬기 때문에 지역색에 대한 강박이 상대적으로 적었기도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Bert Jansch - [Bert Jasch] (1965)

브리티시 포크는 대략 두 부류로 나눌수 있을 것 같다. 페어포트 컨벤션처럼 영국/미국 전통 음악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들과, 닉 드레이크나 바시티 버넌처럼 좀 더 모던한 스타일로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는 이들로. 물론 도노반같이 히피즘의 감수성과 정치성, 내밀한 감정을 섞은 특이한 케이스도 있으나 제외. 사실 이 둘은 서로 교류관계가 있었으니 (페어포트 컨벤션은 닉 드레이크를 발굴하기도 했다. 바시티 버넌 1집 프로듀서는 닉 드레이크와 페어포트 컨벤션 프로듀서였던 조 보이드였고 결정적으로 닉 드레이크의 영웅은 버트 잰시였다.) 이렇게 딱 분류하는것도 웃기는 짓이라고 생각한다만. 스코틀랜드에 온 버트 잰쉬(본인 말로는 얀시에 가깝다지만) 는 그 중간자적인 음악을 하던 사람 아니였나 생각이 든..

샌드 캐슬 - 프리루드 : 더 페이디드 메모리즈 [Sand Castle - Prelude: The Faded Memories] (2010)

그리고 나도 바람과 모래를 모아それで ぼくも 風と砂をあつめて (프렐류드) ArcShock 게임스튜디오의 [샌드 캐슬 프리루드]는 [요절복통 기계]과 [레밍즈]에서 비롯된 퍼즐 게임의 전통에 속해있는 게임입니다. 게임 플레이는 간단합니다. 다양한 기기들을 적절히 배치해 스위치를 열어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래와 풍차라는 소재는 이런 정석적인 구조에 새로움을 부여합니다. 모래의 흐름과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퍼즐의 핵심 요소로 내세운 것 자체도 인상적인데, 모래의 질감과 무게, 흩날리는 그 순간을 잘 잡아낸 물리 엔진이 그 인상을 구체화시키고 있습니다. 난이도 역시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게 적절히 조절되어 있습니다. (다만 간단한 튜토리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

Fight Test/리뷰 2010.04.30

NUMBER GIRL - [SAPPUKEI] (2000)

BRUTAL NOSIE GARAGE ROCK SAYONARA 일음이라는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알게 된 밴드 중에서 NUMBER GIRL이라는 밴드가 있습니다. 일본 롤링 스톤즈에서 꼽은 일본 록 100선를 보다가 신문 기사를 패러디한 황당한 표지에 필이 딱 꽃혀서 서칭을 하다가 유명곡 '透明少女'를 듣고 뿅 가버렸습니다. 이런 미친듯이 갈겨대는 진짜배기 펑크 록 트랙이라니! 멋져부려! 그 전부터 팬이였던 아지캉보다도 위엄이 넘치는 음악 세계에 저는 이들의 팬이 됬습니다. 정작 이 앨범을 구한 것은 며칠 전 정모 이후 갔던 북오프에서였지만요. 여러분은 광란의 노이즈 펑크에 훅이 담겨있는 밴드라고 누군가 설명을 하면 누가 떠오르십니까? 픽시즈? 네. 맞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넘버 걸을 소개하는데도 적..

Gorillaz - [Plastic Beach] (2010)

플라스틱 "멜랑콜리" 비치에 어서오세요 큰뿌리: 어서오세요. 폴라곰님. 폴라곰: 앗 오래간만입니다. 큰뿌리 씨 ^^ 학교 생활은 잘하고 있으신가요? 큰: 네. 시간표 때문에 전쟁을 벌였지만 뭐 널널하게 짜여져서 좋습니다. 곰: 정말이에요? 부럽당... 뭐 전 이번 학기에 복학하지 않고 알바나 뛸 생각여서 상관 없지만요. 큰: 아무튼 저번 약속대로 이번엔 AMG가 아닌 작품을 리뷰하려고 합니다. 곰: 오 그거 좋군요. ...그런데 이번에도 힙합 음반이네요? 큰: 고릴라즈가 힙합이라고 해야 하나요? 곰: 뭐 짬뽕 계열이긴 하지만, 원 베이스는 힙합 아니에요? 벡이나 매시브 어택, 포티쉐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올뮤직에 적혀 있는데다 비트 메이킹이나 래핑처럼 힙합스러운 부분이 있고. 곰: 아 뭐 거기엔 저도 ..

식물 대 좀비 [Plants vs. Zombies] (2009)

혹은 이 게임이 왜 그렇게 화제가 되었는가 (아이폰으로 이식된 버전을 주로 플레이했습니다.) [식물 대 좀비]는 작년에 [월드 오브 구]와 함께 화제가 되었던 팝캡 제작 캐주얼 인디 게임입니다. 사실 화제가 됬을 당시엔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아이폰으로 이식되어서 한 번 플레이해보게 됬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타워 디펜스 장르입니다. 한 방향에서 몰려오는 적들에게서 다양한 유닛을 이용해 거점을 지켜내는 게임이죠. RTS의 파생 장르에서 시작된 이 게임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최근 2000년대 초중반 부터입니다. [식물 대 좀비]는 그 짧은 역사의 장르를 새로 정의한 걸작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나온 디펜스 물은 중세, SF, 밀리터리의 상상력 안에 갇혀 있었던 경향이 강했습니다. 아무래도 공성전이..

Fight Test/리뷰 2010.04.15

Charlotte Gainsbourg - [IRM] (2009)

뇌의 음악 Musique Cerveau 1. 영화배우로써 그녀 내가 샬롯 갱스부르를 배우로 인지하게 된 것은 [수면의 과학] 때부터였다. 영화는 끝내 보지 않았지만, 스틸 컷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사실 그 전까지는 나는 그녀를 샬롯 램플링하고 종종 혼동하고 있었다. 물론 나이 차이를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이 프랑스-영국 혼혈 배우는 어딘가 램플링 여사하고 닮아있는 부분이 있었다. 실제로 [레밍]에서는 같이 출현하기도 했고.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아임 낫 데어]에서였다. 로비(히스 레저)의 아내를 보면서 누군데 저렇게 이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됬고 곧 샬롯 갱스부르라는걸 알게 되었다. 나중에야 이 갱스부르라는 성이 그 유명한 세르쥬 갱스부르에서 왔다는 걸 알게 ..

Spacemen 3 - [The Perfect Prescription] (1987)

간결한 환각 1982년, 럭비의 고향인 영국 럭비(;;;)에서 온 스페이스멘 3은 불운한 밴드였습니다. 밴드가 살아있을땐 그다지 지지를 못받은데다, 밴드 멤버는 불안정한데다 당시 슈게이징 씬에서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밴드 10년차가 되던 해, 작곡 커플이였던 제이슨 피어슨과 소닉 붐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죠. 결국 이들은 [Recurring]으로 이혼 부부의 합의서 내용처럼 앨범의 반반 나눠 가진뒤 서로 갈 길을 갔습니다. 피어슨은 스피리추얼라이즈드로 주류에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그리고 "미세스 애쉬크로프트" 사건도 포함됩니다. 아 정말 리처드 애쉬크로프트 너는 맥케이브에 대한 태도-이 사람 없으면 넌 황이다 황. 진짜 그거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서 정말...-하고 이 사..

고릴라즈Gorillaz 1,2집 간단 리뷰

고릴라즈의 신보 [Plastic Beach]가 나온다 해서 허겁지겁 1,2집 염가판 합본을 질렀습니다. 곁들어 블러의 파크라이프도 질렀습니다. (왜 이게 없었지...) 고릴라즈를 둘러싼 말은 많죠.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가상 밴드라니, 댄 앱노말로 유명한 블러의 데이먼 알반이 제이미 휴렛하고 기획한 다크 히어로 놀이라느니, 평단의 지지와 대중의 지지를 동시에 얻었다느니 아니면 '유딩들이나 좋아할법한 프로젝트' (노엘 갤러거, 그런데 당신은 그런 얘기 하면 안 되잖수...)라느니 말이 많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입니다. 고릴라즈 음악이 별로였다면 이 정도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제이미 휴렛의 멋진 그림과 스타일이 성공을 책임졌다면 나머지 성공의 책임은 데이먼 알반이 가지고 있습..

The Jesus and Mary Chain - [Psychocandy] (1985)

노이즈 햠량 60% 당도 함량 40%의 달콤한 사탕 품목: 사이코캔디 (Psychocandy) 식품의 유형: 사탕 (노이즈처리제품) 주원료: 노이즈 60% (벨벳산), 당 40% (브라이언 윌슨 20%, 필 스펙터 20%) 사탕 개수: 14개 포장재질: 플라스틱, 광매체 (상품 항목에 따라 비닐 혹은 디지털 비트로 바뀌어 있을 수 있음) 유통기한: 1985년 11월부터 세상 끝나는 날까지 (단 우연히 지나가던 외계인에게 이 앨범이 발견되지 않았을때) 보관상 주의: 직사광선을 피하여 온도, 습도가 낮은 곳에 보관해 주시고 밀봉 비닐 개봉 후에는 될 수 있으면 빨리 CD 혹은 턴테이블에 거십시오. 노이즈에 익숙하지 않은 청자인 경우 이어폰으로 듣고 있을시 볼륨을 되도록 낮추십시오. 소비자상담: 본 제품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