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There 109

폴 리쾨르의 미메시스 이론의 비판적 재구성: 비행 모델

일관성 있는 이야기란 무질서하게 지나가는 시간에 일련의 질서를 부여하려는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하기가 뇌의 운동이 곧 시간에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라고 한다면, 이러한 이해 방식은 이야기는 어떻게 될 수 있는가? 이야기란 흘러가버리는 시간을 주시하면서 그에 일련의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폴 리쾨르는 시간과 이야기 3부작을 통해 서술성과 시간성의 순환이 악순환이 아니라, 그 양쪽이 서로를 보강하는 건실한 순환성임을 입증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시간성과 서술성의 상호 보강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양자가 선순환을 이루기 보다는 통상 두 가지 상반된 형태로 나뉘어져 고찰되기 때문이다. 리쾨르는 이 대립을 심리적 시간과 우주적 시간으로 보며 이 둘의 측면만을 바라봤기 때문에 아포리아에..

정신 기호와 가독 기호: 이미지와 사유, 보기와 소리

시간 기호는 또한 정신 기호와 가독 기호인데 사유의 이미지와 독해되어야만 하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정신 기호의 개념을 통해 일련의 질문들을 제기하는데 이 질문엔 시네마와 사유 간의 관계라던가 이미지가 어떻게 정신을 감화하는가, 정신은 무엇이고 사유는 무엇인가라는 문제가 담겨 있다. 들뢰즈는 이런 질문들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시간-이미지를 읽고, 보고, 들어야 하는가를 위시한 몇가지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고 보그는 보고 있다.고전적 사유의 이미지예술사가인 엘리 포르의 시네마 예찬은 진화하는 사회의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 시네마는 운동과 지속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카메라의 비인간적인 눈을 통해 지각되지 않은 세계의 특징들을 우리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포르의 시네마에 ..

[들뢰즈와 시네마]: 3장 열여덞 개의 기호들

들뢰즈는 이미지와 기호의 분류법에 대한 시도라고 보았다. 실제로 [시네마 1]의 많은 부분이 운동-이미지와 관련된 기호들이 등장한다. 보그느는 지각-이미지, 행동이미지, 감정-이미지로 나눠지는 운동-이미지들은 들뢰즈의 시네마에서 어떤 뜻을 가지고 있는가를 파악하고자 한다.퍼스와 기호들뢰즈가 지목한 학자는 베르그송과 찰스 샌더슨 퍼스다. 퍼스가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유는 “이미지들의 체계적인 분류를 가장 철저히 시도한 기호론의 창시자”라고 말한다. 보그는 들뢰즈가 정확히는 기호의 비언어적 이론에 대한 헌신을 높게 산다고 보고 있다. 소쉬르와 퍼스는 각자가 독립적으로 기호들에 대한 일반 이론의 개념을 개발했는데, 프랑스 시네마 이론가들은 기의와 기표 사이의 언어적 대립에 그것의 기초를 두는 소쉬르적인 접근 방..

이와부치 고이치의 [전지구적 프리즘: 트랜스아시아 미디어 연구를 위해서]

이와부치 고이치의 [전지구적 프리즘: 트랜스아시아 미디어 연구를 위해서]는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내 문화 교류를 다루고 있는 글이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내의 문화 교류의 폭발적인 증진이 일어나면서 일본의 대중 문화는 동아시아권 국가에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런 열풍들 속에 일본의 미디어들의 반응과 달리 이와부치는 역사적인 문제를 언급하면서 그것이 ‘국수적인 시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화를 촉진하는 대중 문화의 잠재력을 쉽게 무시하면 안되지만 동시에 그 대중문화가 그와 관련된 문제들을 주의깊게 고려하지 않고 단순화되어서 수용되서도 안 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문화 수출은 전지구화가 가속되었던 시기에서 등장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데, 이는 단순히 미국화를 넘어서 전지구화와 ..

문화와 문명의 전통: 초기 문화연구에 대한 고찰

(이 글은 존 스토리의 [대중문화와 문화이론]를 읽고 정리한 글입니다.)다수의 대중문화는 19세기 전까지만 해도 소수 권력층의 정치적 관심거리였지만 그 이후로는 신호나 징후로서가 아니라 문화 자체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게 된다. 이런 변화는 산업화와 도시화에서 비롯되었는데 맨체스터에서 일어난 산업자본주의의 새로운 노동관계로 인해 일어난 주거분리하고 연관관계가 있다. 이 때 피지배층만이 갖는 문화가 등장했고 문화의 융합과 회 안정이라는 개념은 도전받기 시작했다. 매튜 아놀드는 근대 대중문화의 연구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데 재미있게도 그는 직접적으로 대중 문화를 언급하진 않았다는 것이다. 그가 주목받게 된 계기는 일반적인 문화 영역 안에 대중문화의 위치를 규정했던 점 때문이였다. 아놀드에게 문화는 두 가지..

영화적 사건에 대해

(션 큐빗의 'The Cinematic Effect' 일부분을 발췌 번역한 것입니다.) The Cinematic Event 영화적 사건의 시간은 분산된다.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의 구성의 분열은 시간의 분산을 생산하고 있으며, 빛에 민감한 은염의 난반사되어 흩뿌려짐과 단속적 시선에 모두 걸릴 수 없다는 것은 한 번에 하나씩 참석하지만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움직임을 경고하고 있다. 영화의 첫 순간에는, 분석적인 눈이 빛의 작은 구멍과 작은 구멍, 절반정도 보이는 움직임을 주변부처럼 주변 인식을 흐리게 하며, 그 세부는 탈출하지만 순수한 운동처럼 존속을 도약하게 한다. 영화적 이미지는 의미에서 동일하지 않은 프레임 속의 각각의 사건이 시간에 완성되지 않을 뿐 아니라 지각 표상으로 단편적..

TRPG 크라우드 펀딩 사례를 통해 본 문화 자본에 대한 하위 문화의 반란

*글쓴이 주: 이 글은 2013년 6월에 과제로 쓰여진 글이기 때문에 2014년 6월 현 상황하고는 다를수가 있습니다. 2013년 한국에서 크라우드 펀딩 열풍이 불고 있다. 2013년 4월에 개봉한 [지슬]과 5월에 개봉한 독립영화 [환상 속의 그대]는 촬영 도중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모으는데 성공했고 이에 힘입어 흥행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사건이 있었으니 2013년 5월, 국내 유일의 TRPG 출판사인 초여명에서 텀블벅에서 모금을 시작한 TRPG 룰북인 던전월드의 모금이 유례없이 예정 목표 금액을 뛰어넘어 모금을 무사히 완료했다는 소식이였다. 이 결과 던전월드는 1998년 발매된 겁스에 이은 15년만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나온 룰북이 되었다. 해외에서도 이런 비슷한 사..

확실히 블로그는

휘발성이 적은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가 각광 받는 이유는 140자로 빠르게 순간을 잡을 수 있는 매력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저도 요새 블로그는 140자로는 부족한, 리뷰나 단상들을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트위터가 등장하면서 블로그는 개드립치기 조금 귀찮은 매체로 전락했다고 할까요. 저에겐 그렇습니다. 예전보다 블로그 열풍은 많이 식은건 맞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긴 글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도 아니고, 블로그라는 매체는 인기는 사그라들겠지만 아마 계속 살아남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와 다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는게 큰 매력이기도 하고요. 적어도 저 같이 긴 글이 필요한 사람들은 블로그를 계속 쓸 것 같습니다. 공식적인 매체 형태하고 비슷하고 홈페이지와 달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