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37

황야의 결투 [My Darling Clementine] (1946)

황야의 결투 My Darling Clementine 9.5감독존 포드출연헨리 폰다, 린다 다넬, 빅터 매추어, 캐시 다운스, 월터 브레넌정보서부, 드라마 | 미국 | 97 분 | - [황야의 결투]는 [역마차]와 [수색자],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와 더불어 존 포드 서부극을 이야기할때 빠지지 않는 영화다. 그리고 실제로도 [황야의 결투]는 [역마차]로 열어젖힌 황금기 서부극 영화의 정수를 담고 있는 영화기도 하다. [수색자]와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가 만가에 가깝다면 [황야의 결투]는 아직 만가에 이르기 전 나름 성숙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는 영화기도 하다. 물론 [황야의 결투] 역시 우리가 알고 있는 서부극의 편견에 대해 재고할수 있는 부분들을 찾아볼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 서부사를 다룰때..

편지 [La lettre / The Letter] (1999)

편지 The Letter 3감독마누엘 드 올리베이라출연키아라 마스트로얀니, 페드로 아브루노사, 안톤 쳅페이, 레오노르 실베이라, 프랑소와 파비안정보드라마 | 프랑스, 포르투갈, 스페인 | 107 분 | - 마누엘 드 올리베이라의 [편지]는 보통 90년대부터 찾아온 올리베이라의 국제적인 전성 시대를 대표하는 영화로 꼽힌다. 라파예트 부인의 [클레브 공작부인]을 현대로 각색한 [편지]의 서사는 표면적으로는 멜로 드라마의 관습을 취하고 있다. 상류층에 부담없이 살고 있는 드 사르트르는 보석점에서 만난 한 의사 자크 드 클레브와 약혼을 해 결혼에 성공한다. 하지만 동시에 드 사르트르는 그를 찾아온 로큰롤 가수 페드로에게 마음이 이끌리게 되고, 자크와의 사랑은 흔들리게 된다. 한편 드 사르트르에게는 수녀인 친구가..

솔라리스 [Солярис / Solaris] (1972)

솔라리스 Solaris 9.1감독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출연나탈리아 본다르추크, 도나타스 바니오니스, 유리 야르벳, 블라디슬라프 드보르체츠크, 니콜라이 그링코정보미스터리, SF | 러시아 | 167 분 | -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솔라리스]는 물에 흔들리는 풀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이 인상적인 이미지야말로 [솔라리스]의 모든 것을 집약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 영화가 곧 수면에 분명하게 비치지만 다가갈수 없는 이미지에 현혹되는 과정을 다룰것이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곧이어 등장하는 주인공 크리스의 얼굴은 초췌해 보인다. 크리스는 곧 연못을 지나쳐 집에 가려다가 잠시 연못에 들러 손을 씻으며 곧 수면에 잔잔한 파장이 퍼진다. '집으로 향하던 도중' 수면에 분명하게 있는 이미지에 접촉..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 [The Man Who Shot Liberty Valance] (1962)

리버티 밸런스를 쏜 사나이 The Man Who Shot Liberty Valance 0감독존 포드출연존 웨인, 제임스 스튜어트, 리 마빈, 베라 마일스, 에드먼드 오브라이언정보로맨스/멜로, 서부 | 미국 | 123 분 | - 존 포드의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는 보통 서부극의 종언을 알리는 작품으로 자주 꼽히는 작품이다. 물론 포드가 이전에 만든 [아파치 요새]나 [수색자]에서도 서부 세계를 정리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적어도 도로시 M. 존스턴의 단편을 영화화한 [리버티 벨런스를 쏜 사나이]를 보면 어떤 한 시대가 완전히 끝나 회고하고 있다는 걸 누구나 눈치챌 수 있다. 당장 이 영화의 시작은 기차를 타고 등장하는 정장의 상원의원 부부니깐 말이다. 서부극에서 문명의 상징으로 등장했던 기차를 타고 등..

언노운 노운 [The Unknown Known] (2013)

언노운 노운 The Unknown Known 6.5감독에롤 모리스출연에롤 모리스, 도널드 럼스펠드, 켄 메데이로스정보다큐멘터리 | 미국 | 103 분 | - 에롤 모리스의 [언노운 노운]은 말장난으로 시작한다. Known Known, Known Unknown, Unknown Unknown. 그리고 영화의 제목인 모르고 있다는걸 알고 있다 Unknown Known. 이 말장난 나레이션은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데, [언노운 노운]이 곧 무수한 언어적 기만의 바다를 보여주는데 주력할 거라는 암시를 담고 있다. 이어진 눈송이와 무수한 메모에 대한 언급도 그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언노운 노운]가 끌고 온 도널드 럼즈펠드라는 인물은 화술에 도통한 노회한 정치인이다. 기본적으로 [언노운..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라이징 [劇場版 TIGER & BUNNY -The Rising-] (2014)

2011/11/13 - [Real Motion/리뷰] - 타이거 앤 버니 [TIGER & BUNNY] (2011) 2013/03/11 - [Real Motion/리뷰] - 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비기닝 [劇場版 TIGER & BUNNY -The Beginning-] (2012) 극장판 : 타이거 앤 버니 -더 라이징- (2014) 5.7감독요네타니 요시토모출연히라타 히로아키, 모리타 마사카즈, 나카무라 유이치, 코토부키 미나코, 쿠스노키 타이텐정보애니메이션, 액션, SF | 일본 | 100 분 | 2014-06-19 >(스포일러가 있습니다.)[극장판 타이거 앤 버니 라이징]은 TVA의 편집 추가판이여서 그렇게까지 독립되어 있지 않았던 비기닝과 달리 TVA에서 독립되어 있다. 물론 이 세계에 대해 알기 위..

Real Motion/리뷰 2014.06.19

뼈 [Ossos / Bone] (1997)

뼈 4감독페드로 코스타출연반다 두아르테, 누노 바즈, 마리야 립키나, 이자벨 루스, 이네스 드 메데로스정보드라마 | 포르투갈, 프랑스, 덴마크 | 94 분 | - 페드로 코스타의 [뼈]는 침묵으로 시작한다. 첫 프레임에 등장하는 여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이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은 거의 5분을 지나서야다. 그 뒤로도 인물들은 말을 삼가고 카메라는 그 침묵을 고정된 상태에서 묵묵히 바라볼 뿐이다. 우리가 캐릭터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이다. 아이의 아버지가 된 술주정뱅이이자 가난한 무명의 청년, 그 청년을 둘러싸고 있는 가난한 여성들인 티나와 클로틸드, 티나와 클로틸드와 연계되어 있는 간호사 에두아르다가 서로 엮여가면서 사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2014)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2014) The Grand Budapest Hotel 8.1감독웨스 앤더슨출연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토니 레볼로리, 시얼샤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정보미스터리, 어드벤처 | 미국, 독일 | 100 분 | 2014-03-20 웨스 앤더슨이 인공적인 세계의 미학에 집착했다는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이르러서는 셀룰로이드의 세계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우주에 다다른것 같다. 물론 제임스 카메론과 달리 그의 인공적인 우주는 철저히 과거지향적이다. 색감은 일부러 원색을 쓰고 있으며, 화면비는 심지어 카메라를 움직일때조차 그는 그 시대에 나왔던 영화들처럼 평면성을 깨트리는 카메라 움직임을 배격한다. 기본적으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시선은 정육면체 상..

외로이 달리다 [Ride Lonesome] (1959)

라이드 론섬 Ride Lonesome 0감독버드 베티커출연랜돌프 스콧, 카렌 스틸, 퍼넬 로버츠, 제임스 베스트, 리 반 클리프정보서부 | 미국 | 73 분 | - [외로이 달리다]에서 인상깊은 것이라면, 벤의 동선이다. 영화 내 인물들이 지적하듯이 벤은 일부러 프랭크 일당에게 자신의 행적을 노출하면서 산타 크루즈로 향한다. 아니 향한다고 보기에도 문제가 있다. 벤의 동선은 급박하지 않고 느긋하다. 왜 그렇게 행동을 했을까? 물론 [선다운의 결전]이나 [투우사와 숙녀]를 위시한 보티커 영화를 지나온 관객들이라면 알겠지만 벤의 행적은 ‘도주’가 아닌, 결투 장소로 이끌기 위한 행동이다. 영화 첫 장면으로 돌아가보자. 이 장면이 재미있는게, 벤과 빌리 사이엔 도망치는 자와 쫓는 자의 긴장 관계가 없다는 것이..

투우사와 숙녀 [Bullfighter And The Lady] (1951)

투우사와 숙녀 Bullfighter And The Lady 0감독버드 베티커출연조이 페이지, 길버트 롤랜드, 존 허바드, 버지니아 그레이, 캐티 주라도정보드라마, 로맨스/멜로 | 미국 | 87 분 | - 버드 보티커의 [투우사와 숙녀]의 시작은 투우사의 석상이다. 물론 이 석상을 보여주는 컷은 영화가 투우사에 대해 다룰 것이라는 걸 관객에게 전달하는 기능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보티커가 영화의 시작에서 명패 대신 석상의 굳건한 이미지을 선택한 것이야말로 영화의 전체적인 감수성을 결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우사와 숙녀]는 이후 그가 이어갈 ‘결투의 법칙’에 대한 맹아가 담겨 있는 영화기 때문이다. 석상에 이어 우리는 실제 투우사들의 크레딧과 함께 투우장에서 투우를 보는 미국에서 온 주인공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