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37

호프만 이야기 [The Tales of Hoffmann] (1951)

마이크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는 그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감독에 속한다. 그 얼마 안 되는 인지도도 [분홍신]에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기도 하고. 하지만 마이크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는 앨프리드 히치콕이 미국으로 떠난 이후에도 영국에 남아서 훌륭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호프만 이야기]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분홍신]의 성공에 고무되어 만든 영화라는게 분명한데, 발레나 오페라 같은 무대 예술을 스크린에 올리려고 하는 시도이기 때문이다.요정낭만주의의 대표주자 E.T.A 호프만이 원작을 쓰고 자크 오펜바흐가 오페라로 각색한 [호프만 이야기]는 몇가지 각색에 불구하고 꽤나 충실하게 이식되어 있다. 독일 뉘른베르크. 호프만은 린돌프와 사귀고 있는 스텔라라는 발레리..

용암의 집 [Casa De Lava / Down to Earth] (1994)

2014/05/17 - [Deeper Into Movie/리뷰] - 뼈 [Ossos / Bone] (1997)2016/05/29 - [Deeper Into Movie/리뷰] - 피 [O Sangue / The Blood] (1989)2016/06/24 - [Deeper Into Movie/리뷰] - 행진하는 청춘 [Juventude em Marcha / Colossal Youth] (2006)2016/07/03 - [Deeper Into Movie/리뷰] - 반다의 방 [No Quarto Da Vanda / In Vanda's Room] (2000)일련의 폰타야나스 연작을 거슬러 올라와 도착한 페드로 코스타의 [용암의 집]은 말그대로 연대기적으로도, 영화적으로도 [피]와 [뼈] 사이에 놓여져 있는 영화다..

반다의 방 [No Quarto Da Vanda / In Vanda's Room] (2000)

2014/05/17 - [Deeper Into Movie/리뷰] - 뼈 [Ossos / Bone] (1997)2016/05/29 - [Deeper Into Movie/리뷰] - 피 [O Sangue / The Blood] (1989)2016/06/24 - [Deeper Into Movie/리뷰] - 행진하는 청춘 [Juventude em Marcha / Colossal Youth] (2006)페드로 코스타는 [용암의 집]과 [뼈]를 제작할때 자신이 전통적인 영화 제작 방식이 맞지 않다는걸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뼈]를 제작할때만 하더라도 페드로 코스타에게 선택지는 별로 없었다.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35mm 혹은 16mm 필름만이 더 큰 세계로 나갈수 있는 통로였으며 아직 국제적인 입지가 단단하..

진흙강 [泥の河 / Muddy River] (1981)

오구리 코헤이는 기본적으로 과작의 영화작가다. [진흙강]과 [가야코를 위하여] 이후 그는 6년-9년 텀을 두고 조심스럽게 영화를 내놓고 있다. 그가 등장했던 1980년대 일본 영화계는 산업 기반의 붕괴로 악전고투하고 있었다. 와중에 이타미 주조는 경박하기까지 한 템포의 풍자 코미디 영화로 흥행을 이끌고 있었고, 신인 감독들은 로망 포르노를 통해 색정적인 얘기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연출론을 조심스럽게 숨겨넣고 있었다. 하지만 오구리 코헤이는 [진흙강]을 통해 그런 흐름과 상관없다듯이, 마치 네오 리얼리즘이나 고전기 일본 영화들을 연상케하는 1.33:1 흑백 화면의 전후 일본 배경 성장물을 들고 나타났다. 당연히 저예산에 흑백 화면으로 제작된 [진흙강]은 가히 페드로 코스타의 [피]만큼이나 불시착한 영화였..

행진하는 청춘 [Juventude em Marcha / Colossal Youth] (2006)

2014/05/17 - [Deeper Into Movie/리뷰] - 뼈 [Ossos / Bone] (1997)2016/05/29 - [Deeper Into Movie/리뷰] - 피 [O Sangue / The Blood] (1989)[행진하는 청춘]의 시작은 이상할 정도로 [피]를 닮아있다. 주인공의 가족이 주인공을 버려두고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닮은건 구도 뿐이다. 어둠 속 지평선을 향해 사라졌던 [피]의 아버지와 달리 [행진하는 청춘]은 어두운 밖으로 내던져지는 가구들을 멀찍히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또한 사라지는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벤투라의 아내 클로틸드다. 그리고 클로틸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긴 독백을 남긴 채 계단참에서 뒷걸음치면서 사라진다. 이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피]가 버림받은..

무뢰한 [The Shameless] (2015)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은 익숙한 구조에서 출발한다. 형사가 범죄자를 잡기 위해 쫓다가 범죄자의 애인과 사랑에 빠진다. 형사, 범죄자, 범죄자 애인의 이름이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그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지 같은 [무뢰한]를 이루고 있는 익숙한 구조에 대해 구구절절히 늘어놓는건 시간 낭비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디테일을 어떻게 부여하고 그 디테일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드러나는가이다. 이 디테일을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무뢰한]은 아드레날린이 넘치는 액션 영화가 될수도 있고, 아니면 매우 무거운 분위기의 멜로물이 될 수도 있다. 그 점에서 오승욱 감독은 [무뢰한]을 통해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고 있다.[무뢰한]이 장르를 통해 설정한 인물들의 동기는 이렇다: 주인공인 정재곤에..

가을이 오다 [秋立ちぬ / The Approach of Autumn] (1960)

[가을이 오다]는 나루세 미키오 필모그래피를 봐도 매우 희귀한 축에 속하는 영화다. 성인 남녀간의 애정이라던가 여성, 특히 게이샤를 주인공으로 삼았던 그간 나루세 미키오의 작풍과 달리 어린 아이, 그것도 소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 영화기 때문이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나쁜 놈일수록 더 잘 잔다]랑 동시상영했다는 점, 이후 나루세가 잘 다루던 게이샤나 성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다시 이어진걸 보면, 나루세 자신도 이 세계가 자신이 계속 머물 세계는 아니라는건 인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점 때문에 [가을이 오다]는 나루세 커리어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가을이 오다]의 각본은 카사하라 료조가 쓴 [도회지의 아이]를 원작으로 나루세 자신이 개작해 만들어졌다. 이야기는 ..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 [Uncharted 4: A Thief's End] (2016)

전편의 성공에 빠르게 나왔던 [언차티드 3]와 달리 우리가 [언차티드 4]를 보게 된 건 5년이라는 시간이 걸러셔였다. 그 사이에 많은 일이 일어났다. 너티독은 [언차티드] 시리즈에서 벗어나 좀비 아포칼립스 [라스트 오브 어스]라는 게임을 내놓았으며, 이 게임은 많은 상을 휩쓸며 PS3 말기를 장식하는 게임이 되었다. 그리고 시대는 PS4로 넘어왔고, 너티독은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와 [언차티드: 네이선 드레이크 콜렉션]으로 본격적으로 PS4 시장에 뛰어들었다.그리고 지금 여러분들 손에는 [언차티드 4: 해적왕과 최후의 보물]가 쥐여져 있다. 우선 간략하게 살펴보자. [언차티드 4]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게임이 되었으며, 리마스터링을 제외하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PS4 언차티드 게임이 되..

Fight Test/리뷰 2016.06.16

반 고흐 [Van Gogh] (1991)

모리스 피알라의 [반 고흐]는 한국에 정식으로 소개된 첫 피알라의 영화다. 196-70년대부터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정작 당대 누벨바그하고는 약간 한 발자국 떨어져 독자적으로 영화를 만든 모리스 피알라는 1989년 [사탄의 태양 아래서]로 프랑스 영화계의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불러온 이단아였다. 그가 [사탄의 태양 아래서] 직후 만든 [반 고흐]는 오베르라는 마을에 정착한 빈센트 반 고흐의 삶을 다룬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빈센트의 말년이라 할 수 있는 시절이지만, 피알라는 이 시절을 멜로드라마적으로 과잉해서 그릴 생각은 없어보인다. 영화엔 스타 배우라고 할만한 캐스팅도 드러나지 않으며, 15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감정적으로 고조되는 장면 없이 반 고흐의 후반부 인생을 다룬다.영화의 시작은 푸른 캔버..

디판 [Dheepan] (2015)

2009/11/05 - [Deeper Into Movie/리뷰] - 예언자 [Un Prophete / A Prophet] (2009)2013/05/21 - [Deeper Into Movie/리뷰] - 러스트 앤 본 [De rouille et d'os / Rust and Bone] (2012)2014/02/19 - [Deeper Into Movie/리뷰] -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 [De battre mon coeur s'est arrêté / The Beat That My Heart Skipped] (2005)스리랑카 내전과 타밀 타이거라는 반군 단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크 오디아르의 [디판]의 도입부에서 어떤 절망감을 읽어내긴 어렵지 않다. 자크 오디아르는 저널리즘적인 설명은 일부러 배제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