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337

타이거 앤 버니 [TIGER & BUNNY] (2011)

일본, 2011 선라이즈, 반다이 비주얼, 마이니치 방송. 총 25화x25분. 화면비 1.78:1 감독: 사토 케이이치さとうけいいち 시리즈 구성/각본: 니시다 마사후미西田征史 캐릭터 원안/히어로 디자인: 카츠라 마사카즈桂正和 캐릭터 디자인: 하야마 켄지羽山賢二/야마다 마사키山田正樹 메카 디자인: 안도 켄지安藤賢司 음향감독: 키무라 에리코木村絵理子 음악: 이케 요시히로池頼広 캐스트: 히라타 히로아키平田広明 (와일드 타이거 / 카부라기 T. 코테츠) 모리타 마사카즈 森田成一 (버나비 브룩스 Jr.) , 코토부키 미나코寿美菜子 (블루 로즈 / 카리나 라일), 오카모토 노부히코岡本信彦 (오리가미 사이클론 / 이반 카레린), 쿠스노키 타이텐楠大典 (록 바이슨 / 안토니오 로페즈), 이세 마리야伊瀬茉莉也 (드래곤 ..

Real Motion/리뷰 2011.11.13

얄개들 -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 (2011)

2011/04/06 - [Headphone Music/잡담] - 룩앤리슨 / 얄개들 싱글 간단 리뷰. 얄개들 첫 앨범 [그래,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선행 싱글에서 맛보았던 다채롭지만 담백한 코드와 탄탄한 연주가 돋보이는 개러지 로크입니다. 새로 공개 된 곡 중심으로 보자면 '산책 중 우연히 만난 외할머니' 같은 곡은 연주곡이지만 변칙적이면서도 오밀조밀한 연주가 청각적 풍경을 만들어내며, '슬프다 슬퍼'는 간출하게 쌉싸름한 멜랑콜리를 만들어냅니다. 차근차근 점진적으로 단계를 밟아가며 신명나고 아련한 감수성의 판을 벌이는 '꽃잔치'는 좋은 엔딩 트랙이고요. 하지만 첫 싱글하고는 확연이 차이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소리의 질감입니다. 이 앨범의 질감은 한마디로 건조하고 퍽퍽합니다. 스튜디오 양념이 거의 ..

Mr. Children - [深海] (1997)

일본 분카이 록 혹은 97년 세대 밴드 중에서 한국에서도 견고한 지지가 있는 밴드라면 역시 미스터 칠드런와 스피츠일겁니다. 물론 한국에서 미스치루의 인기 대부분은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뮤비로 유명해진 쿠루미와 원피스 주제가에 집중되는 느낌이지만요. 서니 데이 서비스가 다소 인지도가 한정된 포크 록 시인였다면, 스피츠가 풋풋한 시골 소년의 순정을 노래했고, 쿠루리는 우주를 떠다니며 몽상했다면, 미스터 칠드런은 현대 도시인들에 대해 노래했습니다. 저희 형이 저번 여름에 일본에 갔을때 부탁해서 사온 음반 중에서는 미스터 칠드런 음반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Atomic Heart]였고 하나는 이 앨범이였습니다. 아토믹 하트는 서니 데이 서비스의 [東京]처럼 좋은 부분과 설익은 부분이 공존하는 과도적인 앨범이..

[C]: The Money of Soul and Possibility Control (2011)

[모노노케]로 유명한 나카무라 켄지가 감독하고 [독수리 오형제]로 유명한 타츠노코 프로덕션이 제작해 일본 후지TV 노이타미나 시간대에서 방영된 TV 애니메이션 [C]는 기본 설정과 도입부으로 보자면 이능력 배틀물, 특히 보이 미츠 걸의 전통을 따르고 있습니다. 일상을 살아가던 평범한 10-20대 남자 주인공이 어느날 비일상으로 도배된 세계에 초대되어 비일상을 대표하는 히로인을 만나 배틀물를 벌인다는 도입부 말이죠.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서 정립되어 수없이 반복되어온 클리쉐입니다. 심지어 어셋이라는 소환수라는 존재와 그것을 받치고 있는 설정은 노골적으로 죠죠가 세웠던 스탠드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주인의 특성을 반영한 소환수라는 점이 그렇죠. 여기까지 하면 그냥 흔한 능배물처럼 보이겠지만, [C]..

Real Motion/리뷰 2011.07.07

くるり - [The World Is Mine] (2002)

쿠루리는 [The World is Mine]은 한마디로 말해서 포텐셜이 터졌던 전작 [TEAM ROCK]의 사운드스케이프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그들은 이 앨범에서 테이프 루핑, 프로그래밍, 드럼머신 같은 다양한 기기들과 방법론을 이용해 댄스 음악과 기타 록의 경계를 마구 허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리는 더욱 잘게 쪼개지고 파편화되어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Mind the Gap', 'Guilty') 특히 싱글로도 발표된 'World's End Supernova'의 앨범 믹스는 아예 하우스 풍으로 믹스가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전작보다 소리의 질감이 풍성해져 더욱 침잠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전작보다 상대적으로 덜 직선적이여서 불친절한 느낌의 앨범이기도 해요. 어떤 곡을..

어새신 크리드: 브라더후드 [Assasins Creed: Brotherhood] (2010)

Ready for the Brotherhood 어새신 크리드 2는 상당한 진보를 이뤄낸 게임이였습니다. 솔직히 1편도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저지만 이게 꽉 짜여져 있는 대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였습니다. 2편은 그 비어있는 구석을 적절하게 채워넣는데 성공했으며,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에서는 아직 남은 떡밥이 있었고 그걸 풀기 위해 브라더후드가 발매되었습니다. 어새신 크리드 브라더후드에 대해 설명할 것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2편을 개량하는 수준의 변화이니깐요. 그래도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암살단'입니다. 1편에서 구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마침내 구현됬다고 할까요.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미션을 해치우던 2편과 달리, 브라더후드에선 암살..

Fight Test/리뷰 2011.04.15

Beat Happening - [Jamboree] (1988)

K 레코드는 솔직히 서브 팝처럼 막 대박으로 흥하거나 그런 인디 레이블이 아니였습니다. 아 물론 모디스트 마우스나 빌트 투 스필이 메이저 정벅을 하긴 했지만 (솔직히 빌트 투 스필은 안 짤리는게 신기함 (...) 역시 워너는 이런 면에서 똘끼가 넘쳐요.), K 레코드는 전설이 된 지금도 여전히 컬트적인 팬덤에 만족한 채로 남아 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가보셨습니까, 완전 동네 구멍가게 홈페이지 포스입니다. 잠시 시간을 1980년대로 돌려보겠습니다. 하드코어 펑크 폭풍이 한바탕 지나간 후, R.E.M.과 소닉 유스, 미트 퍼펫츠, 허스커 듀 같이 구석에서 조용히 암약하던 괴짜 밴드들이 하드코어 펑크의 절규를 대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별다른 공통점이 없이 자기만의 음악을 했지만 (버즈을 우상시 하..

Lalo Schifrin - [Piano Strings And Bossa Nova] (1962)

랄로 쉬프린은 영화 음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족적을 남긴 사람입니다. 특히 영화광들 사이에서 블리트와 미션 임파서블, 더티 해리의 사운드트랙은 꽤나 유명하죠. 긴박감과 훅이 넘치는 테마와 그와 대조되는 깔끔한 편곡과 풍윤한 오케스트라 연주는 헨리 만시니와 버나드 허먼에서 시작된 헐리우드 영화 사운드트랙 계보를 잇고 있으면서 동시에 존 윌리엄스와 한스 짐머같은 정통파 작곡가부터 대니 알프만이나 욘 브리온 같은 개성 넘치는 작곡자 같은 후배 영화 음악 감독들에게 큰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랄로 쉬프린이 본격적으로 영화 음악에 뛰어든 시기는 클래식 할리우드가 끝나가던 1960년대였는데, 이 시기를 기점으로 (스타 워즈가 출현하기 이전까지) 한동안 할리우드는 세상의 어두운 부분을 이용해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

Manic Streets Preachers - [The Holy Bible] (1994)

절망과 탐미의 성경 매닉 스트리트 프리처스의 [The Holy Bible]은 매닉스의 최고 앨범을 꼽으라면 [Everything Must Go]와 함께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앨범이다. 이 두 앨범 이후로 매닉스는 그 에너지를 잃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느라 애를 써야 했다. 그만큼 이 두 앨범은 매닉스에게 일종의 금자탑이자 벽으로 자리잡고 있다. [The Holy Bible]이 담고 있는 감정은 순수한 엔터테인먼트로 즐길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하지만 매닉스가 그 절망을 표출하는 방식은 철저히 우화적이고 탐미적이다. 조이 디비전, 갱 오브 포, 와이어, 퍼블릭 이미지 리미티드 같은 까끌까끌한 포스트 펑크와 헤비 메탈의 에너지, 글램 록의 능수능란한 코드를 결합한 매닉스의 음악은 영향받은 선배들과 달..

Yann Tiersen - [L'absente] (2001)

얀 띠에르상이라 하면 다소 아리까리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곡을 들어보면, 대부분 아!라고 하실 겁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드리 투드를 일약 세계의 여동생으로 만든 영화 [아멜리에]에 쓰였던 곱디고운 동화적 감수성으로 가득한 테마 트랙를 만든 사람이죠. 다소 조급한 박자로 힘차게 나아가는 멜로디가 맑게 울리는 차임과 하프시코드의 소리의 질감으로 채색된 이 곡은 당 앨범 [L'absente]에서도 여는 곡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1분 정도 길어진 풀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정작 이 앨범은 (어두운 채도로 이뤄진 앨범 커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화적 감수성하고는 떨어져 있습니다. 오히려 깊고 쓸쓸한 앨범입니다. 이어지는 리자 저메이노의 우울한 보컬이 깔리는 'La Parade'와 비장한 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