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ht Test/리뷰

어새신 크리드: 브라더후드 [Assasins Creed: Brotherhood] (2010)

giantroot2011. 4. 15. 16:02


Ready for the Brotherhood

어새신 크리드 2는 상당한 진보를 이뤄낸 게임이였습니다. 솔직히 1편도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저지만 이게 꽉 짜여져 있는 대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였습니다. 2편은 그 비어있는 구석을 적절하게 채워넣는데 성공했으며, 엄청난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에서는 아직 남은 떡밥이 있었고 그걸 풀기 위해 브라더후드가 발매되었습니다.

어새신 크리드 브라더후드에 대해 설명할 것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2편을 개량하는 수준의 변화이니깐요. 그래도 가장 큰 변화라면 역시 '암살단'입니다. 1편에서 구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마침내 구현됬다고 할까요. 혼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미션을 해치우던 2편과 달리, 브라더후드에선 암살단을 육성하고 적절히 이용해야 진행이 가능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암살자를 구하고 육성해야 합니다. 자칫하면 복잡해질 수 있는 부분인데, 의외로 이 부분이 상당히 직관적이여서 몇 번 해보면 금세 익숙해질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암살단원의 레벨 파라미터가 명쾌했다는 점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오히려 복잡하다,라고 느꼈던 부분은 '완전 동기화'와 '도시 육성'이였습니다. 본편의 진행 난이도에만 신경을 썼던 전작과 달리, 이번작에서는 여러 세부적인 허들들을 설정해놓았는데, 이 두 개가 그렇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완전 동기화'는 일종의 도전 과제입니다. 반드시 이런 식으로 이 미션을 깨라, 이런 장치죠. 그런데 이 동기화 조건이 상당히 빡센 편입니다. 나머지 하나인 '도시 육성'은 방법 자체는 단순하지만, 상점에서 주는 미션들이 은근히 조건들이 빡빡합니다. 메인 미션이 적은 대신 짜잘히 신경써야 할 부분들을 여기저기 박아둬서 아마 게임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계속 플레이하셔야지 100% 달성이 가능할겁니다. 물론 100%를 노리지 않고 설렁설렁 플레이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야기는 TV 시리즈의 완결 극장판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만큼 이야기 자체가 2편에서 떼어놓을 수 없어서 개별적으로 분석하기 힘든 편입니다. 전작의 대하 드라마에 만족하신 분들이라면 이번작의 미묘하게 축소된 스케일이 아쉽게 느껴질수도 있을겁니다. 그래도 워낙 짧게 치고 빠지는데다 (챕터 10 정도로 끝납니다.) 완전히 완성된 에지오 캐릭터가 뿜어내는 포스, 입체적인 개성을 뽐내는 마키아벨리, 한층 성장하여 맹활약을 펼치는 클라우디아, 최종 보스 체자레의 찌질함은 나름 묘미를 즐길만 합니다. 그리고 떡밥은 여전합니다 (...)

이번 작의 가장 큰 의의는 멀티플레이입니다. 사실 UBI소프트가 멀티플레이 모드만 내놓기에 영 껄쩍지근해서 스토리 모드를 포함시킨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멀티플레이 모드는 가히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브라더후드의 멀티플레이는 앞으로 샌드박스 게임의 멀티플레이는 이래야 한다! 라는 화두의 답안 중 하나를 제시했습니다. 심지어 GTA도 시도하지 못한 부분이죠. 어새신 크리드의 '암살'이라는 모토를 잃지 않고도 다양한 사람들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멀티플레이의 신선함은 다시 해봐도 놀라울 따름입니다.

번외편이라는 점에서 어새신 크리드 브라더후드는 사실 처음부터 한계를 지닌 기획였습니다. 그래도 그 한계 속에서 부지런히 연구하고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했으며, 그것이 대부분 먹혀들어갔습니다. 이게 시리즈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기대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