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597

Nick Lowe - [Jesus of Cool] (1978)

영국 출신 뮤지션 닉 로우는 펍 록의 간판스타 엘비스 코스텔로의 전설적인 초기 다섯 앨범 프로듀서하고 펑크 밴드 댐드 첫 앨범 프로듀서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브린슬리 슐츠라는 걸출한 펍 록 밴드를 이끌었던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프로듀싱해준 엘비스 코스텔로가 여러모로 너무 뜨는 바람에 다소 묻힌 감도 없잖아 있지만 본인 솔로 커리어도 괜찮게 나간 편입니다. 아주 대박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국 내에서 중박급을 기록한 싱글과 앨범을 보유하고 있으니깐요. 첫 앨범 [Jesus of Cool]는 엘비스 코스텔로의 [This Year's Model] 나오고 난 뒤에 나온 앨범인데 브린슬리 슐츠가 1975년 해체된걸 보면 좀 뜸을 들였다가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앨범은 미국에서는 그저 그랬지만 영국에서는 ..

中村一義 - 主題歌

나카무라 카즈요시는 서니 데이 서비스라던가 쿠루리, 하츠코이노 아라시와 같은, 소위 "일본 컬리지 록" 계열로 분류할만한 뮤지션입니다. 등장 시기도 쿠루리랑 거의 동시였고요. 사실 국내 인지도는 이 쪽이 훨씬 높은거 같은데 정작 들어본건 이번이 처음이였습니다. 이 곡은 정규 앨범에 실리지 않은 싱글인데, 가사는 위에 언급한 뮤지션들에 비해 좀 괴랄하고 유니크하긴 해도 (일본인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전 일본어가 조금 익숙한 수준이니깐... 나쁜건 아니지만 R.E.M.처럼 뜻보다는 언어 그 자체의 흐름에 중점을 맞춘 가사라고 할까요.) 인생을 긍정하고 앞으로 나가려는 밝은 가사와 멜로디를 브라스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수려한 편곡이 참 매력적이라고 할까요. 이 정도라면 90년대 일본 컬리지 ..

The Explorers Club - Honey, I Don't Know Why

익스플로러즈 클럽은 뭐 대단한 음악을 하는 밴드는 아닙니다. 비치 보이스 초창기를 연상시키게 하는 밝고 명랑한 서프 록/선샤인 팝을 하는 팀이죠. 비치 보이스의 리스펙트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소위 대박 클래스까지는 못 올라간다고 할까요. 그래도 이렇게 8월도 끝나가고 여름 분위기를 낼때 이들의 첫 앨범 [Freedom Wind]는 상당히 좋은 선택인거 같습니다. 적당히 시시덕거리는 보컬과 여름 태양을 만끽할 수 있는 달콤한 멜로디가 있는 앨범이라고 할까요. 가끔은 이렇게 자기 위치를 파악하고 소품 같이 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Wilco - Outtasite (Outta Mind)

보통 윌코 대표작이라면 양호폭하고 Being There를 자주 들곤 하는데 전 양호폭으로 윌코를 안 케이스입다. 그래서 Being There를 듣는 순간 제법 놀랐습니다. 굉장히 유쾌하고 발랄한 얼터너티브 컨트리 록/파워 팝 앨범인거 있죠! 결국 제 윌코 앨범 순위가 완전히 뒤집혀졌습니다. 솔직히 짐 오루크의 양호폭 프로듀싱은 때때로 과잉됬다고 생각해서 이런게 더 귀에 착착 달라붙는군요.

I'm From Barcelona - We're From Barcelona

이름과 달리 스웨덴 옌세핑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사실 발매 당시 살까말까 고민하다 안 샀는데 최근에야 우연히 트랙에 꽃혀서 사겠습니다. 스웨덴이 ABBA 이후로 팝의 낙원이 됬다는건 다들 아실겁니다. 피터 비욘 앤 존라던가 라디오 디파트먼트, 옌스 렉만도 좋았지만 이분들은 제법 취향에 적격이군요. 물량 공세에 힘찬 파워 팝으로 떼창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폴리포닉 스프리도 떠오르고 그렇습니다. 좀 전형적인 트위팝 구석도 있지만 미워할수 없는 매력을 지닌 밴드인것 같아요.

Mark Eric - Where Do The Girls Of The Summer Go

마크 에릭은 배우 쪽으로 이름이 알려져있고 앨범도 딱 하나 녹음하고 사라진 미국 뮤지션입니다만, 첫 앨범 [A Midsummer's Day Dream]는 작년에 사서 듣게 된 이후로 여름이 될때마다 생각나는 앨범이 됬습니다. 처연하고 꿈꾸는듯한 멜로디와 세심한 현악, 부드럽게 두드리는 마림바가 인상적인 비치 보이즈풍 소프트 록/AOR 곡입니다. 일본 밴드인 램프의 선조라 꼽으라 할 수 있겠군요. 해외주문으로 구입해야 하지만 사지타리우스나 비치 보이즈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덥고 찌는 여름, 여러분들도 이 곡 들으면서 시원하게 보내시면 좋겠네요 ㅋㅋ

Van Dyke Parks - Palm Desert

반 다이크 파크스는 비치 보이즈의 스마일즈 앨범에 관여한 걸로 유명한 사람이지만 대중적으로 유명한 뮤지션은 아니였습니다. 비치 보이즈와 협연 때문에 메이저에 픽업되긴 했지만 그리 잘 팔린 뮤지션도 아니였고... 최근에 비치 보이즈 재발명 열풍 때문에 다시 발굴된 케이스죠. 물론 여러 걸작들 사이에 관여하며 (심지어 핫피엔도 마지막 앨범에도 관여했습니다.) 인정받고 있긴 했지만... 그래서 반 다이크 팍스 첫 앨범인 [Song Cycle]은 참 기묘한 앨범입니다. 비치 보이즈의 영향력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 오묘한 사이키델릭 팝은 바로크적인 악기들을 기이하게 쌓아올리고 곡들은 전통적인 팝의 구조를 이탈하다가 아슬아슬하게 돌아오곤 합니다. 분명히 미국 서부 해안가 특유의 감수성이 느껴지긴 하지만 이질적이고 낯..

Granddady - Summer Here Kids

지금 보면 그랜대디는 그런지의 죽음을 나름대로 돌파하려고 했고 성공한 케이스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시대는 이미 브릿팝도 지나고 프로디지와 케미컬 브라더스 같은 일렉트로닉의 시대.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플레이밍 립스나 머큐리 레브, 벡처럼 일렉트로닉과 밴드 중심의 록음악을 접목시키는 것이였습니다. 다만 플레이밍 립스가 버블검 팝과 애시드 포크, 필 스펙터 풍 오케스트라를 막 집어던지며 중심이 해체된 음향 실험실 같은 난장판을 쳤다면 이들은 다이너소어 주니어와 픽시즈, 페이브먼트, 소닉 유스 같은 징징거리는 너저분한 노이즈 기타팝이라는 중심을 놓지 않으면서도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을 힙한 일렉트로닉 음향을 가져다 녹이고 있는데 우울하면서도 선배 밴들과 다른 묘한 부유감마저 느껴집니다. 지금 잘 나가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