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597

Francoise Hardy - Tous les garçons et les filles

[문라이즈 킹덤]에서 프랑소와즈 아르디의 'le temps de l'amour'가 너무 예쁘장해서 첫 앨범을 샀는데 기대를 배반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196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불었던 예예 걸 열풍에서도 프랑소와즈 아르디는 여러모로 독보적이라 할만한데 로네츠 같은 미국의 아이돌 팝을 프랑스 샹송 전통에 이식해 60년대의 정서를 한껏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곡이 실린 첫 앨범 [Francoise Hardy]도 그런 사뿐한 감수성으로 가득찬 예예 걸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감수성이 봄에 가까운 앨범인데 시간은 벌써 여름이고 쩌죽을것 같네요 :(

Longpigs - She Said

1990년대 브릿팝 열풍으로 영국 록 밴드의 춘추전국 시대가 있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블러, 오아시스, 스웨이드, 펄프, 일래스티카, 버브, 슈퍼그래스 같은 선배 밴드들의 성공을 바라며 올라온 밴드들이 난립했고 맨선처럼 앨범 내놓자마자 깜짝 1위를 먹은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은 묻혔습니다. 메인스트림, 에코벨리, 진..... 롱피그 역시 그렇게 묻힌 1990년대 영국 록 밴드 중 하나인데 앨범들이 20위권에 머문 걸 보면 영국에서도 중박정도로 머물렀고 해외에서는 거의 알리지지 않았지만 제법 기량이 출중한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 'She Said'의 오만하면서도 활달한 맛이 있는 기타와 그에 지지 않겠다는 크리스핀 헌트의 보컬이 팽팽하게 대결하면서 찬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인더스트리얼 장르의 창시..

Daft Punk - Get Lucky

다프트 펑크 새 곡 Get Lucky는 예상외로 잠잠하고 고전적인 펑크와 R&B, 디스코입니다. 퍼렐 윌리엄스의 보컬엔 소울 영향력도 느껴지고요. 번쩍번쩍하고 쿵쾅거리는 클럽 음악을 원했다면 좀 당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다프트 펑크가 펼쳐보이는 휭크는 탄탄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훌륭한 곡이라 할만합니다. 아 모르는 분들이 있어서 적어두자면 딴 영상에서 퍼렐과 다프트 펑크 말고 기타 잡고 있는 분을 볼수 있다는데 바로 쉭의 나일 로져스입니다. 디스코/댄스/R&B 장르의 레전설이죠.

The Polyphonic Spree - Soldier Girl

아케이드 파이어 이전에 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챔버 팝스를 추구했던 이라면 역시 폴리포닉 스프리 아니였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차이점은 많습니다. 아케이드 파이어는 비통하고 처연하다면 이들은 무척 건강하고 밝습니다. 비치 보이즈와 피프스 디멘션, 어소시에이션, 윙스의 이름이 거론되니깐요. 웨스트코스트의 선샤인 팝과 소울, 파워 팝의 영향을 듬뿍 받고 자라난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텍사스 출신입니다. 약간 웨스 앤더슨 스타일으로 특이하고 블링블링한 맛이 있는 시끌벅적한 성가대 같지만, 묘하게 애조가 느껴지는 밴드라고 할까요. 요새 잘 나가는 세인트 빈센트가 이 밴드 출신이라고 하죠. 지금과 같은 쨍한 날씨하고 잘 어울리는 밴드라 생각합니다.

When Nalda Became Punk - When It'll Come

아아 상큼해.... 올해 새 앨범을 낸 스페인 듀오의 싱글인데 봄날에 어울리는 트위 팝이라고 할까요. 상당히 좋습니다. 페인즈 오브 비잉 퓨어 앳 하트라던가 틴에이지 팬클럽을 연상시키게 하는 그런 맛이 있는 트랙입니다. 스페인이이런 달콤한 팝 강국이였을줄은 몰랐습니다. 하긴 스페인엔 시부야계 음악을 하는 밴드도 있다니 의외로 이 쪽 전통이 강한걸지도? 이 곡 듣고 앨범 주문해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ㅋㅋ

Perfume - レーザービーム

퍼퓸을 알게 된 계기는 대략 GAME 앨범이 나왔을 무렵에 음악 듣던 다른 분들이 오오 퍼퓸 오오 그러면서 알게 됬습니다. 그때 들었던 Butterfly가 제법 인상이 깊어서 팬이 됬지만 이때 퍼퓸은 도쿠마 소속인지라 앨범이 너무 비싸 (...) 애태우고 있다가 JPN 앨범이 한국에 나오고 눈물을 흘리면서 샀습니다. 퍼퓸의 매력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역시 YMO와 쇼와 아이돌의 결합이라 할만하겠죠. 프로듀서 나카타 야스타카가 뽑아내는 음악은 YMO에서 영향을 받아 전자음이 뿅뿅 거리는 일렉트로닉-팝 (wonky-pop라고 하나요?)과 마츠다 세이코 같은 쇼와 아이돌 특유의 상큼한 매력이 이들의 매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확실히 지금 일본 아이돌 중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

凛として時雨 - telecastic fake show

요새 사이코-패스라는 애니 주제가를 맡으며 다시 한번 주가가 올라간 일본 밴드 린토시테시구레의 예전 곡입니다. 고옥탄가의 훅이 있는 로큰롤이라는 점에서 블랭키 젯 시티, 시 미셸 건 엘리펀트, 넘버 걸에서 시작해 아지캉, 9mm 파라벨럼 불렛로 이어지는 일본 록의 한 장르에 충실한 후계자이기도 하죠. 다만 이들은 저기에 언급된 밴드보다 훨씬 프로그레시브 록 영향이 많이 느껴지는, 복잡한 구조의 곡을 만들고 있습니다. 비슷한 음악 동지인 9mm가 저돌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이들은 능수능란하게 모아서 확 터트린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9mm에서는 볼 수 없는 애절한 멜로디 라인도 제법 보입니다. 'abnormalize'나 'make up syndrome'같은 곡에서 처절한 멜로디와 푹푹 찔러대는 속도감이 ..

My Morning Jacket - [At Dawn] (2001)

마이 모닝 자켓은 확실히 등장 당시엔 유행을 그리 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998년 [The Tennessee Fire]로 세상에 나선 후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앨범을 내온 이들은 어떤 유행의 선두에 서려고 생각한 것 같지도 않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죠.) 음악 자체도 패셔너블라고 하기엔 많이 '아메리칸'스럽죠. 하지만 이들의 커리어를 단단 [At Dawn]을 들어보면 이들에겐 어떤 비밀스러운 마법이 있노라고 주장하고 싶어집니다. '아메리칸'스럽다는 말을 썼는데 이 '아메리칸'스럽다는게 마이 모닝 자켓의 음악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이들의 기본적인 뼈대는 1960년대 버즈와 더 밴드에서 시작한 컨트리 록이니깐요. 물론 더 깊숙히 들어가 그레이엄 내쉬, 스티븐 스틸스, 데이빗 크로스비, 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