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915

Chris Bell - I Am the Cosmos

크리스 벨은 알렉스 칠튼과 함께 파워 팝의 큰 별인 빅 스타를 이끌고 갔던 뮤지션입니다. 이 앨범이 그의 유일작인데 사연이 있는 앨범입니다. 크리스 벨은 27살로 요절했거든요. 디비스 멤버로 유명한 크리스 스태미가 운영하는 레코드사에서 단발성 싱글으로 내놓은거 빼면 살아생전 앨범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계획 자체는 있었던걸로 보입니다.)그런데 1992년 갑자기 먼지 슬고 있던 녹음 세션을 기반으로 이 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때마침 빅 스타가 재발굴되던 시기였다는걸 생각해보면 그런 재발굴 흐름 속에서 사후 추도 격으로 앨범이 나온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이 앨범은 거칩니다. 녹음 자체도 약간 울리고, 마스터링도 깔끔한 느낌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흥행에 실패한 밴드 출신 뮤지션에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만 했고..

Yo La Tengo Live in Seoul 20161130

좀 뒤늦었지만 올려봅니다. ㅇㅇ 썩을 티스토리 과거 글 현재 시간 발행 기능 왜 없앴냐...요 라 텡고가 처음 내한했을 당시엔 꼭 가고 싶었던 공연이였는데, 그때 제 사정이 좀 암울하기도 했고 결정타로 돈이 없어서 결국 무산되었습니다. 놓치고 난 뒤 3-4년 내에 재내한할줄 알았죠. 그런데 8년이나 걸렸습니다...사실 이번 내한 소식도 좀 뒷북으로 알아서 (...) 얼리버드 티켓 다 놓치고 현매로 표를 구했습니다. 출혈이 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여유 자금이 있어서 어찌 버텼네요.사실 제가 단독 공연을 본 게 서니 데이 서비스&소카베 케이이치 내한하고 소카베 케이이치 일본 공연 밖에 없었습니다. 둘 다 바를 겸업하는 소규모 공연장였기에 중대형 공연장은 한번도 가본적이 없습니다. 악스홀? 사운드마인드? 롤링홀..

A Tribe Called Quest - Footprints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가 얼마전에 새 앨범이자 은퇴 앨범을 내놓았더라고요. 그 앨범 평이 좋다고 합니다만, 제가 산 건 데뷔작인 [People's Instinctive Travels and the Paths of Rhythm] 입니다. 정글 브라더스나 데 라 소울이랑 더불어 재즈와 소울을 힙합의 영역을 끌어들인 얼터너티브 랩의 기수로 평가받는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데뷔작은 데뷔작의 거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노련합니다. 랩은 속사포는 아니지만, 제대로 통제되어있고 가사도 침착합니다. 주를 이루는 샘플링과 비트는 느긋하면서도 제임스 브라운 샘플 너머 도널드 버드 같은 재즈, 휭크, 마리아치 악단 같은 폭넓은 음악적 식견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데 라 소울과 더불어 샘플링의 가능성을 넓힌 힙합..

PAS/CAL - You Were Too Old For Me

우연히 주워들었는데 독특하게 멜로디를 구사해서 놀랐던 인디 팝 밴드입니다. 갈지자로 걷는듯한 변박과 엇박으로 가득찬 리듬과 멜로디, 여리여리하면서도 방언 터트리는듯한 보컬이 XTC라던가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레프트 뱅크가 독특하게 블렌딩된 것 같습니다. 뮤지컬적인 활기가 있다고 할까요. 아무튼 매력적이에요. 아쉽게도 이 앨범이 첫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입니다. 찾아보니 리더가 솔로 프로젝트로 2013년에 싱글을 낸 것 같은데 재능에 비해 본업은 잘 안 풀린 모양새여서 안타깝습니다.

細野晴臣 - 恋は桃色

호소노 하루오미는 핫피 엔도라는 불세출의 포크 록 밴드 리더랑 YMO 리더로 유명하지만 정작 솔로 활동 중 포크 앨범은 1973년 데뷔작인 [Hosono House] 한 장 밖에 없습니다. 1990년대 중후반 해리 앤 맥이라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만 이것도 컨트리랑 블루스 위주고... 아무튼 [Hosono House]는 그 점에서 유니크한 앨범으로 남아있습니다. [Hosono House]는 일본식 프로그레시브/사이키델릭 포크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핑거링으로 진행되는 기타 코드는 비틀린 스케일과 즉흥 연주를 반복하고 있으며, 소리층위는 반 다이크 파크스나 비치 보이스의 영향을 받은 복잡한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핫피 엔도에서 좀 더 코어하게 발전했으면서도 호소노의 느긋한 목소리..

20161019

-처음으로 부산영화제를 갔다 왔습니다. 인기작은 포기하고 맘 편하게 영화 골라서 봤어요. 어차피 좀만 기다리면 개봉할건데 정력 낭비할 일은 없죠.... 덕분에 해운대도 느긋하게 돌아다녔습니다. 다만 외할머니가 나이를 드신게 마음 아팠습니다. 살아있을때 자주 뵈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근데 본 영화 리뷰는 언제 다 쓰냐...! (과제에 치이는 중)-뭔가 블로그를 몰아쓰는게 일기를 몰아쓰는 느낌입니다... 과거의 기억이 휘발되기 전 재구성해 올리는 느낌이랄까.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 제가 뭘 했는지 다 까먹어 버리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