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리뷰 72

De La Soul - [3 Feet High and Rising] (1989)

당신이 음악을 사랑한다면 놓치면 안되는 힙합 앨범 장르를 정의한 걸작이라는 게 있습니다. 어제 리뷰한 이기 앤 더 스투지스의 [Raw Power]도 그렇고, 이번 리뷰 대상인 드 라 소울은 [3 Feet High and Rising]도 그렇습니다. [3 Feet High and Rising]은 황금기 힙합의 큰 나무인데, 그 나무에 열려있는 열매들이 참으로 풍성하기 그지없습니다. 힙합이라는 장르가 황금기 힙합이라는 이름으로 붐을 타기 시작한 것은 이들이 등장하기 전 3~4년전 런 DMC부터였는데,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퍼블리 에너미나 N.W.A.처럼 과격한 메세지를 과격한 사운드 메이킹을 통해 전달하는데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드 라 소울은 정글 브라더스하고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와 더불어 이런 흐름에서..

Iggy and the Stooges - [Raw Power] (1973)

PUNK HELL BOY FROM DETROIT (2010 보위 믹스를 기준으로 리뷰했습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펑크 록. 그 선조를 꼽으라면 다들 섹스 피스톨즈를 꼽을 것입니다. 하지만 섹스 피스톨즈도 하늘에서 뿅 떨어진 것은 아니죠. 그 중 가장 직접적인 영향이 느껴지는 뮤지션은 바로 이 이기 팝입니다. 1960년대엔 스투지스를 이끌다가, 솔로로 전향해 펑크 록의 씨앗을 개척한 사람이죠. [Raw Power]는 스투지스를 끌고 만든 세번째이자, (2008년 복귀 이전까지) 마지막 작품입니다. 1973년 발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름 표기가 미묘하게 바뀌었습니다. Iggy and the Stooges로... 이는 전작들과 달리, 이기 팝의 솔로 이미지가 전면으로 대두되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부분입니다. (..

The Charlatans UK - [Tellin' Stories] (1997)

매드체스터의 만가 태초에 매드체스터가 있었다. 소울과 Funk의 그루브와 영국 팝 음악의 전통을 함뿍 받은 이 음악 장르는 순식간에 거대한 제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이 그렇듯 전설적인 일화들과 앨범을 남기고 쇠락해갔다. 스톤 로지즈는 레딩 페스티벌에서 쓰레기 투척을 받고 해체했고, 해피 먼데이즈는 마약에 빠져 익사했다. 하시엔다는 문을 닫았고, 대선배였던 뉴 오더는 잠정 해산했다. 인스파이럴 카펫은 로디가 10년 뒤 유행시킬 '우린 존나 예전에 끝났어' 상태였다. 하지만 샬라탄즈 UK는 살아남았다. (제임스는 좀 특이한 케이스니 제외하자.) 매드체스터의 절정기에 막 데뷔한 후발 주자인데다, 맨체스터가 아닌 곳에서 결성됬기 때문에 지역색에 대한 강박이 상대적으로 적었기도 했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Bert Jansch - [Bert Jasch] (1965)

브리티시 포크는 대략 두 부류로 나눌수 있을 것 같다. 페어포트 컨벤션처럼 영국/미국 전통 음악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들과, 닉 드레이크나 바시티 버넌처럼 좀 더 모던한 스타일로 자신의 내밀한 감정을 그대로 쏟아내는 이들로. 물론 도노반같이 히피즘의 감수성과 정치성, 내밀한 감정을 섞은 특이한 케이스도 있으나 제외. 사실 이 둘은 서로 교류관계가 있었으니 (페어포트 컨벤션은 닉 드레이크를 발굴하기도 했다. 바시티 버넌 1집 프로듀서는 닉 드레이크와 페어포트 컨벤션 프로듀서였던 조 보이드였고 결정적으로 닉 드레이크의 영웅은 버트 잰시였다.) 이렇게 딱 분류하는것도 웃기는 짓이라고 생각한다만. 스코틀랜드에 온 버트 잰쉬(본인 말로는 얀시에 가깝다지만) 는 그 중간자적인 음악을 하던 사람 아니였나 생각이 든..

NUMBER GIRL - [SAPPUKEI] (2000)

BRUTAL NOSIE GARAGE ROCK SAYONARA 일음이라는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알게 된 밴드 중에서 NUMBER GIRL이라는 밴드가 있습니다. 일본 롤링 스톤즈에서 꼽은 일본 록 100선를 보다가 신문 기사를 패러디한 황당한 표지에 필이 딱 꽃혀서 서칭을 하다가 유명곡 '透明少女'를 듣고 뿅 가버렸습니다. 이런 미친듯이 갈겨대는 진짜배기 펑크 록 트랙이라니! 멋져부려! 그 전부터 팬이였던 아지캉보다도 위엄이 넘치는 음악 세계에 저는 이들의 팬이 됬습니다. 정작 이 앨범을 구한 것은 며칠 전 정모 이후 갔던 북오프에서였지만요. 여러분은 광란의 노이즈 펑크에 훅이 담겨있는 밴드라고 누군가 설명을 하면 누가 떠오르십니까? 픽시즈? 네. 맞습니다. 하지만 이 말은 넘버 걸을 소개하는데도 적..

Gorillaz - [Plastic Beach] (2010)

플라스틱 "멜랑콜리" 비치에 어서오세요 큰뿌리: 어서오세요. 폴라곰님. 폴라곰: 앗 오래간만입니다. 큰뿌리 씨 ^^ 학교 생활은 잘하고 있으신가요? 큰: 네. 시간표 때문에 전쟁을 벌였지만 뭐 널널하게 짜여져서 좋습니다. 곰: 정말이에요? 부럽당... 뭐 전 이번 학기에 복학하지 않고 알바나 뛸 생각여서 상관 없지만요. 큰: 아무튼 저번 약속대로 이번엔 AMG가 아닌 작품을 리뷰하려고 합니다. 곰: 오 그거 좋군요. ...그런데 이번에도 힙합 음반이네요? 큰: 고릴라즈가 힙합이라고 해야 하나요? 곰: 뭐 짬뽕 계열이긴 하지만, 원 베이스는 힙합 아니에요? 벡이나 매시브 어택, 포티쉐드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올뮤직에 적혀 있는데다 비트 메이킹이나 래핑처럼 힙합스러운 부분이 있고. 곰: 아 뭐 거기엔 저도 ..

Charlotte Gainsbourg - [IRM] (2009)

뇌의 음악 Musique Cerveau 1. 영화배우로써 그녀 내가 샬롯 갱스부르를 배우로 인지하게 된 것은 [수면의 과학] 때부터였다. 영화는 끝내 보지 않았지만, 스틸 컷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확실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사실 그 전까지는 나는 그녀를 샬롯 램플링하고 종종 혼동하고 있었다. 물론 나이 차이를 생각해보면 말도 안되는 일이겠지만, 이 프랑스-영국 혼혈 배우는 어딘가 램플링 여사하고 닮아있는 부분이 있었다. 실제로 [레밍]에서는 같이 출현하기도 했고.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아임 낫 데어]에서였다. 로비(히스 레저)의 아내를 보면서 누군데 저렇게 이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됬고 곧 샬롯 갱스부르라는걸 알게 되었다. 나중에야 이 갱스부르라는 성이 그 유명한 세르쥬 갱스부르에서 왔다는 걸 알게 ..

Spacemen 3 - [The Perfect Prescription] (1987)

간결한 환각 1982년, 럭비의 고향인 영국 럭비(;;;)에서 온 스페이스멘 3은 불운한 밴드였습니다. 밴드가 살아있을땐 그다지 지지를 못받은데다, 밴드 멤버는 불안정한데다 당시 슈게이징 씬에서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밴드 10년차가 되던 해, 작곡 커플이였던 제이슨 피어슨과 소닉 붐은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넜죠. 결국 이들은 [Recurring]으로 이혼 부부의 합의서 내용처럼 앨범의 반반 나눠 가진뒤 서로 갈 길을 갔습니다. 피어슨은 스피리추얼라이즈드로 주류에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그리고 "미세스 애쉬크로프트" 사건도 포함됩니다. 아 정말 리처드 애쉬크로프트 너는 맥케이브에 대한 태도-이 사람 없으면 넌 황이다 황. 진짜 그거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어서 정말...-하고 이 사..

The Jesus and Mary Chain - [Psychocandy] (1985)

노이즈 햠량 60% 당도 함량 40%의 달콤한 사탕 품목: 사이코캔디 (Psychocandy) 식품의 유형: 사탕 (노이즈처리제품) 주원료: 노이즈 60% (벨벳산), 당 40% (브라이언 윌슨 20%, 필 스펙터 20%) 사탕 개수: 14개 포장재질: 플라스틱, 광매체 (상품 항목에 따라 비닐 혹은 디지털 비트로 바뀌어 있을 수 있음) 유통기한: 1985년 11월부터 세상 끝나는 날까지 (단 우연히 지나가던 외계인에게 이 앨범이 발견되지 않았을때) 보관상 주의: 직사광선을 피하여 온도, 습도가 낮은 곳에 보관해 주시고 밀봉 비닐 개봉 후에는 될 수 있으면 빨리 CD 혹은 턴테이블에 거십시오. 노이즈에 익숙하지 않은 청자인 경우 이어폰으로 듣고 있을시 볼륨을 되도록 낮추십시오. 소비자상담: 본 제품에 이..

*AMN* Massive Attack - [Heligoland] (2010)

100분 대담: 왜 매시브 어택은 이번 신보에서 바닥을 찍게 되었는가 (본 리뷰는 저 큰뿌리-잠뿌리님과는 관계가 없습니다-와 얼터 에고 폴라곰-정신병은 아니니 안심하셔도 됩니다-의 대담혼자놀기로 이뤄집니다.) 폴라곰: 안녕하십니까. 방학 생활은 잘 마무리하고 계십니까? 큰뿌리: 그럭저럭요. [밀크]를 보려 가려고 했는데, 상영관이 지랄맞네요. 큭. 곰: 대한민국이 뭐 그 모냥이죠. 전 그래서 아예 예술 영화 전용 극장에 영사기 알바 자리를 얻었습니다. 공짜로 영화 보게 말이죠 ^ ^ 아무튼 이런 대담 형식을 나누는 리뷰는 이 블로그 최초라고 하던데요. 큰: 그야 제가 귀찮은데다 리뷰 아이디어가 떨어져서 그렇죠. 곰: 아니 이런 대담식으로 하는게 더 귀찮지 않습니까? 큰: 뭐 그렇긴 한데 블로그 구독자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