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리뷰 72

Yellow Magic Orchestra - [ソリッド・ステイト・サヴァイヴァー], [浮気なぼくら] (1979, 1983)

2010/10/04 - [headphone music/잡담] - ソリッドで浮気なYMOが韓国へきます。 2010/11/25 - [headphone music/리뷰] - 荒井由実 - [ひこうき雲] (1973) [Solid State Survivor] (1979, Alfa)를 이야기하면서 크라프트베르크를 얘기하지 않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조르지오 모르더도 이야기해야 되겠지만 불행히도 그의 작업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다.) 그만큼 YMO는 크라프트베르크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많은 뮤지션 중 하나였고, 이 앨범은 크라프트베르크에서 뻗어나간 피조물들 중 가장 훌륭타 할만한 앨범이다. 1978년에 발표된 크라프트베르크의 [The Man Machine]의 '덜 실험적이고 좀 더 팝적인' 일렉트로닉의 영향력이 느..

Teenage Fanclub - [Shadows] (2010)

Secret Sunshine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출신 밴드 틴에이지 팬클럽의 새 앨범의 제목 [Shadows]은 아이러니하기 그지 없다. 이 제목 아래 담겨있는 곡들은 그림자라기 보다 차라리 햇살에 가까운 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앨범을 조금만 들어보면 이 앨범 제목이 나름대로 시적인 은유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강렬한 햇살이라기 보다 어느 정도 음영 (멜랑콜리)을 포함한 햇살이라고 할까. 이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틴에이지 팬클럽은 처음부터 멜랑콜리를 노래했기 때문이다. 초기 대표작 [Bandwegonesque]도 고전적이면서도 쟁글쟁글한 팝 멜로디를 그런지의 역동적인 힘과 노이즈 피드백으로 담아낸,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사랑과 청춘에 관한 슬픈 송가였다. 그리고 이런 ..

Yeasayer - [Odd Blood] (2010)

플라스틱 니케 동상 예세이어는 최근 방귀 꽤나 뀐다는 뉴욕 힙스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밴드다. 첫 앨범은 인디 레이블에서 발표했지만,그 인기 때문인지 2집은 전통의 명가인 뮤트 레이블과 최근 뜨고 있는 시크릿 캐네디언에서 발표했다. 발매 전부터 상당히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이 앨범은 어떤가? 예세이어가 주조하는 사이키델릭 팝 사운드는 무척이나 키치하다. 자중을 모르는 멜로디, 순간의 쾌락을 즐기자고 청자를 유혹하는 댄스 풍 리듬, 밑이 없이 붕붕 떠다니는 전자음들, 잔뜩 뭉그러져 소리 위를 뒤덮는 다양한 효과음들... 하지만 그 사운드를 통해 예세이어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웅장하다. 글리치 비트에서 시작해 무거운 드러밍으로 장중함을 만드는 'The Children'로 시작해 ‘Ambling Alp’는 ..

Arcade Fire - [The Suburb] (2010)

Present Day, Present Time. 아케이드 파이어의 세번째 앨범 제목은 '교외'다. 이 제목은 정말 간결하게 그동안 아케이드 파이어가 걸어왔던 커리어와 새 앨범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신화적인 장중함으로 잡아냈던 1집 [Funeral], 불신과 폭력, 부정으로 얼룩진 세상에 대한 묵시록적인 예언서였던 2집 [Neon Bible]를 떠올려보라. 교외는 현실의 장소다. '장례식'처럼 산 자와 죽은 자가 어우르는 신화적인 장소도 아니며, '네온 성경'이 낭독되는 어두운 교회처럼 묵시록의 장소도 아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거주하며 일상을 누리는 곳이다. 동시에 교외는 과거의 장소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필연적으로 교외를 떠나 도시로 가야 하기 때문..

[간단리뷰] 조정치 - [미성년 연애사] (2010)

-처음에 표지 봤을때 황신혜밴드 그런 스타일인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오히려 품위있는 어쿠스틱 팝이라고 해야 되겠군요. 단아한 기타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곡을 풀어내는 스타일인데, 보사노바, 칼립소 ('마성의 여인') 같은 이질적인 장르를 넘나드는 조정치의 작곡 능력은 안정적이면서도 감수성을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있습니다. 편곡도 잘 되어 있는데, '사랑은 한 잔의 소주'는 정말 기똥차게 뽑혀진 올해의 한국 가요 싱글이고, 'Waltz for Sue' 후반부의 오케스트라는 정말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스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재치있지만 조근조근 일상사를 풀어내는 가사도 좋습니다. 진도가 안 나가는 사랑 떄문에 "머리를 쥐어뜯고 후회를 해보지만" 결국 다시 술을 들..

XTC - [Skylarking] (1986)

계절로 가는 문 폴라곰: 폴라곰과 큰뿌리: 큰뿌리의 찬양질~시간 폴: 뭡니까 이 오덕돋는 인트로는. 큰: 상관 없잖아요? 우리 둘 다 오덕인데. 어쨌든 폴라곰 씨, 4개월 만에 휴가에서 돌아오니 어떻습니까? 폴: 플라스틱 비치요? 좋았죠. 너무 좋아서 학점 펑크 날 뻔 했지만. 큰: 하하. 폴: 그래서 오늘의 리뷰는 XTC의 [Skylarking]이라고요... 큰: 사실 리뷰를 날려먹어서 우리들의 컴백이 갑자기 이뤄졌다는건 비밀입니다. 폴: 말해버리면 비밀이 아니잖아요. 큰: 넘어가고. 마이클 잭슨이 킹 오브 팝이였던 1980년대, 언더에서는 컬리지 록이라는 움직임라는게 있었죠. XTC도 그 흐름에 속하는 밴드입니다. 폴: 그런데 컬리지 록라는 말에 따르면 너무 모호하지 않나요? 올무식에 따르면 컨트리 ..

Roxy Music - [Roxy Music] (1972)

퇴폐의 시대 록시 뮤직과 그들이 1972년에 발표한 이 동명의 첫 앨범은 50년대 클래식 할리우드가 뽐냈던 퇴폐의 복권입니다. 전쟁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이 안정된 경제와 컬러 필름이라는 신 기술 등장으로 과도한 화려함이라는 미학으로 폭발한 시기였죠. (이 미학은 더글라스 서크의 멜로 영화에서 아이러니컬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이들이 입고 다녔던 패션부터 시작해, 가사, 창법부터 시작해 당 앨범의 수록곡인 2 H.B.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이 곡의 HB는 연필심을 지칭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험프리 보가트를 지칭하는 약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들은 50년대와 70년대 사이에 있는 간극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그 스타일을 소비하는 방식은 50년대처럼 내숭 떨지 않고, 오히려..

LCD Soundsystem - [This is Happening] (2010)

This is Not Happening 미국 뉴욕 출신 댄스 펑크 그룹 LCD 사운드시스템은 두 앨범을 통해 21세기의 대중음악을 재정의했다. 그들은 맨체스터에서 쩔어버린 인더스트리얼 휭크와 가차없이 밀어붙이는 (더 폴의 영향이 느껴지는) 포스트 펑크 풍 베이스 리듬, 디스코/하우스 뮤직과 1980년대 빈티지 신스 언어로 풀어낸 사이키델릭, 개러지 로큰롤의 에너지를 가지고 쩌는 뒤끝이 남는 놀자판을 만들었다. 무심함과 광희가 교차되는 그들의 음악은 정말 21세기만이 할 수 있는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 리더 제임스 머피는 LCD 활동을 정지한다고 밝혔고, 큰 변동이 없는 한 2010년 5월 발표된 [This is Happening]은 어쩌면 이들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앨범이다. 우선 그동안 LCD..

Erykah Badu - [New Amerykah Part Two: Return Of The Ankh] (2010)

Ladies and Gentlemen, We Are Floating in the Space. 에리카 바두의 신보 [New Amerykah Part Two: Return Of The Ankh]는 듣는 이를 몽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앨범입니다. 조만간 손에 넣을 예정인 파트 원하고는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는 2부작 리뷰으로 미루겠지만, 이 앨범은 개인의 정서에 집중하는 앨범이라는거 정도는 말할 수 있겠군요. 이 앨범은 무척이나 몽환적입니다. (제가 바두의 다른 앨범을 듣지 못해서 이 앨범 한정으로 이야기하는 건 양해 부탁드립니다.) 달리 말하자면 사이키델릭의 영향이 강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이키델릭이라는 개념은 백인들 중심으로 사이키델릭 록의 그것하고는 다릅니다. 에리카 바두가 목소리와 곡으로 풀어내..

João Gilberto - [João Gilberto] (1973)

코드명 화이트: 보싸노바의 핵심 솔직히 저는 이 앨범을 만나기 전에 보싸노바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습니다. 오노 리사 그런 쪽의 무지 달콤하게 속삭여대는 음악으로 말이죠. 머리가 굵고도 전 여전히 보싸노바에 대해 그렇고 그렇고 음악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앨범을 사게 된 것은 무더운 여름을 식히고자 브라질 음악에 관심을 가져, 카에타노 벨루소 1집 (작년에 리뷰했죠.)과 같이 산 게 처음이였습니다. 처음 들었을때 심심했습니다. 조용조용 속삭이는 목소리와 기타와 퍼커션 소편성으로 작은 부분만을 차지하는 악기 연주들은 이 앨범은 다소 낯선 앨범이였습니다. '보사노바의 신'이라 불리우는 조앙 질베르토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명성에 비해 확 박히는게 없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잘 들어보면서 이 앨범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