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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국화 이야기 [殘菊物語 / The Story Of The Last Chrysanthemums] (1939)

*잔국물어미조구치 겐지의 [마지막 국화 이야기]는 [우게츠 이야기]와 [산쇼다유] 시절로 대표되는 전후 미조구치 걸작들과 달리 그렇게 알려지지 않은 작품 중 하나다. 하지만 [마지막 국화 이야기]는 [기온의 자매]와 더불어 1920년대 중후반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한 미조구치의 커리어가 어떤 정점에 달했다는걸 보여주는 영화기도 하다. 동시에 우리가 미조구치 영화를 생각할때 떠올립법한 사회적 인습에서 만들어지는 멜로드라마를 만끽할수 있는 영화기도 하다.[마지막 국화 이야기]는 무라마츠 쇼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때는 메이지 시대. 도쿄 가부키 명문가 후예인 키쿠노스케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정작 자신의 연기 실력은 형편없다. 본인도 내심 그걸 알기에 고민하던 와중, 동생의 유모인..

The Soft Boys - I Wanna Destory You

소프트 보이즈는 1970년대 말 영국 컬리지 록/네오 사이키델릭을 이끌었던 밴드입니다. 네오 사이키델릭이라고 해도 뭔가 약빠는 느낌 보다는 (없는건 아닙니다. 약간 맛이 간 가사라던가.) 사이키델릭 록 특유의 배배꼬인 훅과 에너지를 포크 록을 거쳐 포스트 펑크로 간결하게 재해석한 밴드라는 느낌입니다. 그 점이 R.E.M.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고요. 로빈 히치콕은 이후 솔로로도 나름 주목할만한 성과를 냈다는 점도 적어놔야 되겠군요.사실 그런 자질구레한 설명보다는 제목에서 예견될법한 폭발적인 에너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듭니다. 음. 요새같이 복잡하고 힘든 시대에 어울리는 곡이에요.

Metafive - Luv U Tokio

더우니깐 긴 글 쓰는 것도 귀찮고... 당분간은 음악 땜빵글만 줄창 올릴지도요?올해 초에 나온 타카하시 유키히로+레오 이마이+토와 테이+오야마다 케이고+콘도 토모히코 (애너니매스)+스나하라 요시노리 (전기 그루브)라는 굉장한 멤버들이 참가한 일렉트로닉 프로젝트 밴드입니다. 올해 초에 앨범 냈는데, 아직 못 샀습니다. 다만 이 곡을 들어봤을떄 저번에 올린 토와 테이 새 앨범 수록곡과도 방향성이 비슷하고 아무튼 흥미롭다고 할까요. 요새 유행하는, 1980년대풍의 복고 지향적인 (핫 칩이라던가, 레스 뮤직 디지털=스튜어트 프라이스) 일렉트로클래시 성향의 곡입니다.보통 이런 프로젝트 밴드들은 산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곡만 놓고 보면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앨범 듣고 싶네요.

여자가 계단을 오를때 [女が階段を上る時 / When A Woman Ascends The Stairs] (1960)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를 살펴보면 소위 물장사하는 여성들 (게이샤나 마담)을 다루는 영화들의 비중이 꽤 있다는걸 알 수 있다. 사실 나루세 미키오의 영화들이 생각보다 포괄하는 폭이 다양하다는걸 생각해보면 (이전에 리뷰했던 [가을이 오다]라던가.) 물장사하는 여자들을 다루는 영화의 비중이 높다는건 나루세 미키오가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곧장 말해 나루세 미키오는 여성과 관련된 멜로드라마에 관심이 많은 감독이며, 물장사 연작들은 그런 관심사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도쿄 뒷골목 시대에 뒤떨어진 게이샤들의 쓸쓸한 모습을 보여줬던 [만국]이나 [흐르다]랑 달리 [여자가 계단을 오를때]의 배경은 도쿄 긴자 '라일락'이라는 바다. 다카미네 히데코가 맡은 케이코는 남편을 잃고 긴자 바..

Blur - Ong Ong

생각해보니 제가 작년에 나온 블러 새 앨범 [The Magic Whip]에 대해 코멘트를 안 했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겐 좋은 앨범이였습니다. 막 엄청나게 쩌는 걸작!은 아니지만 명성과 기다림에 보답하는 앨범이라고 할까요. 전반적으로 2000년대 이후 알반 취향 (제3세계권 음악과 힙합에 대한 매혹, 소피스틱 팝 풍의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의 하이브리드, 약간 몽상적이고 우울한 멜로디) 이 많이 드러나는 앨범이긴 하지만 뭐 저야 그쪽으론 호에 가깝고, 노이즈 기타가 주도하는 콕슨 취향의 로큰롤도 분명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아 만족스러운 복귀작이였다고 할까요. 나온지 1년이나 지났지만 생각나면 자주 꺼내듣는 앨범이 되었습니다. 'Go Out'은 약간 낯설긴 했는데, 이 곡은 옛날 블러 생각나기..

호프만 이야기 [The Tales of Hoffmann] (1951)

마이크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는 그 명성에 비해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감독에 속한다. 그 얼마 안 되는 인지도도 [분홍신]에 집중되어 있는 느낌이기도 하고. 하지만 마이크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는 앨프리드 히치콕이 미국으로 떠난 이후에도 영국에 남아서 훌륭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호프만 이야기]도 그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분홍신]의 성공에 고무되어 만든 영화라는게 분명한데, 발레나 오페라 같은 무대 예술을 스크린에 올리려고 하는 시도이기 때문이다.요정낭만주의의 대표주자 E.T.A 호프만이 원작을 쓰고 자크 오펜바흐가 오페라로 각색한 [호프만 이야기]는 몇가지 각색에 불구하고 꽤나 충실하게 이식되어 있다. 독일 뉘른베르크. 호프만은 린돌프와 사귀고 있는 스텔라라는 발레리..

Teenage Fanclub - I'm In Love

어-예 틴에이지 팬클럽 새 앨범 나와라 나와라 노래를 불렀더니 정말로 9월에 발매된다고 하네요. 텀이 너무 긴거 아닌가라는 불만도 좀 있지만 역시 틴에이지 팬클럽은 검증된 음악을 제공하는 그룹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공개된 첫 싱글도 상큼하니 좋고요. 이번 기회에 두번째 내한 ㄱㄱ 어떻습니까? (*참고로 제 인생에서 제일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틴에이지 팬클럽 내한을 못 본 거.)

용암의 집 [Casa De Lava / Down to Earth] (1994)

2014/05/17 - [Deeper Into Movie/리뷰] - 뼈 [Ossos / Bone] (1997)2016/05/29 - [Deeper Into Movie/리뷰] - 피 [O Sangue / The Blood] (1989)2016/06/24 - [Deeper Into Movie/리뷰] - 행진하는 청춘 [Juventude em Marcha / Colossal Youth] (2006)2016/07/03 - [Deeper Into Movie/리뷰] - 반다의 방 [No Quarto Da Vanda / In Vanda's Room] (2000)일련의 폰타야나스 연작을 거슬러 올라와 도착한 페드로 코스타의 [용암의 집]은 말그대로 연대기적으로도, 영화적으로도 [피]와 [뼈] 사이에 놓여져 있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