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악 53

[PV] Supercar - Sunday People

아무리 들어도 슈퍼카는 진국이라 생각합니다. 슈퍼카는 진짜 쿨했고 지금도 쿨합니다. 사실 진짜배기는 역시 [Futurerama]와 [Highvision]으로 이어지는 연타지만 (미친 앨범들... 특히 하이비전엔 격하게 아끼는 'Storywriter'와 'Aoharu Youth'가 있어서 더 좋음!) 초창기의 슈퍼카도 굉장합니다. 경망 떨지 않는 댄서블 베이스/드럼 라인 위에 90년대 얼터너티브 밴드와 매드체스터의 가장 순수한 부분을 수혈한 순혈의 클린 전자 기타가 팝을 노래하는데 이건 거품을 안 물수 없습니다. 특히 연주를 늦추고 이시와타리 코우지가 쓸쓸하게 멜랑콜리를 씹는 구절은 그저 엉엉엉... 다소 어설픈 느낌의 뮤직 비디오도 귀엽고요. 역시 전 지금 영미 인디 록보다는 이런 쪽에 정이 갑니다. 사..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3 ([本日は晴天なり])

2010/10/09 - [Headphone Music/잡담]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1 ([MUGEN], [東京], [キラキラ!]) 2010/11/15 - [Headphone Music/잡담]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2 ([愛と笑いの夜], [サニーデイ・サービス]) -비록 돈은 왕창 깨졌지만, 서니 데이 서비스의 새 앨범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울지 않습니다. 정식 리뷰를 쓸까말까 생각하다가 일단은 메모로 정리 좀 해보려고 합니다. -[MUGEN]은 여러모로 기타 중심의 팝이였던 전작들에서 멀리 나아간 앨범이였습니다. 기타가 등장하긴 하지만 기타보다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의 질감을 풍성하게 덧대어 곡을 이끌고 가는 방식을 채택한 이 앨범은 슬라이 스톤의 휭키한 기타, 사이키델릭 뮤직..

[간단리뷰] Salon Music - [MASH] (1995)

일본 밴드 살롱 뮤직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건 전무합니다. 일본에서도 마이너 축에 속해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위키에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고, 대부분의 앨범이 절판 상태여서 CD도 구하기도 힘든 상태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건 1980년대 초에 데뷔해 오야마다 케이고의 지지하-한때 소속 레이블이 트리토리아였음.에 일본 기타 팝을 일궜던 혼성 듀오, 일본 롤링 스톤즈 베스트 선에 [la paloma show]와 거기 달려있던 모 분의 코멘트, 해외 팬이 꽤 있어서 한국에도 온 유명 사이버펑크 작가 브루스 스털링이 팬이여서 [la palmo show] 재발매 해설지를 써줬다는 거, 최근에 복귀 소식이 전부입니다. 적고 보니 전무한게 아니잖아?! 90년대에 나온 이 앨범 [MASH]을 구하게 된 계기는..

矢野顕子 - 気球に乗って/へこりぷたぁ

니흠님의 댓글에 생각나서 올려봅니다. 오늘도 여김없이 이어지는 호소노 패밀리 소개 타임입니다. 핫피 엔도 (정말 일본 음악 소개할때마다 줄기차게 올라오는 이름.) 이후 그들의 비호를 받은 훌륭한 여성 가수들이 등장을 했는데, 야노 아키코는 그 중 가장 파격적인 스타일로 성공을 거둔 케이스일겁니다. 동시기 동료들이였던 다케우치 마리야, 오누키 타에코, 아라이 유미 모두 여성스러운 이미지와 부드러운 팝스로 어필했다면 초기 야노 아키코는 야누스적인 매력과 괴팍한 사이키델릭 프리 재즈로 자신으로 어필하고 있습니다. 유달리 튀죠. 후에 등장하는 토가와 준이나 시이나 링고처럼 (개인적으로 이 분들 모두 야노 아키코의 영향권 아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완전 광년이 컨셉은 아니지만, 순수함과 요사스러움을 뛰노는 ..

A LONG LONG LONG VACATION

일본 음악사의 걸작이라 불리는 오오타키 에이치大瀧詠一의 [A Long Vacation] 30주년 기념반이 내년 3월 21일 일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정확한 트랙 리스트나 그런건 미정이고, 새 음원 리마스터, 디지팩 2CD에 미발표 테이크 3곡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어머니 이걸 생일 선물로 해주세요 이 사람도 예... 호소노 패밀리 (정확히는 핫피 엔도 패밀리) 일원입니다. 호소노 하루오미도 한국에서 인지도가 허덕허덕인데, 오오타키 에이치의 한국 인지도는... 참담합니다. 호소노는 YMO로 월드 스타라도 됬지만 오오타키의 인기는 철저히 일본 한정이였니깐요. 그래도 불후의 명곡 '君は天然色'을 들어보면 묻히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곡을 들어보면 호소노와 오오타키가 갈라질수 밖에 없었던 공식이..

シ­ュガー・ベイブ/坂本真綾 - DOWN TOWN

일본에서 중요한 뮤지션 몇몇을 꼽으라면 그 중 반드시 뽑히는 사람 중 하나가 야마시타 타츠로입니다. 이 사람이 음악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슈가 베이브는 오누키 타에코라는 후일 이름을 날리는 걸출한 뮤지션이 멤버로 있었고 호소노 패밀리 멤버이자 호소노 하루오미(정말 무써운 할배에요...)의 라이벌이였던 오오타키 에이치의 지지를 받은, 나름 유망주였던 밴드이였는데, 워낙 밴드 멤버들의 개성이 강했는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하고 앨범 한 장 ([SONGS])만 남기고 제갈길을 갔습니다. 'DOWN TOWN'은 그 앨범의 대표곡이라 할 만한 곡입니다. 무척이나 상쾌한 곡입니다. 야마시타 타츠로는 후일 노던 소울과 AOR, 웨스트코스트 계열 선샤인 팝 (영향 받은 뮤지션 중에 비치 보이스가 있습니다)의 영향 아래..

荒井由実 - [ひこうき雲] (1973)

2010/11/18 - [headphone music/리뷰] - Yellow Magic Orchestra - [ソリッド・ステイト・サヴァイヴァー], [浮気なぼくら] (1979, 1983) 비행기 구름 거리의 낭만 아라이 유미 (혹은 마츠토야 유미)는 토드 런그렌과 비슷한 시기에 알았던 이름인데 아버지의 일본 오디오 잡지에서 유밍의 [FROZEN ROSES] SACD 버전을 극찬하는 글을 읽고, '누구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게 그 시작이였다. 당시 나는 10살이였고, 한국에서 일본 음악은 라르크나 차게 앤 아스카, 엑스 재팬 같은거만 찔끔찔끔 나오던 때였다. 당연히 유밍의 작업들을 접할 기회는 없었고, 그녀가 일본에서 뭘로 얼마나 유명한지, 그녀 뒤에 누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머리가 굵고 이 ..

Yellow Magic Orchestra - [ソリッド・ステイト・サヴァイヴァー], [浮気なぼくら] (1979, 1983)

2010/10/04 - [headphone music/잡담] - ソリッドで浮気なYMOが韓国へきます。 2010/11/25 - [headphone music/리뷰] - 荒井由実 - [ひこうき雲] (1973) [Solid State Survivor] (1979, Alfa)를 이야기하면서 크라프트베르크를 얘기하지 않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조르지오 모르더도 이야기해야 되겠지만 불행히도 그의 작업을 제대로 접해보지 못했다.) 그만큼 YMO는 크라프트베르크를 듣고 깨달음을 얻은 많은 뮤지션 중 하나였고, 이 앨범은 크라프트베르크에서 뻗어나간 피조물들 중 가장 훌륭타 할만한 앨범이다. 1978년에 발표된 크라프트베르크의 [The Man Machine]의 '덜 실험적이고 좀 더 팝적인' 일렉트로닉의 영향력이 느..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2 ([愛と笑いの夜], [サニーデイ・サービス])

2010/10/09 - [headphone music/잡담]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1 ([MUGEN], [東京], [キラキラ!]) 사랑과 웃음의 밤이라는 이 간지나는 제목은 사실 인용입니다. 헨리 밀러의 1955년 소설 중에 동명 소설이 있거든요. 동명곡의 가사도 런던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저 소설을 모티브로 삼은 곡 같습니다. 아무튼 이 앨범은 같은 해 나온 동명 타이틀 앨범과 함께 우리가 아는 서니 데이 서비스가 완성된 앨범입니다. 이후 앨범들은 여기서 가지를 쳐나간거고요. 핫피 엔도와 포크 록, 컨트리 록, 분카이 로크 선배들에 대한 오마쥬이자 잘 빠진 레플리카였던 [도쿄] (나쁜 뜻은 아닙니다.)와 달리, 이 앨범의 감수성과 노선은 독자적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앨범은 [도쿄..

제 이상형은...

카히미 카리 (Kahimi Karie)라는 일본 가수입니다. 사실 이 외에도 많지만 (주이 양이라던가, 호프 샌도발이라던가, 이나영이라던가, 신세경이라던가, 샬롯 갱스부르라던가...) 표본으로 제시하자면 아무래도 이 사람인 것 같아요. 음악은 플리퍼스 기타니 코넬리우스가 한창 일본의 핫한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던 시절인 시부야 계 계열 (개성적인) 로리타 팝이라고 할까요. 등장 시기도 비슷하고 오야마다 케이고(=코넬리우스)하고 연인 사이였기도 했고요. 오야마다하고 헤어진 이후 짐 오루크하고 같이 놀고 그랬는데, 그 시절은 딱히.... 짐 오루크는 윌코의 양호폭 제외하면 딱히 좋아하는 음악가가 아니여서요... 이 사람이 왜 좋냐 물어보면, 목소리나 노래는 정말 달달한데, 무심한듯 시크한 그 이미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