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악 53

初恋の嵐 - [初恋に捧ぐ] (2002)

빛나는 첫사랑이 남긴 백조의 노래를 너에게 바친다 일본 시모키타자와 밴드 하츠코이노 아라시 (첫사랑의 폭풍)의 [첫사랑에게 바친다]는 아련한 제목과 달리 아련함만 있는 앨범은 아니다. 앨범을 걸자마자 나오는 곳은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첫사랑에게 바친다'다. 제법 경쾌한 베이스 라인과 로킹한 모던 록 기타, 반짝반짝거리는 실로폰이 인도하는 이 곡은 하지만 어딘가 짠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 ("그대의 눈물이 잊혀지지 않아/첫사랑에게 바치는 넘버") 그 곡이 끝나자마자 나오는 곡은 바로 그 유명한 '真夏の夜の事 한여름밤의 일'이다. 피아노 한 대로 차분하지만 쓸쓸히 분위기를 만들어가다가 현악 연주와 사이키델릭한 맛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퍼즈 기타가 합세해 거대한 감정적인 파고를 불러일으키는게 제법인 곡이다. ..

첫사랑에게 바친지도 10년

2010/07/13 - [Headphone Music/잡담] - [PV] 初恋の嵐 - Untitled / 真夏の夜の事 http://www.universal-music.co.jp/hatsukoi/products/upcy-6666/ C++ 의 새로운 후손 언어 LOVE++에 이른 새로운 언어 첫사랑에게 바친다+ 하츠코이노 아라시初恋の嵐 의 유일작인 [初恋に捧ぐ]가 플러스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재발매 됩니다.리마스터링, 미발표곡을 포함한 더블 CD 재발매라고 하는군요. 솔직히 돈이 없어서 유튜브 수록곡만 들으면서 손을 빨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번엔 사야할것 같습니다. 상술, 이라고 해도 사고 싶은건 사고 싶은거니깐요. 그나저나 니시야마 타츠로 씨가 세상을 떠난지도 10년이나 되다니, 세상 빠릅니다. 정작 타계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4 ([24時])

2010/10/09 - [Headphone Music/잡담]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1 ([MUGEN], [東京], [キラキラ!]) 2010/11/15 - [Headphone Music/잡담]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2 ([愛と笑いの夜], [サニーデイ・サービス]) 2010/12/28 - [Headphone Music/잡담] - 소카베 케이이치 탐사 03 ([本日は晴天なり]) 서니 데이 서비스가 가장 바빴던 시기를 꼽으라면 저 사랑과 웃음의 밤 이후부터 이 24시까지 아닐까 싶습니다. 거의 몇개월 단위로 앨범을 세 장이나 냈기 때문입니다. 지치지 않았나 걱정될 정도였는데 안그래도 24시 제작할 무렵엔 꽤나 심적인 부담이 강했다고 하더라고요.한마디로 24시는 굉장히 방만한 앨범입니다. CD 1장에 1..

Lamp - 雨降る夜の向こう / 風の午後に / ひろがるなみだ

요샌 램프를 뒤늦게 듣고 있습니다. 정규앨범 사이즈보단 미니 앨범 형식으로 내놓은 경향이 강한 밴드여서 (대신 가격도 꽤 싼 편입니다.) 약간 고민되다가 결국 가장 앨범스러운 [램프 환상]을 사서 들어봤습니다. 제법 마음에 들어서 결국 첫 두 미니 앨범도 구했는데 아... 의외로 갭이 있어서 꽤 놀랐습니다. 앨범 리뷰를 보니 [램프 환상]은 제법 많이 달라졌다고 하던데 정말이더라고요. 음악 구성 성분은 여전한데 감수성이 많이 다릅니다. [산들바람 아파트 201], [연인에게]은 거의 상쾌하다 싶을 정도로 청량한 질주감과 서정이 담겨 있다면 [램프 환상]은 침잠한다는 느낌이 강한 앨범입니다. 조금 당황할지도 모르겠지만 여전히 작곡이 탁월하다는건 변함없습니다. 음 그러니깐 그냥 다 사서 들으세요... 보도 ..

トリプルH - 魂こがして

최근에 재미있게 본 애니 [돌아가는 펭귄드럼]은 음악이 의외로 좋더라고요. 하시모토 유카리라는 사람이 맡았는데 현악기만 쨍쨍거리지 않고, 타악기의 섬세한 터치감과 실로폰과 하프시코드의 질감, 일렉트로 긴장감을 유도하면서도 메르헨적인 아련한 감수성을 깔아놓는게 의외로 상당한 내공이 느껴져 좀 놀랐습니다. 애니 리뷰에도 적었지만 들으면서 욘 브리온, 얀 티에르상, 칸노 요코 생각났습니다. 그것보단 좀 더 일본 아니메 OST 풍이 강하긴 하지만. 아무튼 작중에 등장하는 아이돌 트리플 (실은 더블) H의 곡들도 괜찮은게 많습니다. 부르는 곡 모두 일본의 80년대 글램 록 밴드인 ARB 커버인데, 한 두곡 제외하면 모두 완전히 다르게 재해석을 해서 듣는 재미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ROCK OV..

99RadioService - YOUTHFUL

생각하지도 못한 신인 일본 밴드가 나타났습니다. 이번에 방영하고 있는 치하야후루라는 애니의 오프닝 주제가인데,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곡엔 시모키타자와 로크의 기분좋음이 한껏 담겨있습니다. 기타가 중심이 되는 파워 팝, 상큼한 질주감과 서정적인 가사.... 흡사 소카베 케이이치 밴드나 비트 크루세이더를 듣는 느낌이였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하지만 가장 원형적인 쾌락을 담고 있는 트랙입니다. 그리고 B사이드의 'Same love, Different heart'는 순수한 어쿠스틱 송으로, 분카이 로크의 서정을 맛볼수 있는 곡입니다. 약간 어설프지만 풋풋한 느낌이 살아있는 뮤비도 그렇고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서서히 쿠루리나 슈퍼카의 영역으로 들어서는 걸 생각해보면 이 순수함과 풋풋함, 질주감을 모두 지니고..

Mr. Children - [深海] (1997)

일본 분카이 록 혹은 97년 세대 밴드 중에서 한국에서도 견고한 지지가 있는 밴드라면 역시 미스터 칠드런와 스피츠일겁니다. 물론 한국에서 미스치루의 인기 대부분은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뮤비로 유명해진 쿠루미와 원피스 주제가에 집중되는 느낌이지만요. 서니 데이 서비스가 다소 인지도가 한정된 포크 록 시인였다면, 스피츠가 풋풋한 시골 소년의 순정을 노래했고, 쿠루리는 우주를 떠다니며 몽상했다면, 미스터 칠드런은 현대 도시인들에 대해 노래했습니다. 저희 형이 저번 여름에 일본에 갔을때 부탁해서 사온 음반 중에서는 미스터 칠드런 음반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Atomic Heart]였고 하나는 이 앨범이였습니다. 아토믹 하트는 서니 데이 서비스의 [東京]처럼 좋은 부분과 설익은 부분이 공존하는 과도적인 앨범이..

[PV] Galileo Galilei - 青い栞

노이타미나에서 방영하던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모른다]는 그렇게 종영되었지만 (깔끔하게 끝났지만 전반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감정선을 좀 자연스럽게 했으면 좀 더 좋은 애니가 됬을건데. 그래도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이 곡을 남겨놓고 갔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요새 무섭게 푸시받는 일본 소니 뮤직 소속 일본의 록밴드인데, 저번 애니-크게 휘두르며 2기-타이업 싱글이였던 夏空도 스트레이트한 로큰롤을 선보여 좋았지만 이 곡은 그 곡보다 더 좋습니다. 사운드의 촉을 다각도로 확장하면서도 쌉싸름한 감수성을 잘 담아냈습니다. 사실 새로운 건 아닙니다. 분카이 로크의 선배들인 쿠루리나 미스치루, 서니 데이 서비스를 들먹이라면 충분히 들먹일수 있습니다. 전자음 쓰는게 쿠루리 짭스럽다고 깔 수도 있..

くるり - [The World Is Mine] (2002)

쿠루리는 [The World is Mine]은 한마디로 말해서 포텐셜이 터졌던 전작 [TEAM ROCK]의 사운드스케이프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그들은 이 앨범에서 테이프 루핑, 프로그래밍, 드럼머신 같은 다양한 기기들과 방법론을 이용해 댄스 음악과 기타 록의 경계를 마구 허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리는 더욱 잘게 쪼개지고 파편화되어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Mind the Gap', 'Guilty') 특히 싱글로도 발표된 'World's End Supernova'의 앨범 믹스는 아예 하우스 풍으로 믹스가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이 앨범은 전작보다 소리의 질감이 풍성해져 더욱 침잠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전작보다 상대적으로 덜 직선적이여서 불친절한 느낌의 앨범이기도 해요. 어떤 곡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