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597

Cat Stevens - Sad Lisa

은근히 사놓고 이야기 안 하는 앨범들이 많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비축 포스팅 거리가 많다는거.) [Tea for the Tillerman]를 사놓은지도 3개월이나 됬는데, 별다른 썰이 없었죠. 여기서 풀어보려고 합니다. 캣 스티븐스는 일단 라벨을 붙이자면 70's 싱어송라이터에 속할만한 인물입니다. 캐롤 킹, 로라 나이로, 조니 미첼이 걸작을 줄줄이 발표하던 시절에 활동했던 사람이니 시기적으로도 타당하죠. 다만 캣 스티븐슨은 열거했던 이들과 좀 더 사회파적입니다. 저 중 개중 닮은 사람이 우드스탁과 환경보호 찬가를 짓고 미국에 대해 다소 제3자적인 시선([The Hissing of Summer Lawns] 커버로 집약됩니다.)을 종종 취했던 조니 미첼일겁니다. (둘다 미국 출신이 아니라는 것도 비슷하네..

일단 러프하게 10장을 꼽아봤습니다.

뭐 이렇습니다. 정식은 25-30개 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이 앨범들은 한번 듣고 잊어버린게 아닌, 계속 반복 청취하게 되는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트라비아 적자면 사실 모닝 벤더스 1위를 밀었지만, 카녜 새 앨범을 듣고 2위로 내려가버렸습니다. (...) 아 카녜 무시무시한 남자.... 덩달아 라디오 디파트먼트도 순위 광탈 ORZ 러프하게 보니, 이상할 정도로 올해는 흑인 음악이 강세를 보였던 해였던거 같습니다. 그 중 가장 진국이였던 앨범은 개인적으로 에리카 바두였던거 같습니다. 이 누님은 정말 스테디한 창작이 뭔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듣기 힘든 앨범도 아니니, 아직 안 들어보신 분들이라면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A LONG LONG LONG VACATION

일본 음악사의 걸작이라 불리는 오오타키 에이치大瀧詠一의 [A Long Vacation] 30주년 기념반이 내년 3월 21일 일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정확한 트랙 리스트나 그런건 미정이고, 새 음원 리마스터, 디지팩 2CD에 미발표 테이크 3곡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어머니 이걸 생일 선물로 해주세요 이 사람도 예... 호소노 패밀리 (정확히는 핫피 엔도 패밀리) 일원입니다. 호소노 하루오미도 한국에서 인지도가 허덕허덕인데, 오오타키 에이치의 한국 인지도는... 참담합니다. 호소노는 YMO로 월드 스타라도 됬지만 오오타키의 인기는 철저히 일본 한정이였니깐요. 그래도 불후의 명곡 '君は天然色'을 들어보면 묻히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곡을 들어보면 호소노와 오오타키가 갈라질수 밖에 없었던 공식이..

Kanye West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2010)

Darksweet Symphony 카녜 웨스트의 새 앨범. 이걸 뭐라고 말해야 할까. 피치포크 10.0점의 걸작? 30분짜리 영화를 위한 사운드트랙?, 프로그레시브 힙합 앨범? 오토튠 진화 과정을 담은 앨범? 빌보트 차트 1위의 반상업적 앨범? 아님 이해할 수 없는 앨범? 뭐라 불러도 상관없다. 그 말들은 모두 중심을 빗겨나갔기 때문이다. 위대한 예술 작품들은 모든 수식어를 무색하게 만든다. 카녜 웨스트 새 앨범이 그렇다. 따라서 이 리뷰 역시 중심을 비껴나간 리뷰가 될 수 밖에 없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난 이게 힙합판 (아케이드 파이어의) [Neon Bible]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네그리튀드적 관점이 추가되면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가 나온다고 하면 어떨까?..

シ­ュガー・ベイブ/坂本真綾 - DOWN TOWN

일본에서 중요한 뮤지션 몇몇을 꼽으라면 그 중 반드시 뽑히는 사람 중 하나가 야마시타 타츠로입니다. 이 사람이 음악 생활을 처음으로 시작했던 슈가 베이브는 오누키 타에코라는 후일 이름을 날리는 걸출한 뮤지션이 멤버로 있었고 호소노 패밀리 멤버이자 호소노 하루오미(정말 무써운 할배에요...)의 라이벌이였던 오오타키 에이치의 지지를 받은, 나름 유망주였던 밴드이였는데, 워낙 밴드 멤버들의 개성이 강했는지 그렇게 오래가지 못하고 앨범 한 장 ([SONGS])만 남기고 제갈길을 갔습니다. 'DOWN TOWN'은 그 앨범의 대표곡이라 할 만한 곡입니다. 무척이나 상쾌한 곡입니다. 야마시타 타츠로는 후일 노던 소울과 AOR, 웨스트코스트 계열 선샤인 팝 (영향 받은 뮤지션 중에 비치 보이스가 있습니다)의 영향 아래..

해변가 집에서 꿈꾸는 십대

-'감성적인 음악을 듣는 시크 리스너'들에게 먹힐법한 앨범이고, 게다가 전작이 라이센스 됬는데 이건 발매된지 9개월이나 지나도 이상하게 라이센스 되지 않더라고요. -1990년대 슈게이징 장르가 흥하고 있을때 거기서 몇몇 분파가 나눴는데, 자기만의 방에서 자기만의 노이즈를 추구하던 스페이스멘 3 같은 애들도 있었고 (지하로 파고들었다가 후일 재평가 받게 됩니다.), 슬로우다이브나 매지 스타처럼 전통적 곡 구조는 유지하되 노이즈를 나른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하는 밴드도 있었습니다. (슬로우코어라는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라이드는 그 중도에 서 있었고요. (브릿팝이나 주류 팝 흐름에 흡수됩니다.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은 완전히 새 경지를 만들었으니 제외.) -비치 하우스는 매지 스타 쪽입니다. 그..

荒井由実 - [ひこうき雲] (1973)

2010/11/18 - [headphone music/리뷰] - Yellow Magic Orchestra - [ソリッド・ステイト・サヴァイヴァー], [浮気なぼくら] (1979, 1983) 비행기 구름 거리의 낭만 아라이 유미 (혹은 마츠토야 유미)는 토드 런그렌과 비슷한 시기에 알았던 이름인데 아버지의 일본 오디오 잡지에서 유밍의 [FROZEN ROSES] SACD 버전을 극찬하는 글을 읽고, '누구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게 그 시작이였다. 당시 나는 10살이였고, 한국에서 일본 음악은 라르크나 차게 앤 아스카, 엑스 재팬 같은거만 찔끔찔끔 나오던 때였다. 당연히 유밍의 작업들을 접할 기회는 없었고, 그녀가 일본에서 뭘로 얼마나 유명한지, 그녀 뒤에 누가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머리가 굵고 이 ..

[PV] Das Racist - Who's That? Brooown!

이번주에 내한하는 미국 힙합 그룹 다스 레이시스트의 뮤직 비디오인데... 센 스 폭 발 더욱 충격과 공포인 것은 저 뮤비를 위해 실제로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거기다가 플레이 가능. http://dasracist.net/whosthatbrown.html 여러분도 전일을 노려보세요 음악 자체는 컴퍼니 플로우나 데프 적스, 플라잉 로터스 같은 언더 힙합의 적통을 잇는 곡입니다. 전자음의 일그러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라임의 영향이 가장 많이 느껴지는데, 디지 라스칼이나 루츠 매뉴바, 더 스트릿처럼 쉴새없이 조여대는 여타 그라임 곡들과 달리 느슨한 편입니다. 제목을 불러제끼는 코러스를 깐 래핑도 헐겁고요. 그러면서도 묘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두터운 인더스트리얼 비트가 인상적입니다. 아무튼 여러모로..

플레이밍 립스 내한은 못 가지만

이건 가보고 싶습니다. 포 텟의 이번 새 앨범이 상당히 괜찮았다는 점도 있고 (요새 이런 스딸의 뮤지션 중에서 포 텟이 가장 괄목할만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불타는 입술 공연을 못 본 한을 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걸 한국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 기대가 됩니다. 뭐 가서 봐야지 알겠지만 여러모로 포 텟의 내한은 흥분되는 소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