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597

스테레오연구소가 제공합니다. 토마토 케첩 황제.

명반은 의외로 구입 순위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뭐랄까 이미 들은 것 같은 착각 때문에 우선 순위가 뒤로 미뤄진다고 할까요. 이미 MP3로 들은 음반일수록 더 게을러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스테레오랩의 [Emperor Tomato Ketchup]도 거기에 속합니다. 예전에 MP3로 듣고 사야지, 사야지 하면서 계속 미뤄졌는데 결국 이번에 중고로 나온 음반을 겟하면서 그 염원이 이뤄졌습니다. 스테레오랩이 처음 등장했을땐 포스트 락이니 락의 미래니 그랬던 걸로 기억하는데, 동면에 들어간 지금 사후적 관점에서 보자면 그들은 락의 미래가 되지 못했습니다. 물론 레티샤 샤디헤르는 블러의 'To the End'에 참여해서 명성을 얻고, 음악사에서도 나름 전설적인 위치를 차지했지만 대세가 됬다고 하..

Yeasayer - [Odd Blood] (2010)

플라스틱 니케 동상 예세이어는 최근 방귀 꽤나 뀐다는 뉴욕 힙스터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밴드다. 첫 앨범은 인디 레이블에서 발표했지만,그 인기 때문인지 2집은 전통의 명가인 뮤트 레이블과 최근 뜨고 있는 시크릿 캐네디언에서 발표했다. 발매 전부터 상당히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이 앨범은 어떤가? 예세이어가 주조하는 사이키델릭 팝 사운드는 무척이나 키치하다. 자중을 모르는 멜로디, 순간의 쾌락을 즐기자고 청자를 유혹하는 댄스 풍 리듬, 밑이 없이 붕붕 떠다니는 전자음들, 잔뜩 뭉그러져 소리 위를 뒤덮는 다양한 효과음들... 하지만 그 사운드를 통해 예세이어가 만들어내는 세계는 웅장하다. 글리치 비트에서 시작해 무거운 드러밍으로 장중함을 만드는 'The Children'로 시작해 ‘Ambling Alp’는 ..

라디오헤드 베스트 10개.

Radiohead. Top 10 Songs. Personally. (via 라이카님 블로그) 라디오헤드는 정말 위대한 팀이죠.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만한 커리어를 일구면서도 열성적인 지지를 놓치지 않는 밴드는 드물 것입니다. 그래서 고르기가 힘들군요. 그래서 고르고 고르고 고르고 13 또 고르고 골랐는데.... 골랐는데... 골랐는데... 골랐는데... 골랐는데... [OK Computer] 수록곡 모두 ....그리고 더 벤즈 수록곡, Creep. 끝입니다. (giantroot는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는 훼이크고 사실 전 OK 컴퓨터 이후로는 이상하게 라디오헤드에는 정이 안 가더라고요. 음악에 거리감이 생겼달까... 아무튼 그렇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라디오헤드는 골방에 찌질거리는 걸 직설적인 멜로디로..

제 이상형은...

카히미 카리 (Kahimi Karie)라는 일본 가수입니다. 사실 이 외에도 많지만 (주이 양이라던가, 호프 샌도발이라던가, 이나영이라던가, 신세경이라던가, 샬롯 갱스부르라던가...) 표본으로 제시하자면 아무래도 이 사람인 것 같아요. 음악은 플리퍼스 기타니 코넬리우스가 한창 일본의 핫한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던 시절인 시부야 계 계열 (개성적인) 로리타 팝이라고 할까요. 등장 시기도 비슷하고 오야마다 케이고(=코넬리우스)하고 연인 사이였기도 했고요. 오야마다하고 헤어진 이후 짐 오루크하고 같이 놀고 그랬는데, 그 시절은 딱히.... 짐 오루크는 윌코의 양호폭 제외하면 딱히 좋아하는 음악가가 아니여서요... 이 사람이 왜 좋냐 물어보면, 목소리나 노래는 정말 달달한데, 무심한듯 시크한 그 이미지 (사진들..

Arcade Fire - [The Suburb] (2010)

Present Day, Present Time. 아케이드 파이어의 세번째 앨범 제목은 '교외'다. 이 제목은 정말 간결하게 그동안 아케이드 파이어가 걸어왔던 커리어와 새 앨범의 방향을 정하고 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신화적인 장중함으로 잡아냈던 1집 [Funeral], 불신과 폭력, 부정으로 얼룩진 세상에 대한 묵시록적인 예언서였던 2집 [Neon Bible]를 떠올려보라. 교외는 현실의 장소다. '장례식'처럼 산 자와 죽은 자가 어우르는 신화적인 장소도 아니며, '네온 성경'이 낭독되는 어두운 교회처럼 묵시록의 장소도 아니다.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거주하며 일상을 누리는 곳이다. 동시에 교외는 과거의 장소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필연적으로 교외를 떠나 도시로 가야 하기 때문..

[간단리뷰] 조정치 - [미성년 연애사] (2010)

-처음에 표지 봤을때 황신혜밴드 그런 스타일인줄 알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오히려 품위있는 어쿠스틱 팝이라고 해야 되겠군요. 단아한 기타를 중심으로 차분하게 곡을 풀어내는 스타일인데, 보사노바, 칼립소 ('마성의 여인') 같은 이질적인 장르를 넘나드는 조정치의 작곡 능력은 안정적이면서도 감수성을 효과적으로 자극하고 있습니다. 편곡도 잘 되어 있는데, '사랑은 한 잔의 소주'는 정말 기똥차게 뽑혀진 올해의 한국 가요 싱글이고, 'Waltz for Sue' 후반부의 오케스트라는 정말 지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스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재치있지만 조근조근 일상사를 풀어내는 가사도 좋습니다. 진도가 안 나가는 사랑 떄문에 "머리를 쥐어뜯고 후회를 해보지만" 결국 다시 술을 들..

[PV] Crystal Castles - Celestica

앨리스 글래스 예쁘지 않습니까? 화장만 지우면 정말 미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작 곡들이 좀 무정형으로 쏘아붙인다는 느낌이였다면 (그래도 곡의 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번 곡은 팝송에 가까운 모양새입니다. 이들도 80년대 신스 팝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인디 일렉트로닉 밴드인데, 콜드 케이브도 그렇고 이런 흐름이 일정한 유파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튼 빈티지 풍 신스, 둥둥 떠다니는 몽환적인 드론 루프와 앨리스의 보컬, 적절한 댄스 리듬이 돋보이는 곡입니다. 그나저나 캐나다 밴드인데, Skins 출연 때문인지 영국에서 인기가 장난 아니더라고요 :) 전 Skins는 보지 않았습니다만...

XTC - [Skylarking] (1986)

계절로 가는 문 폴라곰: 폴라곰과 큰뿌리: 큰뿌리의 찬양질~시간 폴: 뭡니까 이 오덕돋는 인트로는. 큰: 상관 없잖아요? 우리 둘 다 오덕인데. 어쨌든 폴라곰 씨, 4개월 만에 휴가에서 돌아오니 어떻습니까? 폴: 플라스틱 비치요? 좋았죠. 너무 좋아서 학점 펑크 날 뻔 했지만. 큰: 하하. 폴: 그래서 오늘의 리뷰는 XTC의 [Skylarking]이라고요... 큰: 사실 리뷰를 날려먹어서 우리들의 컴백이 갑자기 이뤄졌다는건 비밀입니다. 폴: 말해버리면 비밀이 아니잖아요. 큰: 넘어가고. 마이클 잭슨이 킹 오브 팝이였던 1980년대, 언더에서는 컬리지 록이라는 움직임라는게 있었죠. XTC도 그 흐름에 속하는 밴드입니다. 폴: 그런데 컬리지 록라는 말에 따르면 너무 모호하지 않나요? 올무식에 따르면 컨트리 ..

존 레논 전 카달로그 재발매...

존 레논 재발매 캠페인 패키지 레이아웃 공개 (via 석원님) 라는데, 왠지 심드렁한 이 기분은 제가 존 레논에 대한 빠심이 열렬하지 않아서 그런가요? (...) 2000년도 리마스터 카달로그도 그리 나쁘지 않은 평이였던 걸 기억해봤을때 팔아먹기,의 스멜이 강하게 아니 확정적으로 느껴지네요. 뭐 아직 존 레논의 솔로 앨범은 한 장도 없으니 좋은 기회이긴 합니다만. 그나저나 패키지 사진을 보다가 이 사진에서 뿜었는데... 박스 사이즈가 잉여 저기에 뭘 끼얹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저 내용물로 간다면 잉여 박스 확정. 그 외 석원님 블로그 포스팅 보면 약소하게나마 뿜기는게 몇 개 있으니 참조하시길.

[PV] Best Coast - When I'm With You

from Best Coast - [Crazy for You] (2010) 요새 아이튠즈 무료 싱글로 'Boyfriend' 잘 받아 듣고 있다가 생각나서 올려놓습니다. 베스트 코스트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베타니 코센티노라는 여성 뮤지션의 솔로 프로젝트형 밴드입니다. 최근에 첫 정규 앨범이 나왔습니다. 비디오 자체는 몇 달 전에 나온건데, 훈훈한 미소를 (...) 머금게 하더라고요. 저작권은 안 걸리나 몰라 'Boyfriend'도 그렇고 왠지 작년 걸스가 생각나는 트랙인데, 좀 나른한 느낌의 보컬과 JAMC 풍의 이지러지는 노이즈를 무기로 삼고 있는 Byrdish한 기타 팝이라는 점이 그렇습니다. 그러고보니 출신 지역도 비슷하네요. 다만 걸스가 좀 내향적인 느낌이라면, 베스트 코스트는 행복감에 도취된 느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