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凛として時雨 - telecastic fake show

요새 사이코-패스라는 애니 주제가를 맡으며 다시 한번 주가가 올라간 일본 밴드 린토시테시구레의 예전 곡입니다. 고옥탄가의 훅이 있는 로큰롤이라는 점에서 블랭키 젯 시티, 시 미셸 건 엘리펀트, 넘버 걸에서 시작해 아지캉, 9mm 파라벨럼 불렛로 이어지는 일본 록의 한 장르에 충실한 후계자이기도 하죠. 다만 이들은 저기에 언급된 밴드보다 훨씬 프로그레시브 록 영향이 많이 느껴지는, 복잡한 구조의 곡을 만들고 있습니다. 비슷한 음악 동지인 9mm가 저돌적으로 밀어붙인다면 이들은 능수능란하게 모아서 확 터트린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9mm에서는 볼 수 없는 애절한 멜로디 라인도 제법 보입니다. 'abnormalize'나 'make up syndrome'같은 곡에서 처절한 멜로디와 푹푹 찔러대는 속도감이 ..

확실히 블로그는

휘발성이 적은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가 각광 받는 이유는 140자로 빠르게 순간을 잡을 수 있는 매력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저도 요새 블로그는 140자로는 부족한, 리뷰나 단상들을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트위터가 등장하면서 블로그는 개드립치기 조금 귀찮은 매체로 전락했다고 할까요. 저에겐 그렇습니다. 예전보다 블로그 열풍은 많이 식은건 맞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긴 글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도 아니고, 블로그라는 매체는 인기는 사그라들겠지만 아마 계속 살아남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와 다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는게 큰 매력이기도 하고요. 적어도 저 같이 긴 글이 필요한 사람들은 블로그를 계속 쓸 것 같습니다. 공식적인 매체 형태하고 비슷하고 홈페이지와 달리 ..

My Morning Jacket - [At Dawn] (2001)

마이 모닝 자켓은 확실히 등장 당시엔 유행을 그리 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998년 [The Tennessee Fire]로 세상에 나선 후 2-3년 간격으로 꾸준히 앨범을 내온 이들은 어떤 유행의 선두에 서려고 생각한 것 같지도 않고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죠.) 음악 자체도 패셔너블라고 하기엔 많이 '아메리칸'스럽죠. 하지만 이들의 커리어를 단단 [At Dawn]을 들어보면 이들에겐 어떤 비밀스러운 마법이 있노라고 주장하고 싶어집니다. '아메리칸'스럽다는 말을 썼는데 이 '아메리칸'스럽다는게 마이 모닝 자켓의 음악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이들의 기본적인 뼈대는 1960년대 버즈와 더 밴드에서 시작한 컨트리 록이니깐요. 물론 더 깊숙히 들어가 그레이엄 내쉬, 스티븐 스틸스, 데이빗 크로스비, 닐..

더 헌트 [Jagten / The Hunt] (2012)

더 헌트 (2013) The Hunt 9감독토마스 빈터베르그출연매즈 미켈슨, 토마스 보 라센, 수세 볼드, 아니카 베데르코프, 라세 포겔스트룀정보드라마 | 덴마크 | 115 분 | 2013-01-24 토마스 빈터베르 감독은 덴마크의 도그마 선언과 라스 폰 트리에가 발굴해낸 감독이다. 덴마크 상류층 노인네의 회갑 잔치 뒤에 숨겨진 역겹고 끔찍한 진실과 인간 관계의 폭력성을 조악한 비디오 카메라로 폭로한 [셀레브레이션]은 그를 단숨에 촉망받는 감독으로 올려놨다. 그러나 그 후 이어진 커리어는 실망스러웠다고 말해도 할말이 없었다. [올 어바웃 러브]는 헐리웃 스타들을 동원해 라스 폰 트리에처럼 과잉된 스타일로 찍은 SF종말(!!) 영화였지만 완벽한 파탄이라는 평을 들었고 미국 서부극을 기묘하게 변주한 [디어 ..

Guided By Voices - Buzzards And Dreadful Crows

가이디드 바이 보이시즈는 90년대 미국 인디 록 씬에서 파워 팝을 가장 충실하게 계승했던 밴드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1960년대 아찔한 훅을 가지고 있던 브리티시 인베이전 밴드들과 초기 개러지 록, 빅 스타와 칩 트릭 같은 파워 팝, 80년대 얼터너티브 흐름에서 영감을 받은 이 밴드는 90년대 미국 인디 록 계의 김성모 (...)라 할 정도로 헐값으로 대충 후지게 녹음해 마구 쏟아내면서도 위풍당당한 멜로디를 뽑아내곤 했습니다. 미국적인 감수성과 영국적인 감수성이 묘하게 교차하는 밴드라는 느낌입니다. 아무튼 그들은 개러지 록-파워 팝의 재발명을 이뤄냈고 2000년대 개러지 록 광풍에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스트록스가 이 밴드 빠라는 건 유명하죠.) 정작 본인들은 컬트적인 팬덤을 이끌며 인디에 머물렀지만...

Death in Vegas - Dirge

박찬욱의 [스토커] 예고편에 쓰였더라고요. 그래서 한 편. 감미로우면서도 요염하고 아슬아슬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트랙입니다. 1990년 세기말의 어두운 일렉트로닉-트립합 (매시브 어택, 포티쉐드 같은 거...) 열풍이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 곡을 맡은 도트 앨리슨은 매시브 어택 차기 디바로 거론되곤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곡이 실려있는 첫 앨범 [The Contino Sessions]은 의외로 초호화 객원 보컬진으로 가득차있는데 바비 길레스피 (프라이멀 스크림), 이기 팝, 짐 라이드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이 참여했습니다. 재미있는게 'Aisha' (이기 팝)나 'Broken Little Sister' (짐 라이드) 같은 곡을 들어보면 객원 보컬이 했던 음악에 대한 오마주가 양념처럼 ..

네트워크 [Network] (1976)

네트워크 (0000)Network 8.3감독시드니 루멧출연피터 핀치, 윌리엄 홀든, 로버트 듀발, 페이 더너웨이, 진 그로스정보코미디 | 미국 | 120 분 | 0000-00-00 큰뿌리: 안녕하세요. 폴라곰 씨.폴라곰: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큰: 뭐 잘 지내고 있습니다.폴: 하긴 스플린터 셀 삼부작을 2-3주만에 다 클리어해버리는 걸 보면 잘 지내는건 확실한듯요 ㅋㅋ큰: 누가 보면 게임만 하고 지낸줄 알겠네요.폴: 맞는 말이잖아요. 근데 이중 간첩은 언제 합니까? 쓰고 리뷰 올려야죠.큰: 이 무슨 넌 리뷰 쓰는 기계에 불과해...폴: 그것도 맞는 말이잖아요. 님 존재의의는 거기 있는데. 큰: 됬고요. 그렇게 따지면 님도 리뷰 할때만 나타나는데... 여튼 이번에 할 영화는 시드니 루멧의 [네트워크]입..

Jon Brion - Gotta Start Somewhere

욘 브리온은 브라이언 윌슨, 칩 트릭, 토드 런그렌으로 이어지는 미국 파워 팝 계보에 충실하면서도 일즈처럼 8-90년대 이후 테크놀로지와 새로운 조류를 흡수해 독특한 팝을 만든 뮤지션입니다. 주로 프로듀서로 명성을 드높이긴 했지만 영화 사운드트랙을 보면 혼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을 뽑아낼수 있다는걸 증명했습니다. 그래서 솔로도 엄청 기대하고 뻘짓을 해대며 (cdbaby에서만 구입 가능한 앨범입니다.) 구했는데 상당히 좋더라고요. 그의 유일작인 [Meaningless]은 바로크/파워 팝 앨범이라 할만큼 톡톡 쏘는 멜로디와 프로듀싱이 찰떡궁합인 앨범입니다. 그러니 2집 좀 내주세요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