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 629

The Pentangle - Light Flight

펜탕글은 영국산 포크 록을 들려주는 밴드입니다. 멤버들은 결성 당시에도 이미 나름 유명인들이였다는 점에서 가히 슈퍼영국포크대전이였던 페어포트 컨벤션하고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군요. 그래도 이 밴드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를 꼽으라면 1년전 세상을 떠난 기타리스트 버트 얀쉬(혹은 잰쉬) 대형이겠죠. 물론 여기서도 신들린 기타 연주를 선보입니다만, 솔로와 달리 펜탕글에서 그는 자신의 개성 발휘보다는 다른 쟁쟁한 멤버들과 협연을 엮어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작이라면 이 [Basket of Light]가 자주 꼽히는데 블루스와 재즈의 향취가 강한 앨범이기도 합니다. 복잡하지만 유기적으로 구성된 연주와 재키 맥시의 주술적인 목소리(페어포트의 샌디 데니와 비교할만합니다.)가 이국적이면서도 사이키델릭한 향취를 더해..

Sean Lennon - One Night

왜 존을 듣지 않고 숀을 먼저 듣느냐 같은 이의는 받지 않겠습니다 (...) 그나저나 지금 비틀즈 멤버 중에 폴 맥카트니만 제대로 들었네요 제기... 제가 2세 뮤지션에 대해 약간 편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근데 존 레논 아들 숀 레논 첫번째 앨범 [Into the Sun]은 제법 괜찮습니다. 전형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굉장히 양질의 팝 앨범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생각해보니 아버지 어머니 뿐만이 아니라 대부 엘튼 존까지 있으니 구려질래야 구려질수 없는 집안이군요. 장르가 이리저리 좀 중구난방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달달하고 차분한 무드를 즐길수 있는 수작입니다. 타이틀 곡도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곡을 꼽으라면 이 'One Night'입니다. 은은하게 깔리는 효과음 사이로 흘러가는 어쿠스틱..

初恋の嵐 - [初恋に捧ぐ] (2002)

빛나는 첫사랑이 남긴 백조의 노래를 너에게 바친다 일본 시모키타자와 밴드 하츠코이노 아라시 (첫사랑의 폭풍)의 [첫사랑에게 바친다]는 아련한 제목과 달리 아련함만 있는 앨범은 아니다. 앨범을 걸자마자 나오는 곳은 앨범의 제목이기도 한 '첫사랑에게 바친다'다. 제법 경쾌한 베이스 라인과 로킹한 모던 록 기타, 반짝반짝거리는 실로폰이 인도하는 이 곡은 하지만 어딘가 짠한 가사를 가지고 있다. ("그대의 눈물이 잊혀지지 않아/첫사랑에게 바치는 넘버") 그 곡이 끝나자마자 나오는 곡은 바로 그 유명한 '真夏の夜の事 한여름밤의 일'이다. 피아노 한 대로 차분하지만 쓸쓸히 분위기를 만들어가다가 현악 연주와 사이키델릭한 맛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퍼즈 기타가 합세해 거대한 감정적인 파고를 불러일으키는게 제법인 곡이다. ..

Dennis Wilson - [Pacific Ocean Blue] (1977)

비치 보이즈의 멤버였던 데니스 윌슨의 처음이자 마지막 솔로 앨범 [Pacific Ocean Blue]는 펑크의 해에 태어난 앨범이였지만 펑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앨범이다. 오히려 펑크가 파괴하고 싶어했던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고 할까. 하지만 동시에 [Pacific Ocean Blue]는 그 파괴하고 싶어했던 것에 대한 환멸도 보여주고 있다. 한마디로 모순되어있고 자기분열적인 걸작인것이다.이 앨범은 구조상으로 보면 비치 보이즈가 기틀을 잡은 웨스트코스트 팝스의 구조에 충실하다. 데니스는 가스펠 합창단, 신시사이저, 혼섹션, 소리 콜라주 등 풍윤한 소리들로 덧대어 장중하면서도 복잡한 팝을 만들어낸다. 야심만만하게 열어제치는 'River Song'은 앨범의 가치를 증명하기 충분한 멋진 곡이다. 하지만 이 앨..

Blur 21

http://hyangmusic.com/View.php?cate_code=MODR&code=2892&album_mode=music 이번 런던 올림픽 폐막식에 오르게 되는 영국 밴드 블러가 7월 31일 21주년 기념 박스셋도 낸다고 합니다. 1999년에 나온 박스셋에 이은 두번째 박스셋인데요, 이번 박스셋은 13 이전의 앨범들은 전부 새 리마스터링+보너스 트랙 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습니다. 하는 김에 13도 리마스터링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뭐... 제 리스너 생활은 블러로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여서 이 박스셋이 엄청나게 땡기긴 하는데 21만원이나 해서 좀 갈등 때리고 있습니다 ㅠㅠㅠㅠ 이거 사면 전 굶고 살아야 해서. 그나저나 블러 21주년이라니 여러모로 감개무량하군요. 이들의 팝스에 제 인생이..

The Velvet Underground - [The Velvet Underground] (1969)

걸작 [The Velvet Underground & Nico]와 [White Light/White Heat]로 록이 태동하자마자 그 대안을 벌써 만들어버린 벨벳 언더그라운드였지만, 그들의 그런 '반항에 대한 반항'를 기억하면서 [The Velvet Underground]를 들으면 당혹스럽기 그지 없다. 이 앨범엔 그런 변태적인 공격성이 거의 사라져 있다. 물론 그렇다하더라도 벨벳은 여전히 벨벳이기 때문에 'The Murder Mystery'나 'What Goes On'에선 여전히 그들 특유의 신랄한 미니멀리즘 로큰롤(과 비트 문화)이 잘 드러나 있다. 다만 전작과 달리 그게 중심인 앨범은 아니다. 음악으로 보자면 [The Velvet Underground]는 '복고적'이다. 미니멀한 코드는 대부분 파격을..

The Smiths.

http://soundz.egloos.com/5598014 제 나쁜 버릇 중 하나가 가장 중요한 핵심은 제대로 안 듣는다는겁니다. 그 유명한 스미스도 리마스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듣지 않고 있었죠. 말이 되나요 블러를 좋아하고 펄프를 좋아하면서 스미스는 안 들어봤네요 뿌우 >*< 이러고 있다니... 그래서 올해 리마스터 박스셋이 나와서 하나 장만했습니다. 그래서 각잡고 들어본 스미스에 대한 제 느낌은... 찌질해 훌륭함은 떠나서 그냥... 찌질해... 뭔가 찌질의 기운이... 항마력... 오골오골.. 효자손 히히히... 이런 느낌이였습니다. 그러는 나도 찌질이 그래도 찌질함에 적응하니깐 자니 마와 모리씨의 천재성을 맛볼수 있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스미스는 펑크와 포스트 펑크 세대에 영감을 많이 받은 밴드입..

The Smashing Pumpkins - I Am One

점점 노땅 취향이 되가는 giantroot입니다. 블로그 안 하는동안 들은 음악들도 다들 노땅이고 클래식에 재즈까지... 그래서 요새 [Gish]하고 [Siamese Dream]가 리마스터 재발매되서 없는 [Gish]를 사서 들어봤습니다. 제가 워낙 좀 충동적으로 음반을 사는지라.... 제 머릿속 스매싱 펌킨즈는 천재형 중2병 밴드입니다. 자의식 쩔고 자폐적이고 유아적이고... 그게 전성기에는 굉장한 장점으로 자리했지만 지금은....ㅋ. 아무튼 빌리 코건 이 넘은 나이 먹어도 뭐랄까 음 그래요? 하지만 [Gish]는 다릅니다. 블랙 사바스가 창안한 헤비한 기타 리프에 육중한 베이스라인이 만들어내는 스산하고도 몽롱한 무드에 자학적이고 오만 쩌는 선언 ("I Am One")을 듣고 있노라면 '그래 천상천하 ..

첫사랑에게 바친지도 10년

2010/07/13 - [Headphone Music/잡담] - [PV] 初恋の嵐 - Untitled / 真夏の夜の事 http://www.universal-music.co.jp/hatsukoi/products/upcy-6666/ C++ 의 새로운 후손 언어 LOVE++에 이른 새로운 언어 첫사랑에게 바친다+ 하츠코이노 아라시初恋の嵐 의 유일작인 [初恋に捧ぐ]가 플러스라는 타이틀을 붙이고 재발매 됩니다.리마스터링, 미발표곡을 포함한 더블 CD 재발매라고 하는군요. 솔직히 돈이 없어서 유튜브 수록곡만 들으면서 손을 빨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번엔 사야할것 같습니다. 상술, 이라고 해도 사고 싶은건 사고 싶은거니깐요. 그나저나 니시야마 타츠로 씨가 세상을 떠난지도 10년이나 되다니, 세상 빠릅니다. 정작 타계 ..

Beat Happening - I've Lost You

비트 해프닝의 네번째 앨범 [Dreamy]는 [Jamboree]보다 다듬어진 모습을 자랑합니다. 좀 더 팝송스러워졌다고 할수 있을겁니다. 그래도 여전히 루 리드와 시드 바렛을 사랑하는 지저분한 목소리의 캘빈 존스가 게으르게 불러제끼는 동안 뚱땅거리는건 여전하지만요. 약간 차분해졌다는 느낌도 듭니다. 크램스의 영향을 받아 그들 커리어 상 가장 어두운 앨범인 [Black Candy]만큼은 아니지만. 'Cry for a Shadow' 같은 'Indian Summer'를 연상시키는 달콤한 곡도 있습니다. 이 곡도 꽤나 괜찮습니다. 기타와 드럼이 꿍꿍꿍꿍꿍 거리며 멜로디를 연주하는 동안 잠 덜 깬 음산한 목소리로 꿍얼꿍얼거리는 캘빈 존슨의 목소리는 조금 귀엽습니다. 친절하진 않지만 츤데레한 맛이 있습니다. 하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