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 629

Death in Vegas - Dirge

박찬욱의 [스토커] 예고편에 쓰였더라고요. 그래서 한 편. 감미로우면서도 요염하고 아슬아슬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트랙입니다. 1990년 세기말의 어두운 일렉트로닉-트립합 (매시브 어택, 포티쉐드 같은 거...) 열풍이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실제로 이 곡을 맡은 도트 앨리슨은 매시브 어택 차기 디바로 거론되곤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곡이 실려있는 첫 앨범 [The Contino Sessions]은 의외로 초호화 객원 보컬진으로 가득차있는데 바비 길레스피 (프라이멀 스크림), 이기 팝, 짐 라이드 (지저스 앤 메리 체인)이 참여했습니다. 재미있는게 'Aisha' (이기 팝)나 'Broken Little Sister' (짐 라이드) 같은 곡을 들어보면 객원 보컬이 했던 음악에 대한 오마주가 양념처럼 ..

Jon Brion - Gotta Start Somewhere

욘 브리온은 브라이언 윌슨, 칩 트릭, 토드 런그렌으로 이어지는 미국 파워 팝 계보에 충실하면서도 일즈처럼 8-90년대 이후 테크놀로지와 새로운 조류를 흡수해 독특한 팝을 만든 뮤지션입니다. 주로 프로듀서로 명성을 드높이긴 했지만 영화 사운드트랙을 보면 혼자서도 충분히 매력적인 음악을 뽑아낼수 있다는걸 증명했습니다. 그래서 솔로도 엄청 기대하고 뻘짓을 해대며 (cdbaby에서만 구입 가능한 앨범입니다.) 구했는데 상당히 좋더라고요. 그의 유일작인 [Meaningless]은 바로크/파워 팝 앨범이라 할만큼 톡톡 쏘는 멜로디와 프로듀싱이 찰떡궁합인 앨범입니다. 그러니 2집 좀 내주세요 형님....

Astro Bits - 사랑의 진실 (feat. 정인)

아스트로 비츠 2집 [Bits of Universe]는 제법 훌륭한 국내산 일렉트로닉-댄스 앨범인데 의외로 인지도는 적은 편이더라고요. 의외로 은근하고 오래 가는 맛이 있는 앨범이라고 할까요. 가끔 생각날때마다 듣곤 합니다. 특히 첫 세 트랙 Bits of Universe - 사랑의 진실 - 어디선가 삼연타가 좋더라고요. 근데 이 분 예전에 보컬 영입했다고 그러지 않았나요?

Stars - Your Ex-Lover Is Dead

스타즈Stars 앨범 [Set Yourself On Fire]도 손에 넣은데다 내한 공연 확정되고 마침 이 뮤직비디오가 오마쥬한 [이터널 선샤인]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에서 상영하니 뮤직비디오나 올려봅니다. 스타즈는 정석적인 인디 록/팝을 보여주는 캐나다 밴드입니다. 포스트 펑크에 영향을 받은 간결한 기타 중심의 로큰롤, 전자음에 대한 긍정 ('Set Yourself On Fire'는 인디 일렉이라 할 정도로 뿅뿅거립니다.), 그리고 현악과 남녀 보컬의 하모니를 적극 동원한 알큰한 로맨티시즘... 요 라 텡고처럼 인디 록 입문자에게도 추천해도 괜찮을법한 밴드라고 할까요. 그러고보니 이 멤버들도 브로큰 소셜 신이라는 캐나다 인디 록 슈퍼 전대에 있군요. 정작 저는 앨범이 없습니다만. 아무튼 날도 쌀쌀한데 이..

Bert Sommer - She's Just a Girl

전설의 우드스탁에도 나오곤 했지만 어째서인지 잊혀진듯한 (하긴 저도 최근에야 알게됬으니) 버트 소머의 1집 [The Road to Travel]은 저번에 올린 사지타리우스처럼 60년대를 만끽하기에 좋은 앨범입니다. 우주적인 몽환을 품고 있던 사지타리우스와 달리 [The Road to Travel]은 타이틀 트랙부터 풀냄새를 풍풍 풍기는 히피풍 포크 팝 앨범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맑은 차임으로 시작하는 이 'She's Just a Girl'이 앨범 중에서 가장 좋더라고요. 제목 때문인지 가끔 듣다가 여친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Sagittarius - [Present Tense] (1968)

게리 어셔는 전성기 시절 버즈Byrds의 프로듀서로 팝 음악사에 족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Younger Than Yesterday]라던가 [The Notorious Byrd Brothers]로 유명하죠. 이외 초기 비치 보이즈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다소 일찍 세상을 떠난데다 프로듀싱 작품이 생각외로 적다는 점 (14개도 안 됩니다. 버즈 이후 프로듀싱 작품들은 다소 마이너한 감이 있고요.)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 다소 인지도가 처지는 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버즈 프로듀싱 작품이라던가 이번에 소개한 게리 어셔 솔로 프로젝트 사지타리우스의 첫 앨범 [Present Tense]를 들어보면 무시할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Present Tense]는 60년대 바..

Lenny Kravitz - Let Love Rule

최근에 레니 크라비츠의 [Let Love Rule] 20주년반을 듣고 있는데, 나왔을때 상당히 충격적인 데뷔였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이후 레니 크레비츠의 커리어는 훌륭함과 삽질이라는 다소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갔지만 이 정도라면 확실히 팝 음악사에 한 족적을 남길만합니다. 60년대 비틀레스크 풍 사이키델릭과 지미 헨드릭스과 아서 리 등 흑인 로큰롤에 모타운과 스택스 소울/휭크의 훌륭한 조합과 멜로디로 마이클 잭슨과 프린스의 적통을 이어받으면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앨범입니다. 관능적이면서도 착착 달라붙어요. 올려놓은 동명 수록곡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I Build This Garden For Us'입니다. 비틀즈의 'Come Together'와 커티스 메이필드의 완벽한 ..

Grizzly Bear - Sleeping Ute

그리즐리 베어의 새 앨범은 개인적으로는 [Veckatimest]보다 더 쉽게 다가오는 앨범였던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작의 그 식물식물한 바로크 포크팝의 매력을 간직하고 있으니 정말 좋더라고요. 그래서 전 이 곡이 참 좋았습니다. 멀리멀리 퍼져나가는 산과 들의 풋풋한 향기를 담은 6-70년대 바로크 포크 팝이 브라이언 윌슨/필 스펙터 스타일의 사이키델릭으로 통해 퍼져가는게 인상적인 곡입니다.

Fatboy Slim - Right Here, Right Now

90년대 빅비트 열풍은 어린 나이였던 저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케미컬 브라더스, 프로디지, 프로펠러헤드 , 크리스탈 메소드... 최종 승자를 고르라면 [한나]와 [블랙 스완]으로 여전히 자신들이 젊다고 외치고 있는 케미컬 브라더스겠지만 아무튼 그 시절 음악들은 그냥 흘러보내기엔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팻보이 슬림도 그 흐름의 일부분이였죠. 하우스마틴즈라는 걸출한 80년대 영국 기타팝 밴드 베이시스트로 시작한 노먼 쿡의 DJ 프로젝트인 팻보이 슬림의 음악은 힙합에 기반한 치밀하고 정교한 리듬 구조로 '화학적'인 폭발감과 만트라적 경지를 안겨줬던 케미컬 브라더스나 록의 육중한 비트와 화려한 쇼맨십을 이식해 폭발적인 전위에 있었던 프로디지와 달리 팝적인 매력을 한껏 살린 위트있는 샘플이 함께..

Serge Gainsbourg - Ballade De Melody Nelson

결국 세르주 갱스부르의 [Histoire De Melody Nelson] 딜럭스 에디션을 주문했습니다. 겨울이 되니깐 이런 스타일의 음악이 땡기더라고요. 세르주 갱스부르는 뭐랄까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마초 간지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사람입니다. 방탕하고 주변 시선과 도덕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멋'과 '예술'에 신경쓰는, 여자 좋아하는 바람둥이.... 적고보니 스테레오타입이네요 하하. 그 자유스러운 프랑스에서도 여러 구설수에 올랐던걸 생각해보면 갱스부르는 뭐랄까 당대 프랑스인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듯 합니다. 그래서 음악적으로 보자면 갱스부르는 프랑스의 전통 샹송과 로큰롤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시켜 새로운 로맨티시즘을 만들어냈다고 말해집니다. 로큰롤 세대보다 한 세대 전 사람이긴 하지만, [H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