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리뷰 221

과거가 없는 남자 [Mies Vailla Menneisyytta / The Man Without A Past] (2002)

과거가 없는 남자 (2005)The Man Without a Past 8감독아키 카우리스마키출연마르쿠 펠톨라, 카티 오우티넨, 후아니 니에멜라, 카이하 파카리넨, 사카리 쿠오스마넨정보코미디, 드라마 | 핀란드, 독일, 프랑스 | 97 분 | 2005-10-14 아키 카우라스마키의 [과거가 없는 남자]는 시작하자마자 캐릭터의 소개 대신 캐릭터의 정체를 지워버리는 것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그렇기에 영화는 내내 이 남자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끌고 간다. 허나 영화는 그 대답을 계속 유보하면서 이 정체 없는 남자가 어떻게 밑바닥 생활에서 살아남는지를 주목하게 한다. 먹고 살기 위해 막노동부터 시작한 이 남자는 구세군에 속한 노처녀 이르마를 만나 연애 비스무리한 것을 시작하게 되고, 여러 일들을 거..

사랑에 빠진 것처럼 [Like Someone in Love] (2012)

사랑에 빠진 것처럼 (2013)Like Someone in Love 6.6감독압바스 키아로스타미출연타카나시 린, 오쿠노 타다시, 카세 료, 덴덴정보드라마 | 프랑스, 일본 | 109 분 | 2013-10-17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사랑에 빠진 것처럼]은, 사람들로 가득한 도쿄의 바를 보여주면서 누군가가 전화로 다투는 소리가 깔리면서 시작한다. 자연스레 우리는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화면을 탐색하게 되는데 키아로스타미는 관객들이 소리의 주인공이 카메라에 잡히지 않고 화면 밖에 있는 캐릭터가 말한다는걸 알아차리고, 대화에서 언급한 나기사가 카메라 앞에 앉는 그 순간 컷을 전환해 목소리의 주인공, 아키코를 보여준다. 키아로스타미는 이 화면과 소리의 불일치를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섬세하게 짜여진 영화의 층..

올 이즈 로스트 [All is Lost] (2013)

올 이즈 로스트 (2013)All is Lost 8.7감독J.C. 챈더출연로버트 레드포드정보액션 | 미국 | 106 분 | 2013-11-07 [마진 콜] 감독 J.C.챈더의 신작 [올 이즈 로스트]는 극도로 [마진 콜]에게서 멀어지려고 하는 영화다. 우선 대도시 증권회사였던 무대가 바다로 옮겨졌고 앙상블 극에서 1인극으로 변해 사실상 로버트 레드포드가 혼자서 이끌고 간다. 하루 정도로 집약되었던 시간은 제법 길어졌으며 금융 상품을 놓고 다루던 유식한 대화들은 생존의 투쟁을 향한 개인의 말없는 투쟁으로 바뀌었다. 때문에 장르 역시 느와르에서 모험물로 바뀌었다. 냉소적으로 보면 자신의 능력을 제작자들에게 확인시켜주는 쇼케이스용 작품이라 폄하할 수도 있을텐데 막상 영화를 보면 [올 이즈 로스트]는 그런 냉소..

그래비티 [Gravity] (2013)

그래비티 (2013) Gravity 8.1감독알폰소 쿠아론출연산드라 블록, 조지 클루니, 에드 해리스, 오르토 이그나티우센, 폴 샤마정보SF, 드라마 | 미국 | 90 분 | 2013-10-17 [그래비티]의 시작은 우주에서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자막이다. 그리고 그 생존이 불가능한 공간을 활보하는 라이언과 맷, 샤리프, 관제소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어떤 캐릭터인지 설명한 뒤 곧바로 그들을 처절한 생존의 장으로 밀어넣는다. 생존이 불가능한 공간에서 생존을 한다는 점에서 [그래비티]는 공간이 캐릭터와 대립하는 유형의 영화다. 그 점에서 영화는 우주라는 공간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가라는 화두에 대답해야 하는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그 대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먼저 [그래비티]가 다루는 우주라는 공간은..

새드 배케이션 [サッド ヴァケイション / Sad Vacation] (2007)

새드 배케이션 (2008)Sad Vacation 7.2감독아오야마 신지출연아사노 타다노부, 이시다 에리, 미야자키 아오이, 오다기리 조, 이타야 유카정보드라마 | 일본 | 136 분 | 2008-03-13 아오야마 신지의 [새드 배케이션]은 짧게 [헬프리스]의 사건을 뉴스 기사처럼 건조하고 딱딱하게 언급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는 어둠 속에서 사내들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보여준다. 곧이어 켄지는 중국인 아이인 아춘을 데리고 도망친다. 그가 집에 도착했을때 우리는 그가 자막에 등장했던 켄지와 유리가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걸 알게 된다.이때 아오야마는 키타큐슈 삼부작의 또다른 주인공인 [유레카]의 타무라 코즈에를 데려온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끔찍한 시간을 마주해야만 했던 그 소녀다. 다행히..

달의 사막 [月の砂漠 / Desert Moon] (2001)

달의 사막 (0000)Desert Moon 0감독아오야마 신지출연미카미 히로시, 나츠야기 이사오, 카시와바라 슈지, 아키요시 쿠미코, 하기와라 켄이치정보드라마 | 일본 | 128 분 | 0000-00-00 아오야마 신지의 [달의 사막]은 도입부에서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인물들을 보여 준 뒤 달을 아래로 수직 이동하면서 찍은 샷에 타이틀이 뜨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비치 보이즈의 'Caroline No.'가 깔리는 와중에 우리가 볼 수 있는 장면들은 뉴스 클립들과 주인공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것, 주인공 가족의 개인사들을 담은 영상과 사진들을 엮은 몽타주들이다. 첫 두 샷이야 그렇다쳐도 영화 내용을 생각해보면 뉴스 클립들의 등장은 조금 이례적이다 할 수 있는데, 아오야마 감독은 이 뉴스클립이라는..

사탄의 가면 [La Maschera Del Demonio / Black Sunday] (1960)

사탄의 가면 Black Sunday 0감독마리오 바바출연바바라 스틸, 존 리차드슨, 안드레아 체키, 이보 개러니, 아르투로 도미니치정보공포 | 이탈리아 | 87 분 | - 마리오 바바의 [사탄의 가면]은 공식적으로 이탈리아 호러의 시조로 불리는 영화다. 지알로로 대표되는 무자비하면서도 과시적인 슬래셔로 유명해진 이탈리아 호러 영화였지만, 처음부터 지알로로 시작한 것은 아니였다. 사실 [사탄의 가면]은 고골리의 [비이]를 원작으로, 해머 영화사가 만들어놓은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고딕 호러에 가까운 영화다. 허나 영화는 고골리의 [비이]하고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외려 이 영화는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나 무르나우의 노스페라투를 닮아있는데 우선 마녀와 영주의 딸의 존재가 분리가 되었으며 신학생 무등을 타고 달리..

악마의 등뼈 [El Espinazo Del Diablo / The Devil's Backbone] (2001)

악마의 등뼈 (0000)The Devil's Backbone 8.2감독길예르모 델 토로출연마리사 파레데스,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페데리코 루피, 호세 마누엘 로렌조정보공포 | 멕시코 | 106 분 | 0000-00-00 기예르모 델 토로의 [악마의 등뼈]는 유령의 기원과 감정을 논하며 시작한다. 그는 여기서 "죽은 건 어쩌면 살아있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정의한다. 도입부의 내레이션에서 알 수 있듯이 델 토로의 유령들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유령들처럼 산 자의 장소와 자신의 흔적을 서성이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렇다면 왜 [악마의 등뼈]의 유령 소년 산티는 산 자의 공간을 서성이고 있는 것일까? 확실히 집어야 할 부분이 있다. 기요시의 유령들이 지극히 도회적인 공간에 배치되어 있었다면 델 토로의 유령들은 ..

헬프리스 [Helpless] (1996)

헬프리스 (2000)Helpless 4.5감독아오야마 신지출연미츠이시 켄, 이사야마 히로코, 츠지 카오리, 아사노 타다노부, 사이토 요이치로정보범죄 | 일본 | 80 분 | 2000-03-00 아오야마 신지의 데뷔작 [헬프리스]는 키타큐슈 상공을 날아다니는 조감 샷으로 시작한다. 허나 이 영화는 그런 시작과 달리 얼마 안 되는 장소를 옮겨다니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첫 영화답게 돈은 별로 들인 티가 안 보이고 장소는 한정되어있는데다 인물들도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 이 영화는 그러나 어떤 팽팽한 긴장감이 도사리고 있다. 1989년 여름 키타큐슈. 야스오라는 야쿠자가 형기를 마치고 키타큐슈로 돌아와 죽은 보스를 찾는다. 하지만 옆에서 진실을 알려줘도 야스오는 그 사실을 믿지 않고 오히려 잔인한 폭력을 휘..

스플라이스 [Splice] (2009)

스플라이스 (2010)Splice 5.2감독빈센조 나탈리출연애드리언 브로디, 사라 폴리, 델핀 샤네끄, 아비게일 추, 데이빗 휴렛정보SF, 판타지, 스릴러 | 캐나다, 프랑스, 미국 | 104 분 | 2010-07-01 큰뿌리: 그래서 돌아왔습니다.폴라곰: 이번에 같이 리뷰할 작품은 [스플라이스]이군요. 큰: 뭐 그렇죠. 감독은 빈센초 나탈리인데 세련되고 기발한 호러 데뷔작인 [큐브]로 한때 큐브 열풍을 불게 했던 장본인입니다. 정작 본인은 속편를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지 잽싸게 [큐브]를 떠나 새로운 영화들을 하나 둘 씩 만들었죠. 다만 영화 제작에 좀 난항을 겪는 스타일인지 이번 [스플라이스]하고 [낫씽] 사이엔 6년이라는 공백이 있었습니다. 논 건 아니였는데...폴: 영화계엔 그런 감독들 많죠.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