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리뷰 221

가족의 친구 [L'amico di famiglia / The Family Friend] (2006)

가족의 친구 Friend Of The Family 0감독파올로 소렌티노출연파브리지오 벤티보글리오, 라우라 치아티, 지아코모 리조, 마르코 지아리니, 루이자 드 산티스정보드라마 | 이탈리아 | 102 분 | - 파올로 소렌티노의 [가족의 친구]는 제목부터 하나의 은유다.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분', '높으신 그 분', '어른의 사정' 같은 뉘앙스를 띄고 있는 관용구라고 할까. 소렌티노는 제목부터 관용구를 말하는 발화자와의 관용구 간의 묘한 관계를 드러내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영화는 어떤 묘한 관계를 말하려고 하는가? 시놉시스와 제목을 읽어본 사람이면, 이게 뭘 은유하고 있는지를 쉽게 알아차릴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도입부에서 그 은유가 뭔지 명백하게 드러내고 시작한다. 머리만 파묻..

팔로우 [It Follows] (2014)

팔로우 (2015)It Follows 6.5감독데이빗 로버트 미첼출연마이카 먼로, 린다 보스톤, 케어 길크리스트, 올리비아 루카르디, 제이크 웨어리정보공포 | 미국 | 100 분 | 2015-04-02 데이비드 로버트 미첼의 [팔로우]의 도입부는 그야말로 효율적이다. 우선 미첼은 디트로이트라는 분명한 공간을 설정해놓고 롱테이크로 애니라는 희생자의 동선을 집요하게 반복한다. 이를 통해 카메라가 따라다니고 있는 인물의 심리가 안정되지 못하고 무한한 반복을 통해 이 영화의 운동 이미지가 일종의 순환 구조를 이룰것이라는걸 명백하게 한다. (이 점에서 [팔로우]의 도입부는 철창 안에 갇혀 바이크 쇼를 벌이는 장면으로 열였던 데릭 시엔프렌의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랑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수 있을 것..

더 울버린 [The Wolverine] (2013)

더 울버린 (2013)The Wolverine 5감독제임스 맨골드출연휴 잭맨, 오카모토 타오, 후쿠시마 릴라, 사나다 히로유키, 스베틀라나 코드첸코바정보액션, SF | 미국 | 129 분 | 2013-07-25 2015/02/08 - [Go To Fly/만화] - 울버린 [Wolverine] (1981)제임스 맨골드의 2013년작 [더 울버린]은 [라스트 사무라이]처럼 일본 무사도 정신을 주 소재로 다루고 있는 영화다. 한국 제목에서는 알 수 없지만 일본에서는 SAMURAI라는 제목을 붙이면서 그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더 울버린]은 어떻게 그 정신을 구체화하고 있는가?먼저 [더 울버린]은 [엑스멘]이라는 마블의 만화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실사 영화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라는걸 밝혀둬야 되겠다..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 (1988)

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 9.5감독시드니 루멧출연리버 피닉스, 크리스틴 라티, 주드 허쉬, 조나스 애브리, 마사 플림튼정보범죄, 드라마 | 미국 | 115 분 | - 시드니 루멧의 [허공의 질주]의 도입부는 로버트 맥기가 정석적인 시나리오라고 할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 소년의 평범한 일상에서 출발한 이 장면은 컷을 넘길수록 정보를 제한하고 인물들의 행동에 여분의 모호함을 더해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런 미스터리가 극에 달했을 무렵, 영화는 재빠르게 상황을 설명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긴장감과 흥미를 만들어낸다. 평범한 소년의 일상에서 1960년대 신좌익 테러리스트의 후일담과 연결되는 도입부는 간결하면서도 매혹적인 터치로 그려지고 있으며 시드니 루멧의 연출 역시 그 ..

리바이어던 [Leviathan] (2012)

리바이어던 Leviathan 6감독루시엔 카스탱 타일러, 베레나 파라벨출연데클란 코닐리, 조니 갓콤브, 아드리안 귈레트, 브라이언 자넬, 클라이드 리정보다큐멘터리 | 프랑스, 영국, 미국 | 87 분 | - 고프로에서 만든 히어로라는 카메라가 있다. 몸이나 다른 곳에 부착할수 있는 소형 카메라로 극단적인 광각을 통해 얻은 시야폭과 극한의 상황에서도 작동할수 있는 카메라인데, 발매 이후 스포츠/액션 캠코더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되었다.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져볼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카메라들은 인간의 지각 체계에 맞춰 대상과 어느정도 거리를 두고 촬영해왔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아무리 격렬하게 움직인다 해도 기본적으로 '대상'을 인지할수 있을 정도였거나 짧게 만들어져 다음 컷의 지각을 방해하지 ..

인톨러런스 [Intolerance] (1916)

인톨러런스 Intolerance 6.8감독D.W. 그리피스출연샘 드 그라세, 베시 러브, 툴리 마샬, 도널드 크리스프, 랄프 루이스정보드라마 | 미국 | 163 분 | - D.W.그리피스는 여러모로 원죄같은 이름이다. [대열차강도]와 [달나라 여행]에서 태어난 내러티브 영화의 예술은 D.W.그리피스에서 본격적으로 마술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그리피스는 한 장면에 한 씬이 아니라, 다양한 컷으로 장소와 시간을 줄였다 늘리는걸 본격적으로 영화에 도입했다. [대열차강도]나 [달나라 여행]가 컷 하나에서 자기완결되어 다음 장면의 시퀀스로 넘어가는 수준이였다면 [국가의 탄생]에서 D.W.그리피스는 한 컷이 다른 컷과 연계되어 하나의 시퀀스를 구성하게 되는 혁명을 선보였다. 하지만 동시에 D.W.그리피스라는..

맵 투 더 스타 [Maps to the Stars] (2014)

맵 투 더 스타 (2014)Maps to the Stars 6.1감독데이빗 크로넨버그출연줄리안 무어, 미아 와시코브스카, 사라 가돈, 존 쿠색, 로버트 패틴슨정보미스터리, 스릴러 | 캐나다, 미국, 독일, 프랑스 | 112 분 | 2014-12-25 헐리우드를 다루고 있는 미국 영화는 이미 많이 나왔다. 그 유명한 [스타 탄생], [선셋 대로]라던가 [이브의 모든 것] 같은 걸작들이 있었고 최근으로 가면 [플레이어]라던가 [헐리우드 엔딩] 등등이 있다. 어느쪽이든 이 화려한 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대부분 멜로드라마거나 건조한 풍자극이였다. 화려함에 빠진 사람들의 과잉된 감정을 그리거나 아니면 그 화려함에서 한 발 떨어져 조롱하거나. [코스모폴리스]에서 자본주의의 지옥도를 유랑하던 크로넨버그가 [맵 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A Space Odyssey 8.4감독스탠리 큐브릭출연케어 둘리아, 개리 록우드, 윌리암 실베스터, 다니엘 리치터, 레오나르드 로시터정보SF, 어드벤처 | 영국, 미국 | 139 분 |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SF 영화의 걸작으로 꼽으라면 항상 꼽히는 영화였다.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 걸작에 대한 평가는 드높아지고 있다. 무수한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언급하고 심지어 어떤 장면은 광고나 만화에도 차용되어 모르는 사람들조차 알 정도가 되었다. 그렇다면 이게 '정석적'인 걸작인가? 몇몇은 그게 무슨 말이냐고 질문을 던질지도 모른다. 분명 우주 장면의 저중력 묘사라던가 우주선이 보여주고 있는 디테일은 시대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와 ..

나의 아저씨 [Mon Oncle / My Uncle] (1958)

나의 아저씨 My Uncle 9감독자크 타티출연자크 타티, 장 피에르 졸라, 아드리안느 세르반티, 루시엥 프레지스, 베티 슈나이더정보코미디 | 프랑스, 이탈리아 | 117 분 | - 자크 타티의 [나의 아저씨]의 도입부를 장식하는 것은 개다. 우리는 별다른 설명 없이 개들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놀고 있는동안 한 남자가 등장해 그들과 놀아주는걸 보게 된다. 타티는 이 장면에 대사를 넣지 않는다. 대신 키가 큰 멀대같은 남자가 자전거를 출근을 하고 일상을 즐기는 장면을 넣는다. 그러면서도 귀신같이 프레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타이밍들을 조절해 어떤 이완과 수축으로 이뤄진 하나의 장관을 만들어낸다. 느긋할 정도로 헐렁하고 순진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조밀하게 짜여진 [나의 아저씨] 도입부는 곧 ..

소매치기 [Pickpocket] (1959)

소매치기 Pickpocket 8감독로베르 브레송출연마틴 라살, 마리카 그린, 장 펠레그리, 돌리 스칼, 피에르 레이마리정보범죄, 드라마 | 프랑스 | 75 분 | - 로베르 브레송의 [소매치기]는 [무셰트]가 그랬던 것처럼 선언으로 시작한다. 이 영화는 스릴러가 아니라는 걸 밝히면서 한 청년의 죄의식을 다룰것이라고 선언한다. 그 뒤 우리는 가난한 청년 미셸이 등장해 소매치기를 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걸 듣는데, 미셸은 행동하지 않는 자에 대해 결별을 선언하면서 그는 '행동'하겠다고 말한다. 그 후 우리는 미셸이 무슨 행동을 할때마다 자신의 생각을 내레이션을 들려주는걸 듣게 된다. 이렇게 섬세하게 짜여진 내레이션와 미셸의 방에 등장하는 책을 보면 알겠지만 미셸은 책을 읽는 젊은 청년 지식인이다. 청년 지식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