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벤처 14

더 라스트 가디언 [人喰いの大鷲トリコ / The Last Guardian] (2016)

(누설이 있습니다.) 우에다 후미토는 걸작 [완다와 거상]을 내놓은 뒤, 10년 이상을 침묵해왔다. 그의 신작 [더 라스트 가디언]은 원래 PS3로 나올 게임이었으나, 계속 미뤄졌다. 심지어 PS4 런칭작으로도 선정되지 않았을 정도니깐. 우에다 후미토 본인은 이미 개발을 다 해뒀다고 말했지만, 게이머들에게 [더 라스트 가디언]은 불로초나 다름 없는 존재였다. 다행히 2015년부터 발매 계획이 잡히기 시작하더니, 2016년 본격적으로 공개되었고 그해 연말 게임이 나왔다. 우선 우에다 후미토 팬들이라면 이 게임이 [이코]와 [완다와 거상] 어디에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답은 [이코]다. [완다와 거상]은 극도로 단순화된 오픈 월드에 플레이어를 던져놓고 보스를 차례대로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퍼즐화하는 신선한 ..

Fight Test/리뷰 2017.11.29

머시너리움 [Machinarium] (2009)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의 유산들로 빚어진 정파 어드벤처. 사후적으로 보면 [미스트], [가브리엘 나이트 3]와 [그림 판당고], [오미크론] (1990년대 중후반을 전후로) 이후 이야기와 퍼즐로 승부하는 순수한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는 주류 게임계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화려한 그래픽과 자극적인 게임 디자인을 선보이는가로 승부를 거는, 3D-HD 게임 시대에 이야기와 순수한 두뇌싸움으로 일관하는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를 주류 게임 시장에 내놓는다면, 그건 개그로 오해받기 쉽다. [헤비 레인]과 [앨런 웨이크], [하프 라이프 2]가 웅변하듯이 어드벤처도 급속도로 하이브리드화 되가고 있다. 하지만 [헤비 레인]처럼 헤비한 모션 캡처를 할 수 없는 창조적인 제작자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직도 이 ..

Fight Test/리뷰 2010.07.14

Braid.

요새 하고 싶은 게임입니다. 2008년 게임계를 휩쓴 게임 중 하나라고 하죠. 장르는 퍼즐 어드벤처라고 합니다. 2008년에 휩쓴 게임 대부분이 콘솔이여서 못하는 와중에, 이 게임은 PC로 나온다고 해서 빼앗긴 PC에게도 광명은 오는가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XBOX LIVE로 선보였습니다. 스샷에서 보시듯 자막 한글화 되었습니다.) 게다가 PC판도 한글화가 이뤄진다고 하니 더더욱 좋네요. 안타깝게도 3월말에서 4월 11일로 연기됬지만... 나오면 지를 겁니다. :) 그리고 리뷰 연타면 모님이 좋아하겠지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야호 오늘도 포스팅 완료!)

Fight Test/잡담 2009.04.05

호텔 더스크의 비밀 [ウィッシュルーム 天使の記憶 / Hotel Dusk: Room 215] (2007)

My Night At Hotel Dusk [어나더 코드]라는 DS 어드벤처 화제작을 만든 일본 제작사 싱의 2007년 어드벤처 게임 [호텔 더스크의 비밀]은 친숙한 설정 두 가지에서 시작됩니다. 바로 필름 느와르풍 미스터리와 초현실적인 호텔 괴담이죠. 1979년 12월 28일 미국 서부 지역, 3년전에 일어난 친한 동료의 배신의 이유를 알 수 없어 괴로워하는 전직 형사 카일 하이드는 일 때문에 온 네바다 주에 있는 호텔 더스크에서 소원을 들어주는 방에 대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여기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도 뭔가 숨기는 게 있어보이고... 스토리를 보면 전형적인 장르물 같습니다만, [호텔 더스크의 비밀]은 정 딴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범죄와 비밀 같은 소재를 다루지만 어두컴컴한 느와르물이나 본격..

Fight Test/리뷰 2009.03.01

[프리뷰] 에메랄드 시티 컨피덴셜 [Emerald City Confidential] (2009)

오즈의 도시에서 여탐정인 페트라는 오랜 숙적인 사자의 뒤를 쫓다가 허탕을 친 뒤, 어떤 중년 여성에게 남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그 중년 여성은 40년전 오즈에 온 도로시였고, 페트라는 그녀의 의뢰를 받으면서 복잡하게 뒤얽힌 에메랄드 시티의 비밀을 파헤치게 되는데... 블랙웰 연작으로 유명한 와드젯 아이 게임즈의 신작 에메랄드 시티 컨피덴셜은 처음으로 오리지널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서 미국인들의 아이콘 중 하나인 오즈의 마법사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원작이 있는 이야기를 택하긴 했지만, 이야기를 다루는 손놀림은 여전히 와드젯 (및 데이브 길버트)스럽습니다.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유머가 있는) 느와르물이죠. 이런 선택은 의외로 원작과 잘 어울립니다. 사실 원작도 어두운 구석이 많았죠. 원..

Fight Test/잡담 2009.02.27

네버엔딩 라이트: 파트 1 [Neverending Light: Part 1] (2009)

지금 뒤돌아 보지 마라 (1/3) 여자 친구 애너벨과 함께 동굴 탐사 체험을 간 주인공. 체험 안내원은 이벤트를 위해 전기를 끊습니다. 하지만 다시 불을 켜니 동굴 안은 지옥으로 변해있는데... 네버엔딩 라이트는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잘 만든 인디 웹 호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분명 영화 [디센트]의 영향이 명백해보이지만 효과적으로 짜여진 이야기, 훌륭한 게임 디자인, 간결해서 좋은 조작법, 한 곡뿐이지만 잘 작곡된 배경 음악 등 웹게임이라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상당히 좋은 퀄리티를 뽑아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암울하고 무력한 분위기와 섬뜩한 묘사를 적절히 안배하고 있는데,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특히 마지막은 이런 연출이 극에 달하는지라, 플레이하다가 헉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이 게임이 선사하는 공포의 뒷..

Fight Test/리뷰 2009.02.15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East Side Story]

일상의 나른함 속에 숨어있는 미스터리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캐롤 리드라는 여성 탐정을 내세운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그 시리즈의 4번째에 속합니다.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캐롤 리드에게 휴가를 간 정원사가 편지를 보냅니다. 정원사 친구의 집에 누군가 침입했다며 조사를 부탁하는 편지를 읽고 캐롤 리드는 조사에 나서는데... MERSCOM이라는 비교적 규모 있는 인디 게임 배급사에서 배급을 담당했지만, 이 게임의 만듬새는 소박합니다. 먼저 게임의 UI나 구성이 90년대 1인칭 어드벤처 게임 풍입니다. 하다보면 향수마저 들 정도입니다. 소박함의 근원으로 이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와 인물들 그래픽을 실사 사진으로 처리한 점도 들 수 있겠네요. 등장 인물들도 거창하지 않고, 동네 사람들 같..

Fight Test/잡담 2008.08.19

스무즐 씨 넛소로 가다! [Mr. Smoozles Goes Nutso!] (2006)

유쾌한 아인스 씨, 실패한 절충주의라는 함정에 빠지다 [스무즐 씨, 넛소로 가다!]는 [브로큰 스워드] 등 유명한 어드벤처 게임 디자인에 참여했던 영국인인 스티븐 아인스 씨가 설립한 회사인 Juniper Game에서 만든 첫 작품입니다. 대략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구에 외계인이 침략하고, 주인공 에드의 친구인 스무즐 씨가 외계인의 광선빔을 맞고 유쾌해져(...) 총을 마구 쏘고 다닙니다. 에드는 스무즐을 제정신으로 돌려놓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요? 스티븐 아인스 씨(글)와 스테파노 콜라비니 씨(그림)의 원작 만화 캐릭터에 바탕을 둔 게임 플롯은 좀 어정쩡한 느낌입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염두에 둔 것 같았는데, 그에 못 미치는 느낌입니다. 단 캐릭터들은 아기자기하면서도 영..

Fight Test/리뷰 2008.07.07

Beast Within

오랜만에 어드벤처 게임을 잡아 보고 싶어서 플레이 하고 있습니다. 이거 뭥미?라는 분들을 위해 잠시 부연 설명을 하자면, 가브리엘 나이트는 90년대에 나온 명작 시에라 어드벤처 시리즈 게임입니다. 장르는 오컬트 미스테리 물. 제가 플레이 하고 있는 건 96년에 나온 2편입니다. 시리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여기 가서 보시길. 전반적인 퍼즐이나 게임 디자인은 좋습니다. 다만 난이도가 높더군요. 녹음기 퍼즐은 신선했지만 대략 난감했고, 비선형 진행이라 진행에 필요하지 않은 장소도 갈 수 있어서 난이도가 높아지더군요. 어쩔수 없이 공략 필수입니다. 그런데... 플레이 하다 보니 세월의 흐름이 안타깝게 느껴지더군요. 화질 좋지 않은 동영상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아픕니다. FMV는 확실히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Fight Test/잡담 2008.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