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42

The Kinks - Two Sisters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 정말로 킹크스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브리티시 인베이전 밴드들은 왠만해서는 다 좋아하지만 그 중 각별히 아끼는 밴드는 킹크스인 것 같습니다.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더 후가 만인의 연인이여서 몰래 먹는 꿀딴지 같은 매력이 없다면, 킹크스는 정말 '아 정말 더 알리고 싶은데 왠지 다들 알게 되면 손해볼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어서 괜시리 좋습니다. (그러면서 왜 이 포스팅을 쓰냐고 물어보면 그저 웃지요.) 심지어 돈 아까워서 안 하는 판본 갈아치우기 스킬을 처음 시전한 것도 킹크스였습니다. (지금 그 판본은 모 버섯 기자님 집에 있...) 킹크스는 정말 멜로디를 기똥차게 뽑아내는데다, 현실을 꿰뚫는 위트가 뭔지를 압니다. 예전에 사놓은 [Something Else by Kinks]에..

20번째 연말

2010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연말 리스트만 정리하면 정말 얼마 안 남은 거네요. (웃음) 그 사이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잔인한 일도 많았고, 상처받은 일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전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더욱 노력해야 되는거겠죠. 그 축복을 차버리지 않기 위해서. 요새들어서 내가 그 동안 노력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행히 올해는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계획들을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막연한 수준이지만 내년엔 그 계획들이 빛을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2010년 마무리 잘 하시길. (저는 내일도 모레도 출근합니다 뷁)

20101222 근황

1. 내일부로 학교도 방학에 돌입. 이제 애들은 적게 오겠군요... 2. 연말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정말 옳게 사는게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그 길을 올바르게 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요새 자꾸 듭니다. 이 부분은 그 동안 트위터에 올렸던 성찰의 종합이자 결론이 될 듯 합니다. (물론 계속 비슷한 성격의 트윗을 올리긴 하겠지만...) 전 완벽한 성인군자는 아닙니다. 짜증이나 화도 내고, 참을성 부족하고, 다소 이기적인 부분도 있고, 지나치게 관심을 끌고 싶어하는 마음도 있고, 친구도 적고, 그렇습니다. 전 부족하고 형편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giantroot가 있어서 나에게 플러스 효과를 미치는구나", "giantroot는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소 과도할지도 모..

The xx vs. Animal Collective

(제목은 일종의 낚시니 넘기시고...) 1개월 전 제 트위터에도 적었지만, 요새 한국 해외 인디 록 팬들을 관찰해보니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The xx 팬하고 애니멀 콜렉티브 팬의 공통분모가 굉장히 적은데다 은근히 신경전이 있다는 점이죠. (뭐 향뮤직의 댓글란의 조그마한 신경전이나 인디 록 커뮤니티, 블로그, 트위터에서 나오는 개인적 의견 정도죠.) 물론 저처럼 둘 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 둘의 팬이 별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은 흥미로웠습니다. 두 밴드 모두 영국과 미국에서 2009년 가장 많은 하이프를 받은 밴드이라는 점도 그렇고요. 이 좁은 한국에서도 이렇다면 해외도 비슷비슷할거라 봅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습니다. 이 포스팅은 1개월 전 트윗의 발전 버전이라고..

[Year-end list] 2000-2009년 괜춘했던 해외 영화 45편

2009/12/25 - [headphone music] - [Year-end list] 2000-2009년 괜춘했던 해외 앨범 55장. 2000년대 해외 음반을 정리하다보니, 2000년대 해외 영화를 정리해보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도 도도도도 정리했습니다. 45편 정도 나오더라고요. 저번에 올렸던 2000년대 해외 음반 리스트처럼 이 리스트도 딱히 공신력은 없습니다. 개인적 취향에 따른 정리랄까요. 그래도 객관적인 완성도를 무시하진 않았습니다. 적어도 막 심각할 정도로 후지거나 '이거 완전 개막장이네' 이런 말이 나올만한 영화는 없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구십구프롭니다. (웃음) 한 감독 당 한 편씩을 뽑았지만 딱 두 개 예외가 있습니다. 하나는 너무 좋아서 포함했고, 하나는 한 ..

Deeper Into Movie 2009.12.27

Article for the Masses.

이제 사이트 메인에 공개됬으니 이야기 해도 상관 없겠죠. 요새 또다시 DVD 리뷰 사이트(아시는 분은 알겠지만)에 원고 청탁을 받아 글을 썼습니다. 뭐 학교 잡지에 글을 싣는건 몇 번 해봤지만, 익명의 다중을 대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저번 블러드+ 리뷰 이후 두 번째네요. (해당 글 역시 블로그에 올릴 예정입니다.) 솔직히 전 적응이 안됩니다. 제 엉성한 글이 멋지게 편집되어 사람들 보기 좋게 올려져 있다는 점, 그것을 보고 사람들이 어떤 상품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고 반응을 보인다는 게 아직까지도 정말 적응 안 됩니다. 그리고 제 글이 무지무지 허접한데 (냉정하게 말하죠. 제 글, 아직 덜 여물었습니다.) 한 사이트를 대표하는 리뷰글로 적합한가? 이런 고민도 뭐 조금 있습니다. 불평하는 건 아닙니다. ..

[짧은 글] 지금 가장 쓰기 어려운 글.

바로 음악에 대한 글입니다. 사실 영상에 대한 글은 꽤 오랫동안 써왔고, 나름대로 글 쓰는 패턴이 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감은 잡힌다고 할까요. (그래도 다시 보면 *오질나게* 쪽팔리는건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러나 음악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면 뭐라고 써야 할지 난감합니다. 분명 이 음악은 이런 점이 두드러지는군,라는 건 알겠는데 한창 열심히 쓰다보면 어느새 유치찬란한 형용사와 단어들의 남발로 범벅이 되어있습니다. 아악! (제일 쪽팔렸던건 대학 시험때 그걸 가지고 면접관과 이야기를 나눈 것. 정말 온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직 전 음악의 요소들을 글로 풀어내는데 미숙한 것 같습니다. 사실 2000년대 중반부터 겨우 음악에 대해 뭐라 쓰기 시작..

오테커Autechre(를 빙자한 폐쇄적인 음악 장르에 대한 단상)

본격_임제렘님에게_오테커_앨범_추천받기용_포스트.txt....는 아니고. (그런 의도도 좀 있지만ㅋ) 저번에 그리즐리 베어Grizzly Bear 신보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 밴드가 Warp 레이블 소속이였다니?"라고 적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 그리즐리 베어 이전 제 머리속의 Warp 레이블은 하이테크한 골방 테크노 뮤직을 하는 레이블였습니다. 아마 그런 편견을 가중시킨 뮤지션을 뽑으라면 역시 에이펙스 트윈Aphex Twin과 스퀘어푸셔Squarepusher일것 같습니다. 둘 다 복잡하게 비비꼬인 리듬, 때론 귀를 찢는듯한 과격한 비트, 글리치라고 불리는 분절음, 첨단 도시를 그리는 듯한 사운드스케이프 그리고 크리스 커닝햄(?) 등을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죠.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둘은 Warp 레이블의 ..

게임의 법칙을 모르는 사람들과 고해성사

(진지한 글입니다.) 요새 드는 생각인데, 이명박을 위시한 몇몇 사람들은 게임의 법칙을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법칙은 단순하다. 상대방을 인정할 것.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부정하고, 상대방이 없애려고 죽어라 삽질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상대방이 없어졌다면 세상은 정말 쉽게 통일이 됬을것이다. 게다가 더 미칠 노릇은 그런 삽질을 하면서도 뭘 잘못했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나에 대해 말해보자면, 나도 솔직히 할말은 없다. 난 성질이 급하고 토론 하는 데 좀 미숙하다. 종종 울컥하는 성질을 완전히 버리지 못했다. 여기서 고백하는데, 나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해 상처받은 많은 사람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 제발, 게임의 법칙은 좀 지키자. 당신들은 나라와 사회를 책임지는 사람들 아닌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