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리뷰 94

일렉트릭 박스 [Electric Box] (2009)

Electric Puzzle → Brain on Fire 일렉트릭 박스는 굉장히 정통적인 퍼즐 게임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이템을 적절히 써서 기계를 작동시키기' (ex.[요절복통 기계]) 류죠. 게임 목표도 단순해서 주어진 도구를 적절히 배치해서 해당 위치에 있는 전원을 연결해야 하는게 전부입니다. 간단하고 기본에 충실한 게임 디자인에 비해, 게임은 꽤 어렵습니다. 후반 가면 굉장히 비비꼬이게 퍼즐을 설계해놓는 바람에 애 먹기 일쑤입니다. 스테이지 12를 클리어하는데 10분 이상이나 걸렸습니다. (...) 그 점만 빼면 난이도 밸런싱 자체는 무난합니다. 성실하게 잘 만든 게임이고, 그래픽 및 음악 역시 준수하지만 15레벨 밖에 없는 다소 적은 스테이지 수가 마음에 걸립니다. 퍼즐 게임의 핵심 요소인..

Fight Test/리뷰 2009.03.12

돈 룩 백 [Don't Look Back] (2009)

神曲 콩그리게이트에서 지원한 [돈 룩 백]은 1980-90년대 풍 아케이드-플랫포머 게임입니다. 그에 따라 조작키도 단순하고, 그래픽과 음악 역시 아타리 풍의 단순함으로 치장되어 있습니다. 그 시절 플랫포머 게임들이 그렇듯, 이 게임 역시 시스템 자체는 단순하지만 좀 짜증나게 어렵습니다. 꽤 부조리한 레벨 디자인도 많아서, 아마 하시면서 엄청나게 죽으실 겁니다. 하지만, 단순한 외피에 비해 게임의 분위기와 (숨겨진) 스토리는 우울하고 진지합니다. 어찌보면 분위기로 승부한다 할 수 있는데 그 분위기가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특히 마지막 결말은.... 힌트를 드리자면 무척 원형적인 이야기입니다. 게임 디자인이 어렵고, 부조리한 편이긴 하지만 분위기와 이야기 때문이라도 잡아볼 가치가 있는 게임입니다. PS.저희..

Fight Test/리뷰 2009.03.11

글로브트로터 XL [Globetrotter XL] (2009)

Around The World [글로브트로터 XL]은 무척 간단한 게임입니다. 세계의 도시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마우스로 콕 클릭하면 됩니다. 장르를 굳이 정하자면 캐주얼-퀴즈 게임 정도 되겠죠. 물론 시간 제한도 있으며, 레벨 개념도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 난이도는 의외로 까다롭습니다. 물론 아주 유명한 도시도 나오지만, 대부분 별의별 희한한 도시 이름들도 마구 튀어나옵니다. 프랑스령 기니 수도가 어디있는지 아시는 분? 아마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이 게임은 이런 식입니다. 그나마 영토가 마우스 포인트만한 나라는 쉬운 편이지만, 그 이상 되면 조금 난감해집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게임은 지리 교육용으로도 톡톡히 그 효과를 발합니다. 틀린 곳을 클릭하면 정확한 도시 정보와 함께 틀린 곳까지 거리를 표..

Fight Test/리뷰 2009.03.05

체인질링 [Changeling] (2008)

(딱히 주절주절 제 생각을 늘어놓기에는 좀 그래서 그냥 간단리뷰 형식으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1. 오늘 보고 왔습니다. 사실 보러 가면서 다소 '이거 실망하고 나오는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14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군소리 없이 화면에 집중해버렸습니다. 2. [밀양]처럼 아이를 유괴로 잃은 어머니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체인질링]은 그러나, [밀양]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밀양]이 구원과 믿음이라는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면, [체인질링]이 건드리는 주제는 폭 넓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사회의 모순을 통렬하게 고발하기도 하고, 원죄를 범한 인간의 비통함을 조용히 다독이기도 하고, 절망 속에서도 끝없이 포기하지 않는 자의 눈물겨운 투쟁에서 의미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비중을 따지자면 ..

[간단리뷰] 마이 언트 메리 - Circle

그냥 팝이기에, 빛나는 음악 마이 언트 메리를 접한 것은 [Just Pop]이라는 앨범이였습니다. 앨범 전체가 훌륭한 훅을 가지고 있었던 이 앨범은 언니네 이발관이나 델리스파이스 같은 기타 팝의 자장에 속하면서도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전 이들의 일상을 다루면서도 상큼하고 건강한 감수성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그들의 신보인 [Circle]은 그들이 성실하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이번 [Circle] 앨범은 [Just Pop] 때보다는 앨범 위주의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접할때는 다소 약하다는 인상이 들수도 있는데 앨범을 찬찬히 듣다 보면 결코 훅이 약해진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Just Pop] 때처럼 속된 말로 ..

망념의 잠드 22화까지 소감

-22화까지 감상 완료했습니다. 완벽하게 에우레카 7의 거울쌍 같은 작품이군요. 에우레카 7이 절대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면, 망념의 잠드는 슬픔이라는 소재로 >비슷한 이야기를풀어나갑니다. 이 둘이 얼마나 다른지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사람이 적게 죽었던 에우레카 7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죽습니다. -보면서 [칠드런 오브 멘]이 생각났습니다. 희망도 꿈도 없는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안간힘을 쓰며 빛을 향해 찾아나가는 인간군상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 만합니다. 이 애니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모두 증오, 분노, 혹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감정들은 잘못하면 값싸고 신파적으로 그려질수 있죠. 그런데 [망념의 잠드]는 그것을 몇몇 애니들이 자주 빠지는 쓸때..

Real Motion/잡담 2009.01.16

부족장과 호랑이 (2008)

단순한 꼬리 잡기의 신선한 응용 가끔 원초적인 것이 사람들의 흥미를 사로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복고풍 개러지 록 유행이라던가, 최근 다시 불기 시작한 테트리스 열풍이나 모두 단순함과 원초성을 내세워 이득을 보았습니다. 이번 대한민국 인디게임 2008년 은상을 받은 부족장과 호랑이 역시 그런 게임의 원초성을 독특하게 살려낸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는 '뱀꼬리게임' 스타일 입니다. 플레이 캐릭터를 움직여 캐릭터를 쫓아오는 호랑이들을 우리에 넣거나, 아이템을 이용해서 한꺼번에 처리해버리는 거죠. 조작키도 설명이 필요 없을정도로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처음이야 쉽게 시작하지만, 점점 난이도 올라갈 수록 방향이나 호랑이의 수, 호랑이가 달려드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

Fight Test/리뷰 2008.11.28

[간단리뷰] MGMT - [Oracular Spectacular]

-일단 오브 몬타리올의 'Suffer for Fashion' 좋아하신다면 이 앨범 역시 좋아하실 겁니다. 즉 사이킥싸구려신디사이저디스코글램팝 좋아하시면 이 앨범에 빠질 가능성 100%. -딴 건 몰라도 데이빗 프리드만 프로듀싱 참 좋아합니다. 플레이밍 립스, 델가도스(건슬링거 걸 1기 오프닝을 담당한 그 밴드)같은 밴드 곡들에 드러나는 째질듯한 사이키 현악 세션은 확실히 독특하고 좋아합니다. MGMT 앨범 역시 그의 센스가 여과없이 드러나고요. -'Time to Pretend'는 올해의 싱글감. 오브 몬타리올과 비지스, 플레이밍 립스 이 세 그룹이 한꺼번에 블렌딩 된 듯한 양질의 튠이 쏟아져 나옵니다. 문제는 뮤직비디오가 All your base are belong to us 삘 난다는 거ㅠㅠㅠㅠㅠㅠㅠㅠ..

[프리뷰] 다위니아

It came from another world.... teaser preview 다위니아는 Introversion이라는 영국 인디 제작사에서 2004년에 만든 게임입니다. 발매 당시 상당히 화제가 됐고, 플레이 하고 싶었으나... 당시 사양이 안되서 플레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게임이 구작이 되고 멀티위니아가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올 즈음 우연히 리뷰카피를 받아서 플레이하게 됬습니다. 1시간 정도 플레이 했는데,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온 게임 같습니다. 내용을 잠시 적자면, 다위니아라는 세계에 들어온 주인공은 어떤 박사에게 부탁을 받는 걸로 시작합니다. 전반적인 게임 디자인은 [블랙 앤 화이트]와 비슷합니다. 전지전능한 신의 입장에서 구성원들을 컨트롤하고, 세계를 가꿔나가야 하는거죠. 많이 플레..

Fight Test/잡담 2008.05.05

4월 한 달 동안 본 영화 간단리뷰

5월도 시작됬으니 4월달에 본 영화들을 간단히 정리해봤습니다. 의외로 많이 봤네요 후덜덜;;; 1.[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흥행 실패한 이유가 딱 눈에 보이던 영화였습니다. 전반적으로 박찬욱식 키치적 센스를 극단적으로 밀고나간 느낌이였습니다. 초반부에는 그 다운 재기발랄함과 현란함으로 재미있었지만(닭살 성우의 계시 라디오는 꽤 훌륭했음), 뒤로 갈수록 약간 처지더군요. 좀더 길었으면 영화가 재앙이 됬을듯... 거기다가 신세계 병원 환자들의 캐릭터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느낌이였습니다. 다만 배우들은 무척 좋았습니다. 임수정은 그야말로 후덜덜한 수준이고(오늘의 교훈: 틀니는 위대하도다), 비의 연기도 안정적이였습니다. 2.[밀양]은 리뷰로 길게 써보고 싶어서 생략합니다만은... 두가지 코멘트를 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