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팝이기에, 빛나는 음악
마이 언트 메리를 접한 것은 [Just Pop]이라는 앨범이였습니다. 앨범 전체가 훌륭한 훅을 가지고 있었던 이 앨범은 언니네 이발관이나 델리스파이스 같은 기타 팝의 자장에 속하면서도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전 이들의 일상을 다루면서도 상큼하고 건강한 감수성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그들의 신보인 [Circle]은 그들이 성실하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이번 [Circle] 앨범은 [Just Pop] 때보다는 앨범 위주의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접할때는 다소 약하다는 인상이 들수도 있는데 앨범을 찬찬히 듣다 보면 결코 훅이 약해진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Just Pop] 때처럼 속된 말로 '확 땡기는 곡'의 숫자는 줄었습니다.
이런 전략은 종종 전곡의 몰개성화라는 단점을 낳기도 하는데, 마이 언트 메리의 신보는 이런 단점을 훌륭하게 피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곡을 계속 들어보면 단지 걸진 싱글의 수가 줄어들었을 뿐이지 앨범으로써 짜임새는 괜찮습니다. 곡 개별개별의 완성도도 이들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기본 밴드 편성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악기들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있는 구성도 좋습니다.
사실 마이 언트 메리를 단순히 기타 팝을 추구하는 밴드라 치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어느정도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때론 이런 기타 팝이 빛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마이 언트 메리의 [Circle]이 그렇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정작 마이 언트 메리 본인들은 '그냥 팝'을 하고 있다고 겸손해하지만 이들은 이미 한국 음악 씬에서 보석같은 존재입니다. 이 앨범 역시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향해 성실히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 1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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