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리뷰

체인질링 [Changeling] (2008)

giantroot2009. 2. 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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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주절주절 제 생각을 늘어놓기에는 좀 그래서 그냥 간단리뷰 형식으로 글을 쓰고자 합니다.)

1.
오늘 보고 왔습니다. 사실 보러 가면서 다소 '이거 실망하고 나오는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14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군소리 없이 화면에 집중해버렸습니다.

2.
[밀양]처럼 아이를 유괴로 잃은 어머니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체인질링]은 그러나, [밀양]과 다른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밀양]이 구원과 믿음이라는 문제에 천착하고 있다면, [체인질링]이 건드리는 주제는 폭 넓습니다. 우선 이 영화는 사회의 모순을 통렬하게 고발하기도 하고, 원죄를 범한 인간의 비통함을 조용히 다독이기도 하고, 절망 속에서도 끝없이 포기하지 않는 자의 눈물겨운 투쟁에서 의미를 찾아내기도 합니다. 비중을 따지자면 사회적 발언의 비율이 꽤 높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게, 이 글을 쓰면서 다양한 리뷰를 읽어봤는데 [체인질링]의 사회적 발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민주당 정권에 대한 견제('우리 할 말은 하고 삽시다')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한국의 대부분의 나딴당라 의원과 비트매니아 대통령과 달리) 아무리 권력이라도 개인의 자유는 침범할수 없는 것이라고 해석하시더군요.

조금 혼란스럽긴 합니다만 제 의견은 후자 쪽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전자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 작품은 (고저차가 있긴 하지만) 창작자 개인의 성향이나 생각이 반영되는걸 생각하면 말이죠.

3.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는 무척 좋습니다. 이 사람이 무척 재능 있는 배우는 맞긴 맞나 보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우아하면서도 생활력 강하지만, 때론 차가운 비웃음과 격렬한 분노을 오가는 캐릭터 연기가 발군이더군요. 꽤 삭아보이던데, 그것도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여담인데 그 형사반장하고 정신과 의사는 처음엔 진짜 혐오스럽다가 나중에 비굴하게 자기 변명하는 모습을 보니 동정심까지 느꼈습니다. 악역도 아닌 그냥 바보더군요. 바보에게는 약도 없다고 하던데... 글 쓰면서 우리 나딴당라하고 비트매니아 대통령도 사실 그냥 바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4.
상당히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동림 선생의 영화 만들기는 노련하면서도 속 깊습니다. 절대 카메라를 휙휙 돌리지도 않고, 편집을 괴팍하게 하지 않지만 그의 연출은 어떤 경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그 증거로 이 많은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영화는 한번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습니다. 고전적인 영화 만들기의 진수를 보여준달까요. 왠지 이준익이 거장이 된다면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될 듯 싶습니다. :)

사실 이 영화를 대단한 걸작이라 말하진 못하겠습니다만, (걸작이라 부르기엔 영화의 주제가 많다고 할까요?) 그래도 동림 옹의 실력을 증명하는 수작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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