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 629

Herbie Hancock - [Head Hunters] (1973)

재즈는 간신히 기초만 뗀 수준이지만 그 중 허비 행콕과 마일즈 데이비스는 무척 좋아합니다. 마일즈야 뭐 신이니 말이 필요없고, 허비 행콕은 어찌보면 마일신보다 더 자주 들었는데 블루 노트 시절 쿨 재즈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그루비한 감각이 느껴져 뭣도 모르던 아새였던 저에게 상당히 쿨하게 들렸습니다. (비록 블루 노트 era 베스트 들은게 전부지만;) 그러다가 2011년부터 재즈를 좀 들어보자, 라는 생각에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과 함께 사왔습니다. 왜 이 앨범이냐면, 제가 전통적인 재즈 영역에 속해있었던 블루 노트 이후 era의 허병국에 대해선 일천해서 궁금했습니다. 허비 행콕은 이 앨범을 내기 전까지 블루 노트 - 워너 - 컬럼비아 순으로 이적을 했는데, 워너 시절에도 [Mwandish..

The Byrds - Have You Seen Her Face

사실 아버지가 이글스 라이브나 조안 바에즈 같은 걸 아침에 틀어놓다보니 어느새 저도 아메리칸 루츠 뮤직 (블루스 - 포크 - 컨트리로 이어지는 연타)과 거기서 뻗어나간 포크/컨트리 록에 대해서 나름대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뭔가 이질적이고 좀 낯설었는데 (R.E.M.에 대해 이해 못했던 것도 그 때문이였을듯;) 그 낯설음의 벽을 깨트려준 뮤지션이 버즈Byrds였습니다. 버즈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무척 좋아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가진 건 [The Notorious Byrd Brothers]와 [Younger Than Yesterday] 이게 전부지만 두 앨범 모두 생각날때마다 들어보는 앨범이 됬다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 중 가장 선호하는 앨범은 [Younger Tha..

Erykah Badu - Me

에리카 바두의 뉴 아메리카 파트 원을 샀습니다. 역시 소문대로 좋은 앨범이더라고요. 자세한 건 제가 내공이 딸려서 (그러면서 파트 투는 잘만 리뷰 썼네) 못 적습니다. 허나 이젠 구닥다리라 인식되는 과거의 소울 음악이 당대 힙합 비트와 브레이크를 빌어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됬는데 약간 난해한 점도 있지만 정작 음반을 듣고 있으면 그 난해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습니다. 전통적인 소울의 영역에서 변칙을 시도하면서 깊은 영성과 감정들을 표현했던 파트 투보다 굉장히 다양한 방법론과 장르 혼합 (특히 힙합. 소울 뮤직으로 무기로 삼는 동료 로카펠라 일당들과 다른, 독특한 브레잌과 비트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 동원되고 있는 앨범인데, 루츠의 [Pherenology]의 방향성하고 일치하는 부분이 있고 그렇습..

Paul McCartney & Wings - [Band on the Run] (1973)

여사님를 통해 아방가르드와 공명하면서 과거의 영광 더 나아가 전통적인 록/팝을 탈주하려고 기를 쓰던 존 레논과 달리, 폴 매카트니의 솔로 행보는 작곡에 재미들린 한 천재가 미친듯이 멜로디를 뽑아내고 그것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 경지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가 아마 이 앨범 [Band on the Run]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앨범은 나름 위기라면 위기인 상황에서 (밴드 멤버 탈퇴, 강도 사건) 아내와 대니 레인 정도로 간출하게 꾸린 라인업으로 만든 앨범입니다. 실질적으로 폴 매카트니 원맨 체제에 가깝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여전히 밴드라는 기본 명제에 충실한 연주와 멜로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한 솔로보다는 매카트니와 멤버, 나아가 세션 간의 조화를 중시하고 있다고 할까요. 돈지랄..

The Flaming Lips - Race for the Prize

플레이밍 립스는 여러모로 저에게 각별한 밴드입니다. 이제 갓 음악을 듣는 맛을 알기 시작하던 저에게 미국 인디 록의 매력을 가르쳐 준 두 밴드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두 밴드 중 하나였던 요 라 텡고 앨범 해설지에서 플레이밍 립스가 언급되면서 궁금증으로 찾다가 'Do You Realize??'로 듣고 그만 덩크... 지금도 꾸준히 지지하고 신보를 기대하게 하는 밴드입니다. 하지만 [The Soft Bulltin]은 그동안 없었는데 이번에 사게 됬습니다. 이 앨범 발표할때는 워너로 이적한지 근 7년째였는데

The Kinks - Two Sisters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 정말로 킹크스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브리티시 인베이전 밴드들은 왠만해서는 다 좋아하지만 그 중 각별히 아끼는 밴드는 킹크스인 것 같습니다.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더 후가 만인의 연인이여서 몰래 먹는 꿀딴지 같은 매력이 없다면, 킹크스는 정말 '아 정말 더 알리고 싶은데 왠지 다들 알게 되면 손해볼 것 같아'라는 느낌이 들어서 괜시리 좋습니다. (그러면서 왜 이 포스팅을 쓰냐고 물어보면 그저 웃지요.) 심지어 돈 아까워서 안 하는 판본 갈아치우기 스킬을 처음 시전한 것도 킹크스였습니다. (지금 그 판본은 모 버섯 기자님 집에 있...) 킹크스는 정말 멜로디를 기똥차게 뽑아내는데다, 현실을 꿰뚫는 위트가 뭔지를 압니다. 예전에 사놓은 [Something Else by Kinks]에..

[PV] Orange Juice - Rip It Up

1980년대 글래스고에서 날아온 쿨한 포스트 펑크 밴드 오렌지 주스의 대표곡입니다. 포스트 펑크의 날카로운 기타 리프와 좋은 멜로디가 몽글몽글한 무그풍 신시사이저가 곁들어져 꽤나 댄서블하면서도 상큼한 기분을 전해주는 곡입니다. 후일 이들은 글래스고 팝 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벨 앤 세바스찬이나 트위 팝에 대해 이야기할때 이들은 항상 거론됩니다.), 포스트 펑크가 어떻게 얼터너티브 (혹은 컬리지 록)라는 이름으로 환생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고리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밴드 멤버 중 하나는 아즈텍 카메라 멤버였기도 했고... 리더인 에드윈 콜린스은 후일 솔로로 나름 유명해졌다는데, 그 부분은 제가 자료가 없으니 뭐라 말할 수 없고... 아무튼 최근에 전작 리마스터링 박스셋이 나..

[PV] Supercar - Sunday People

아무리 들어도 슈퍼카는 진국이라 생각합니다. 슈퍼카는 진짜 쿨했고 지금도 쿨합니다. 사실 진짜배기는 역시 [Futurerama]와 [Highvision]으로 이어지는 연타지만 (미친 앨범들... 특히 하이비전엔 격하게 아끼는 'Storywriter'와 'Aoharu Youth'가 있어서 더 좋음!) 초창기의 슈퍼카도 굉장합니다. 경망 떨지 않는 댄서블 베이스/드럼 라인 위에 90년대 얼터너티브 밴드와 매드체스터의 가장 순수한 부분을 수혈한 순혈의 클린 전자 기타가 팝을 노래하는데 이건 거품을 안 물수 없습니다. 특히 연주를 늦추고 이시와타리 코우지가 쓸쓸하게 멜랑콜리를 씹는 구절은 그저 엉엉엉... 다소 어설픈 느낌의 뮤직 비디오도 귀엽고요. 역시 전 지금 영미 인디 록보다는 이런 쪽에 정이 갑니다. 사..

Marvin Gaye - [What's Going On] (1971)

옛날 이야기를 해보자면, 제가 들은 최초의 흑인 음악은 아버지가 사오신 모타운의 보이즈 II 멘이였습니다. 이들은 (어린 저에게) 굉장한 하모니와 깊은 소울과 가스펠을 선보였고, 그 앨범을 들으면서 흑인 음악에 대한 귀가 스리슬쩍 틔였던 것 같습니다. 정작 제가 초기에 사모았던 흑인 음악들은 보이즈 II 멘과 달리 뭔가 주류에서 벗어난 것들이였습니다. 소울 앨범도 오티스 레딩이나 샤론 존슨 같이 좀 더 거친 박력을 강조하는 쪽을 먼저 샀고, 심지어 제가 최초로 산 모타운 제 앨범은 에리카 바두의 2010년 앨범이였습니다. (...) 이러다보니 마빈 게이는 꽤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순위가 미뤄지다가 드디어 2011년 첫 앨범으로 사게 됬습니다. (딜럭스 에디션입니다.) 오티스 레딩와 아이작 헤이스로 대..

The Teardrop Explodes - [Kilimanjaro] (1980)

-티어드롭 익스플로드라는 이름은 DC 코믹스의 데어데블 #77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리버풀 출신인 이들은 동료이자 경쟁자였던 에코 엔 더 버니멘에 비해 그리 오래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늘 소개할 [Kilimanjaro]는 네오 사이키델릭을 이야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앨범이 됬습니다. (전 이 앨범을 하쿠나 마타타라 부릅니다. 이유는 커버;) -이 앨범은 많이 특이합니다. 줄리언 코프의 작곡은 음산한 드루이드 같았던 에코 앤 더 버니멘의 이언 맥컬록하고는 다른 쪽으로 '신비주의'와 '사이키델릭'을 접근하고 있습니다. 일단 포스트 펑크에 기조를 두고 있는 건 버니멘과 똑같습니다. (모던 러버스나 텔레비전의 간결하지만 예술적인 뉴욕 개러지 록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줄리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