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 629

Mercury Rev - Opus 40

플레이밍 립스의 동지기도 했던 머큐리 레브의 [Deserter's Song]은 플레이밍 립스의 네오 사이키델리아를 공유하면서도 판이한 접근을 보입니다. 플레이밍 립스가 톡톡 튀는 유희적인 즐거움을 녹여냈다면 머큐리 레브는 슈게이징의 상념적이고 우울한 멜로디와 어느 순간 튀어오르는 꿈결같은 음향들로 동화적인 상상을 꾸며낸다고 할까요. 'Delta Sun Bottleneck Stomp'에서는 테크노에 손을 뻗치는 부분도 보입니다. 'Opus 40'는 머큐리 레브의 극적이고 몽환적인 네오 사이키델릭 팝의 극치라 할만합니다. 서서히 고조되다가 푹 가라앉는 곡의 구조가 일품이며 안톤 코르빈의 거친 입자의 흑백으로 찍힌 팀 버튼 풍의 뮤직비디오와 잘 어울립니다.

Honeybus - How Long

허니버스Honeybus는 'I Can't Let Maggie Go'라는 명곡으로 영국 차트에서 성공을 거둔 밴드였으나 그렇게까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이후 싱글들은 실패하고 그나마 유일한 정규 앨범인 [Story]도 해체후에나 나왔으니깐요. 좀비스랑 상당히 음악적으로 유사하고 비슷한 길을 걸어갔지만 좀비스는 뒤늦게 곡이 하나가 메가히트를 치기라도 했지 허니버스는 지금까지도 반쯤 파묻혀있는 밴드입니다. 좀비스라던가 레프트 뱅크, 킹크스 같은 음악을 바로크 (사이키델릭) 팝 이라는 장르라고 부를 수 있다면 허니버스도 거기에 속할수 있지 않을까요. 유일작인 [Story]도 그 범주에서 볼 수 있는 앨범입니다. 기분좋게 땡글거리는 기타와 현악 연주에서 우아하게 활공하는듯한 멜로디가 매력적인 곡입니다. +앨범은..

Tame Impala - Feels Like We Only Go Backwards

호주에서 온 록밴드인 테임 임팔라는 묘하게 제 주변에서는 과소평가받는 느낌인데, 전 이 밴드를 전폭적으로 지지합니다. 60년대 사이키델릭 팝스의 만화경적인 느낌의 멜로디와 박력을 적극적으로 당대의 캔버스로 풀어나가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공력을 가진 밴드라고 생각하고, 스웨덴에서 와 평지풍파를 일으킨 Dungen의 계보를 이을만한 변방 사이키델릭 록 뮤직의 회심의 일격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Elephant'의 육중함에 반해 사긴 했지만 [Lonerism] 앨범 트랙 중에서는 이 트랙이 진짜 약발 좍좍 오르더라고요. 그야말로 [옐로 서브마린] 뮤직 비디오를 연상시키게 하는 뮤직비디오도 취향 작렬입니다.P.S.근데 제가 좋아하긴 하지만 엔하위키에 등재되어있을줄은 몰랐습니다. 그것도 상세하게 말이죠.

Dwight Twilley Band - I'm on Fire / Looking For The Magic

드와이트 트와일리 밴드는 초기 파워 팝을 대표하는 밴드지만 동시에 불운함을 상징하는 밴드로도 유명합니다. 첫 앨범 같은 경우엔 녹음을 해놓고도 1년이나 발매가 지체되었고 판매량도 제법 선방했던 싱글에 비해 실패하고 결국 두번째 앨범의 실패로 해체되버린 불운의 밴드죠. 동료였던 톰 페티가 잘 나갔던 걸 생각하면 이 밴드의 실패는 조금 의아할 정도입니다. 하긴 그렇진 않고야 불운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아무튼 그래서 한국에서는 그렇게 잘 안 알려진 밴드고 요새 영화 [You're Next]에서 인상적으로 'Looking for the Magic'이 쓰이면서 살짝 인지도가 생기는 수준이랄까요. 미국 파워 팝의 대표주자인 빅 스타가 10대의 비망록 스타일로 약간 어둡고 우울한 감수성을 들려줬다면 드와이트 트..

Fotomaker - Where Have You Been All My Life

포토메이커스는 로큰롤 전당에도 오른 영 래스칼스 멤버 두 명과 라즈베리즈의 기타리스트가 주축이 된 만든 밴드입니다만 파워팝 밴드들 중에서도 처절히 무시당한 편에 속합니다. 그래서 두번쨰 앨범에서는 방향 전환을 하지만 더 잊혀진 불쌍한 밴드죠. 영 래스칼스나 라즈베리즈 언급할때 가끔 나오는 정도고 재발매도 2000년대 들어서야 이뤄졌습니다.그렇기에 첫 앨범 [Fotomaker]에 담겨있는 준수한 파워 팝 넘버들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이 곡 'Where Have You Been All My Life'에 들려주는 비틀레스크와 버즈스러움이 담뿍담긴 쟁글 기타와 하모니는 정말 매혹적인데 아무도 안 알아주는 그런 트랙이 되버렸더라고요. 왜 그 시절엔 파워 팝이 처절히 무시당했던 것일까요. 이해가 안 ..

Janelle Monáe - Q.U.E.E.N. (feat. Erykah Badu)

상반기에 다프트 펑크가 8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더니 하반기 시작하자마자 자넬 모나에의 새 앨범 [The Electric Lady]이 80년대 향수를 이어가네요. 프린스와 마이클 잭슨 (동시대 인물이라면 아웃캐스트와 팀벌랜드를 들수 있겠군요.) 같은 80년대 플라스틱 매력으로 가득한 일렉트릭 휭크/소울/디스코로 가득찬 앨범이고, 자넬 모네 특유의 톰보이 사이보그 컨셉의 SF 오페라도 여전합니다. 심지어 앨범 커버 화풍도 1980년대 풍 에어브러시 화풍이더라고요. 재미있는게 이 곡에선 자넬하고는 이미지로는 반대되는 에리카 바두가 참여했습니다. 근데 예상외로 잘 어울리더라고요. 하긴 바두는 New Amerykah 연작에서 힙합 비트와 소울/R&B를 일렉트로닉으로 해석한 전력이 있기에 의외로 죽이 맞아들어갔던..

Nick Lowe - [Jesus of Cool] (1978)

영국 출신 뮤지션 닉 로우는 펍 록의 간판스타 엘비스 코스텔로의 전설적인 초기 다섯 앨범 프로듀서하고 펑크 밴드 댐드 첫 앨범 프로듀서로 유명하지만 동시에 브린슬리 슐츠라는 걸출한 펍 록 밴드를 이끌었던 뮤지션이기도 합니다. 프로듀싱해준 엘비스 코스텔로가 여러모로 너무 뜨는 바람에 다소 묻힌 감도 없잖아 있지만 본인 솔로 커리어도 괜찮게 나간 편입니다. 아주 대박은 아니지만 그래도 영국 내에서 중박급을 기록한 싱글과 앨범을 보유하고 있으니깐요. 첫 앨범 [Jesus of Cool]는 엘비스 코스텔로의 [This Year's Model] 나오고 난 뒤에 나온 앨범인데 브린슬리 슐츠가 1975년 해체된걸 보면 좀 뜸을 들였다가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앨범은 미국에서는 그저 그랬지만 영국에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