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549

Lamp - シンフォニー / 空想夜間飛行

안그래도 램프 새 앨범 [꿈ゆめ]가 나왔다고 하기에 이걸 해외에서 구매해야 하나 싶었는데, 2011년에 나왔던 [도쿄 유토피아 통신東京ユウトピア通信]와 함께 발매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구해서 들었습니다. 첫 풀 앨범이였던 램프 환상 이후로 램프의 음악은 점점 텍스쳐라던가 리듬이 복잡해져가는 기색이 완연해집니다. 특히 2011년 작 [도쿄 유토피아 통신]이 그 경향이 강해요. [꿈]은 리듬은 다소 단순해진 대신 질감 면에서 파격이 가해진다면 (특히 올려둔 '심포니'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리드 신서사이저의사이키델릭한 음색은 초창기라면 상상할수 없는 부분입니다.) [도쿄 유토피아 통신]은 보사노바 리듬과 질감와 펑크의 감수성을 오밀조밀 짜내는 쪽으로 실험이 가해졌습니다. 초창기의 풋풋함을 벗기 위한 시..

The Byrds - Eight Miles High

버즈Byrds의 음악 변천사를 보면 순수한 포크 청년들이 약먹고 타락(?) 하는 과정이 느껴져서 재미있습니다. 뭐 당연한 변화긴 합니다만. 아무튼 'Mr. Tambourine Man'로 대히트 이후 이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히피의 등장과 맥을 같이하게 됩니다. 음악 색채도 쟁글쟁글에 사이키델릭이 강해지고 우주 시대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전자음 도입도 늘어난다고 할까요. 이 Eight Miles High는 그런 버즈의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곡입니다. 제목부터 대놓고 환각을 유도하고 있는 이 곡은 강한 베이스 음으로 먹고 들어가는 시타의 음률에 가까운 리켄베커 기타의 솔로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블루스와 포크 록에 당시 사이키델릭의 영향을 이들이 받기 시작했다는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블루그래스와 포..

The Boo Radleys - I Hang Suspended

부 래들리스의 [Giant Steps]는 슈게이징이 브릿팝의 영역에 진입했을때 나올법한 앨범입니다. 우주적인 부유감을 질러주는 질주하는 기타 멜로디도 그렇지만 부 래들리스의 팔레트는 예상부터 다채롭습니다. 일단 흑인 드러머가 가세한 밴드라서 레게 같은 흑인음악적인 요소도 깔려있고, 인더스트리얼 같은 차가운 기계음으로 치고 들어오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걸 일관된 형식으로 밀어붙이는 힘도 있고요. 수록곡 'I Hang Suspended'은 그런 태도의 총화로 할 수 있는 곡으로 부 래들리스의 시그니처 곡 중 하나로 불려도 손색없습니다.

The Breeders - Cannonball

픽시즈 해체 이후 프랭크 블랙이 완전히 픽시즈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택했다면 킴 딜이 이끌었던 브리더스는 픽시즈의 유산을 정교하게 다듬어 얼터너티브 파고를 타고 첫 앨범 [Pod]와 이 앨범은 [Last Splash]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기본적으로 픽시즈는 후반으로 갈수록 팝 성향이 강해지고 노이즈가 절제되는 경향이 있는데, 얼터너티브의 송가 중 하나로 꼽히는 이 곡에 들어서면 '그런지 팝'에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프랭크 블랙이 아예 노이즈 록의 장르에서 벗어나 새로운 언어를 모색한다면 킴 딜은 노이즈 록의 영역에서 팝을 계승하려고 한다고 봐도 될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Cannon Ball'엔 스타트 앤 스톱이라는 구성, 단계를 밟으며 올라가는 노이즈와 멜로디와, 떼창을 유도하는 버스 ..

キリンジ - エイリアンズ

이젠 고전이 된 곡이죠. 토미타 케이이치라는 걸출한 프로듀서를 기용해 만든 키린지의 [3]은 뉴 뮤직 시절 야마시타 타츠로나 이토 킨지 같은 AOR 튠을 기반으로 컨트리, 포크, 소울 등을 이용해 굿타임 팝스의 느지막한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앨범입니다. 실제로 호리고메 야스유키는 '말의 뼈'라는 유명 AOR 곡에서 이름을 따온 (불행히도 부른 가수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솔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죠. 송라이팅도 송라이팅이지만 가사나 목소리 모두 완벽하죠. 이 곡에서 들려주는 쓸쓸한 감수성이야말로 가을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저 괴랄한 앨범 커버만 제외하면.... 최근에 리마스터링반이 나왔다고 하는데, 비싸서 손만 빨고 있습니다. 환율 자비 좀....

Electric Glass Balloon - Summer King

플리퍼즈 기타가 거대한 폭탄을 던지고 해체된 뒤, 일본의 기타팝도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보통 시부야계라고 뭉뚱그려 얘기되곤 하지만, 일렉트릭 글래스 벌룬은 여러모로 당대의 플리퍼즈 기타의 영향이 어느 정도였는지 확인할수 있는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당대 UK 기타 팝스러우면서도 보컬의 창법과 은은하게 깔리는 80년대 신스에서 플리퍼즈 기타의 영향력을 찾는건 어려운 일은 아니죠. 사실 그렇게까지 대박을 친 밴드는 아니였지만,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L-R과 더불어 멜로디 메이킹이 탁월했던 숨겨진 밴드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이 밴드는 후대 시모키타자와 록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는데 이 밴드 멤버가 탈퇴후 서니 데이 서비스로 들어가면서 플리퍼즈 기타와 분카이 록 간의 연결다리를 만들어주는 계기..

Walter Wanderley - L'amore Dice Ciao

조빔 대형까지는 못 미치긴 해도 나름 보사노바/라운지 음악계에서 유명한 발터 반더레이입니다. 원래 이 곡은 이탈리아의 작곡자인 아르만도 트로바욜리가 작곡한 곡인데, 이 분이 커버하면서 북미에도 유명해졌다고 하더군요. 간간히 깔리는 하프시코드와 해먼드 올갠, 한 소절이 끝나자 박자가 변하면서 우수에 젖은 멜로디를 산뜻하게 날아가듯이 전개하는게 상당히 간지인 곡입니다.

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 - Souvenir

오케스트럴 머뉴버스 인 더 다크Orchestral Manoeuvres in the Dark 속칭 OMD는 1980년대 신스 팝의 물결을 타고 흥행에 성공한 밴드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나름 재미있는 노선을 취했던 밴드입니다. 당시 신스 팝 밴드들이 조르지오 모르더가 혁명을 일으켰던 디스코에서 이어지는 댄서블 노선을 추구했다면, OMD는 그 노선에서 한 발짝 비껴나 부유하는듯한 전자음이 만들어내는 소리의 질감을 팝의 가치에 충실한 멜로디에 녹여넨 곡들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OMD가 만드는 리듬 섹션과 그루브는 댄서블하고는 다소 떨어져 있습니다. 이 앨범 이전에 발표한 'Enola Gay' 정도가 예외라 할 수 있는데 이것도 완전한 조르지오 모르더 스타일이라고 하기엔 미묘하죠. 실제로 이들은 에코 앤 더 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