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549

Almendra - Muchacha (Ojos De Papel)

이 곡이야말로 아르헨티나 록의 앤섬이라 할 수 있는 곡입니다. Almendra (아몬드의 스페인어)라는 밴드는 故 루이스 알베르토 스피네따 (2012년에 타계. 명복을 빕니다.) 라는 천재가 이끌었던 밴드인데, 그야말로 브라질 MPB하고는 다른 느낌의 록을 받아들인 라틴 음악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볼만한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그들의 동명 1집에 실려 있는 곡인데, 영미권 이외 로컬 록 역사에 우뚝 솟아있는 대표 앨범들을 꼽으라면 항상 언급되는 앨범입니다. 어쿠스틱 기타의 스트러밍 아래에 "종이같은 눈을 가진 소녀" "너는 더 이상 말하지 않는구나 / 백묵같은 마음이여 / 모든 것이 잠들었을 때 / 너에게서 하나의 색깔을 훔쳐야지"라는 문구를 읇을때 그 서늘하게 다가오는 서정성은 핫피 엔도의 '風を..

The Thrills - Don't Steal Our Sun

봄도 다 끝나가긴 하지만 이 곡의 상큼 발랄함은 여름에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비치 보이스라던가 버즈의 상큼발랄한 웨스트코스트 컨트리 록의 기조를 이어받은 쓰릴스는 데뷔는 참 찬란했는데 그 뒤로는 생각보다 잘 나가지 못해서 좀 안타깝다고 할까요. 비슷한 주톤즈나 코랄스도 지금 거의 잊혀졌죠. 유행을 타기엔 미묘하긴 해도 그래도 곡은 참 좋은 밴드인것 같습니다.

New Radicals - You Get What You Give

뉴 래디컬스는 1집만 내고 사라진 원 히트 원더이지만, 홀 앤 오츠에서 이어져오는 아메리칸 블루 아이드 소울을 제법 잘 소화한 밴드라고 합니다. 실제로도 블루지하면서도 세련된 멜로디를 구사하는 이 밴드를 보면 분명 크게 될 밴드였는데 불운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네요. 발매 당시에도 평이 상당히 좋았다고 합니다. 다만 제가 해외에서 저 곡이 수록된 음반을 주문했는데 도착한 내용물 (*중고 아님)이 페이스 노 모어 베스트라는 괴상한 일만 없었다면 좀 더 나았을건데 말이죠. 결국 항의한 끝에 새 앨범 보냈다고 합니다. 쩝. 근데 확실히 뮤비는 1990년대 말 필이 팍팍 나네요. 진짜 세월 빨리 갑니다.

노이즈가든 - 쇼생크 탈출

노이즈가든 1,2집 리마스터링 재발매가 되었더라고요. 저야 예전에 지인에게서 mp3 토스 받은걸로 1집을 듣긴 했지만 (그때문에 mp3 요청하시는 분들 참 많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몇몇분들은 못 보내드려서;) 2집은 저도 듣질 못했거든요. 1집처럼 mp3 다운 받으면 가능은 했지만... 그래도 음반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해서 샀습니다. 2집은 전반적으로 육중한 느낌은 줄어든 앨범이긴 합니다. 전작처럼 심장 깊숙히 몰아치는 폭풍같은 무게감보다는 재빠르게 밀어붙이는 느낌의 무게감를 추구하는 앨범이 되었다고 할까요. 헤비메탈이라기 보다는 하드 록에 가까운 구성이고 (사실 1집도 전형적인 헤비메탈하고는 거리가 멀었죠.) '기다려'하고 이 곡을 비교해서 들어보시면 왜 그런지 알 수 있을겁니다. 본인들도 메..

The Peppermint Rainbow - Will You Be Staying After Sunday

비록 1960년대 중반 들어서면서 필 스펙터가 영향력을 잃어가긴 했지만 능력있는 프로듀서가 이끄는 10대 중심의 달달한 팝은 꾸준히 수요를 얻어왔습니다. 1960년대 중반부터 버블검 팝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등장해 빠르게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거든요. 메릴랜드에서 결성되어 마마스 앤 파파스의 캐스 앨리엇의 지지를 받으며 메이저 데뷔한 페퍼민트 레인보우는 버블검 팝의 전형으로 볼 수 있는 그룹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레몬 파이퍼즈가 훨씬 중요하긴 하지만 (공교롭게 페퍼민트 레인보우 역시 레몬 파이퍼즈의 곡을 커버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라면 버블검 팝의 전형으로 들 수 있는 밴드인것 같습니다. 싸이키델릭한 현악 연주, 가벼운 보사노바 리듬, 아름다운 하모니와 소리들을 겹겹이 쌓아올려 만드는 ..

Anita O' Day - It's Delovley / Love for Sale

아니타 오'데이는 스윙 시대부터 활동한 이름있는 재즈 보컬이지만, 빌리 홀리데이 - 사라 본 - 엘라 피츠제럴드로 대표되는 대표적인 디바에 비하면 인지도는 낮은 편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엘라 피츠제럴드 과에 가까워요. 모던 재즈보다는 빅밴드에 활동하면서 스탠더드 팝을 주로 노래했으니깐요. 아니타 자신도 빌리 홀리데이와 엘라 피츠제럴드에 대한 존경을 표했으니... 물론 엘라가 여전히 흑인 보컬 특유의 끈적한 블루스와 가스펠의 향취가 남아있다면, 백인인 아니타는 훨씬 가볍고 산뜻합니다. 블로썸 다이어리처럼 롤리타 목소리까지는 아니지만 품위있으면서도 사뿐히 날아다닌다고 할까요. 콜 포터의 유명곡인 Love for Sale과 It's Delovely를 해석하는 아니타의 목소리는 당당하면서도 고상한 품위를 지닌 ..

XTC 재발매: Nonsuch+Skylarking 완전판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XTC 리이슈가 조금씩 진척되고 있나봅니다. http://en.wikipedia.org/wiki/XTC#Reissue_program 이렇게 따로 적혀있을 정도로 나름 큰 계획이였고 실제로 2010년에 다른 페르소나였던 듀크스 오브 스트라토스피어 앨범하고 본인들 의 최고작 아닌가하는 스카이라킹이 완전판 (LP 한정)이 나오긴 했습니다. 정작 한창 소식이 없었죠. 그러다가 2013년에 넌서치 앨범이 재믹싱되어 (멀티채널화) 리마스터링된게 나왔고 다음주 21일에 스카이라킹 완전판 CD로 나온다고 합니다. 일단 넌서치 같은 경우엔 블루레이 포함반도 발매되었고, 스카이라킹 완전판 CD 버전은 LP 버전처럼 동일하게 트랙 리스트 수정에 (Dear God이 올라가고 Sacrificial Bonf..

Blue Magic - Sideshow

물론 소울에도 제법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필리 소울이라는 장르가 있습니다. 주로 프로듀서와 작곡자 위주로 돌아가는 이 장르는 달콤한 멜로디에 현악과 소울 하모니가 겹쳐져 은은한 싸이키델릭 필을 뿌리는 그런 장르로 유명합니다. 나중에 AOR 장르라던가 디스코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죠. (야마시타 타츠로라던가 램프가 영향을 받았습니다.) 로레타 할러웨이라던가 살소울 오케스트라, 오'제이스, 패티 라벨, 스타일릭티스 같은 뮤지션들이 유명합니다. 블루 매직도 필리 소울 장르에 속하는 뮤지션인데, 이 트랙은 그야말로 필리 소울의 전형을 보여주는 곡입니다. 하프 간주가 살살 청자를 간지립히는 우아하고 고풍스러운 발라드라고 할까요. 당시엔 상당한 히트 싱글이였다고 합니다. 이 곡이 수록된 [Blue Magic]도 ..

Blossom Dearie - Lover Man

블로썸 다이어리는 비밥과 쿨 재즈 시대에 활동하던 여성 재즈 보컬입니다. 그리고 지금 올린 곡은 버브하고 계약을 맺은 처음으로 발표한 동명 음반에 실린 곡입니다. 원곡은 빌리 홀리데이 꺼. 보통 이 시절 백인 재즈라면 보컬이나 연주 가리지 않고 진득한 리듬이나 바이브로 꽉 찬 임프로바이제이션 (종종 소울풀하다고 하는) 보다는 깔끔하면서도 우수에 찬 서정을 기대하게 되는데 (빌 에반스나 쳇 베이커), 그 점에서 블로썸 다이어리는 그런 서늘한 감수성을 잘 전달하고 있는 가수입니다. 우아하게 울리는 베이스와 잔잔히 항해하는 피아노도 좋지만 무엇보다 이 곡의 진짜 주인공은 블로썸의 목소리입니다. 귀여우면서도 약간의 음예한 어두움을 지닌 목소리는 곡이 가지고 있는 공기를 함뿍 드러내고 있습니다. 유러피언 쿨링 머..

Dungen - Ta Det Lugnt

KDungen (던겐? 뭐라 발음해야하는지 아는 분 정보 좀...)라는 밴드는 스웨덴 밴드인데, 스웨덴어로 부르면서도 국제적으로 성공한 특이 케이스입니다. 아무튼 그들을 유명케한 앨범이 2004년에 발표한 [Ta Det Lugnt] (Take It Easy)인데 뭐랄까 진짜 괴상한 앨범입니다. 소문만 듣다가 이렇게 들으니 충격이더라고요. 테임 임팔라나 서울 전자 음악단처럼 1960년대로 돌아가겠다는, 소리의 장난과 어우러진 약빨이 좍좍 오른 사이키델릭 록/팝 앨범입니다. 갈갈거리며 찢어지는 드라이브 걸린 기타와 명징하게 울리는 피아노가 한치도 긴장을 잃지 않고 후련하게 내려치며 능글능글 농락하는게 마치 검객의 칼끝을 연상케합니다. 가사가 스웨덴어여서 무슨 뜻인지 더 알아들을수 없다는게 괴상한 매력을 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