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549

Buffalo Daughter - New Rock

버팔로 도터는 시부야계 시절 명멸했던 밴드 중 하나입니다만, 플리퍼즈 기타나 피치카토 파이브 같은 시부야계의 전형과는 좀 다른 괴팍한 음악을 하는 밴드입니다. 음... 개인적으로는 코넬리우스의 후기작들이 이들과 비슷한 노선을 타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방가르드적 노이즈와 기타 록, Funk, 버블검 팝, 턴테이블 스크래치, 크라프트베르크이나 스테레오랩식 빈티지 신시사이저, 일렉트로닉이 상당히 특이한 비율로 섞여있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입니다. 뭔가 해외 진출이 참 어정쩡한 느낌으로 되었다 말았다 한 밴드가 되긴 했지만 첫 음반 두 장은 해외 시장에서 나름 지지를 얻었고 지금 들어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일뽕이 가미된 90년대식 쿨한 인디 팝/로큰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들어도 괜찮을 앨범입니다.

ムーンライダーズ - 青空のマリー

작년 6월쯤에 문라이더즈의 [青空百景] 앨범을 샀더랩니다. 저야 스즈키 케이이치의 음악 세계는 잘 몰랐고 문라이더즈가 그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단초가 되는 밴드라 들어서 사전 정보 없이 샀습니다. (찾아보니 문라이더즈 입문작으로도 추천이 많이나오는 앨범이기도 하더라고요. 나머지는 [카메라=만년필] 앨범.) 뭐 스즈키 케이이치가 있었던 하치미츠파이가 핫피 엔도식 일본 포크 록을 해서 적당히 오오타키 에이치 같은 시티팝 튠을 하는 밴드인가- 싶었죠.막상 들어보니 시티팝 영향도 있긴 하지만... 음 XTC 영향력이 생각보다 강하더라고요. 비치 보이스의 [Love You] 시절 아날로그 신스팝하고 XTC식 개성파 뉴웨이브, 시티팝 성분이 뒤섞인 앨범입니다. 그리고 스즈키 케이이치 비중이 의외로 절대적..

渚にて - 不実の星

나기사 니 테는 일본 프로그레시브 포크 록 밴드입니다. 대곡 지향 (보통 7-8분)에 복잡한 구조의 멜로디와 기타 연주, 다양한 소리 층위는 카르멘 마키 & OZ를 연상케 하며 (요닌바야시도 빼놓을수 없겠습니다만) 1990년대에 데뷔한 밴드답지 않게 상당히 히피 추종적인, 초속적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제가 구입한 1집은 타케다 마사코가 참여하지 않아서 시바야마 신지의 솔로 프로젝트라는 인상이 강합니다만, 이후 작업들을 들어보면 이때부터 기본틀은 다 잡혀있습니다.어찌보면 무비톤이나 에스퍼즈 같은 후배 서구권 애시드 포크 밴드들을 언급할 수 있겠습니다만, 나기사 니 테는 전반적으로 동아시아 프로그레시브/애시드 포크 록의 독특함을 선점하고 있는 밴드입니다. 가사는 동시처럼 순진무구하지만 가슴아프게 찌르기도 ..

The Ronettes - Be My Baby

팝 역사를 얘기할때 빼놓고 지나갈수 없는 곡이죠. 필 스펙터의 월 오브 사운드의 매력과 초기 걸그룹/버블검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명곡이라 봅니다.필 스펙터는 아무래도 프로듀서에 가까운 뮤지션인지라 본인 명의의 정규 앨범이 없습니다. 그래서 음반 사실때 좀 난감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캐롤 앨범인 [A Christmas Gift For You From Phil Spector]도 걸작이고 입문용으로 괜찮긴 한데, 이건 캐롤 앨범인지라 'Be My Baby'를 위시한 명곡들이 안 실려있죠. 사실 진짜배기는 [Back to Mono]이긴 합니다만, 이건 비싸기도 하고 상대적인 구반인지라 제가 구한 [The Phil Spector Collection]도 나쁘진 않습니다. 이게 저 캐롤 앨범과 베스트 컴필레이션을 ..

Chris Bell - I Am the Cosmos

크리스 벨은 알렉스 칠튼과 함께 파워 팝의 큰 별인 빅 스타를 이끌고 갔던 뮤지션입니다. 이 앨범이 그의 유일작인데 사연이 있는 앨범입니다. 크리스 벨은 27살로 요절했거든요. 디비스 멤버로 유명한 크리스 스태미가 운영하는 레코드사에서 단발성 싱글으로 내놓은거 빼면 살아생전 앨범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계획 자체는 있었던걸로 보입니다.)그런데 1992년 갑자기 먼지 슬고 있던 녹음 세션을 기반으로 이 앨범이 발매되었습니다. 때마침 빅 스타가 재발굴되던 시기였다는걸 생각해보면 그런 재발굴 흐름 속에서 사후 추도 격으로 앨범이 나온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이 앨범은 거칩니다. 녹음 자체도 약간 울리고, 마스터링도 깔끔한 느낌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흥행에 실패한 밴드 출신 뮤지션에다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만 했고..

A Tribe Called Quest - Footprints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가 얼마전에 새 앨범이자 은퇴 앨범을 내놓았더라고요. 그 앨범 평이 좋다고 합니다만, 제가 산 건 데뷔작인 [People's Instinctive Travels and the Paths of Rhythm] 입니다. 정글 브라더스나 데 라 소울이랑 더불어 재즈와 소울을 힙합의 영역을 끌어들인 얼터너티브 랩의 기수로 평가받는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의 데뷔작은 데뷔작의 거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노련합니다. 랩은 속사포는 아니지만, 제대로 통제되어있고 가사도 침착합니다. 주를 이루는 샘플링과 비트는 느긋하면서도 제임스 브라운 샘플 너머 도널드 버드 같은 재즈, 휭크, 마리아치 악단 같은 폭넓은 음악적 식견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데 라 소울과 더불어 샘플링의 가능성을 넓힌 힙합..

PAS/CAL - You Were Too Old For Me

우연히 주워들었는데 독특하게 멜로디를 구사해서 놀랐던 인디 팝 밴드입니다. 갈지자로 걷는듯한 변박과 엇박으로 가득찬 리듬과 멜로디, 여리여리하면서도 방언 터트리는듯한 보컬이 XTC라던가 엘튼 존, 데이비드 보위, 레프트 뱅크가 독특하게 블렌딩된 것 같습니다. 뮤지컬적인 활기가 있다고 할까요. 아무튼 매력적이에요. 아쉽게도 이 앨범이 첫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입니다. 찾아보니 리더가 솔로 프로젝트로 2013년에 싱글을 낸 것 같은데 재능에 비해 본업은 잘 안 풀린 모양새여서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