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잡담 549

The Only Ones - Another Girl, Another Planet

온리 원스The Only Ones는 펑크 시대에 등장한 영국 밴드지만, 당대엔 별로 인기를 끌진 못했습니다. 앨범 세 장만 내고 4년만에 단명한데다 이 곡이 가장 유명하긴 하지만 사실은 발표 당시 뉴질랜드 챠트에 뒤늦게 중위권에 오른게 전부입니다. 당대에 인기 있었다긴 보다는 해체 후 재발굴된 밴드라 보는게 정확할겁니다. 사실 그들의 음악은 펑크이긴 하지만 우리가 아는 섹스 피스톨즈의 펑크라고 하기엔 애매한데 그들에겐 지나치게 아름다운 하모니와 멜랑콜리한 가사, 적절하게 치고 빠지는 스튜디오 기술과 악기 세션 (심지어 이 곡이 실려있는 첫 앨범 수록곡에는 색소폰도 등장합니다.), 메이저 레이블 (컬럼비아 레코드)가 있습니다. 즉 당대 영국제 펑크 중에서도 버즈콕스나 더 잼 과라 할만한 밴드인데, 음악적인..

Elbow - The Birds

엘보우 새 앨범 [Build A Rocket Boys!]은 언제나 그랬듯이 훌륭합니다. 견고한 울림과 단단한 밑받침이 있는 음악이라 할까요. 그동안 라디오헤디즘에 경도된 브리티쉬 록 밴드들이 많았지만, 이 정도로 튼실하게 버텨준 밴드도 드물겁니다. 그들이 전해주는 무게감있는 멜랑콜리는 다른 동료 밴드들과 차별될만한 요소라 생각합니다. 엘보우의 음악적 뿌리는 역시 프로그레시브 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트랙인 이 곡만 해도 그렇죠. 8분이라는 캔버스에 그들은 육중한 기타 리프, 천천히 끓어오르는 구조, 쩔걱거리는 퍼커션 소리, 중반부에 가세하는 빈티지 일렉 피아노와 합창, 오케스트라가 다양한 스펙트럼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만든 스펙트럼을 갈무리했다가 후반에 폭발시키는 그들의 능력은 인상적입니다. 그렇게 할..

The Style Council - Shout to the Top

간만에 블로그 업데이트! 전 건강합니다. 걱정 마세요 (...) 그림 그리고 트위터질 하느라 블로그 업데이트 할 시간이 없네요. 아무튼 요새 버닝하는 곡입니다. 더 잼과 폴 웰러라는 이름을 안 것은 블러 때문이였는데, 정작 제대로 들어본 것은 [All Mod Cons]라는 앨범이였습니다. 그 앨범은 뭐랄까 펑크 시절에 등장한 앨범 중에서 숨겨진 명반이라 할만했습니다. 뭐랄까 1960년대 모드의 찬란한 유산과 펑크, 그리고 지금 팝 씬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듬과 동시에 당대 펑크라는 토양을 윤기있게 만든 앨범이라고 할까요. 단순하게 후려질겨버리는 펑크 기타와 그와 대조되는 풍부한 매력과 감수성을 지닌 모드 팝의 결합은 꽤나 멋지다고 생각하고, 걸작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팝과 펑크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버즈콕..

Antonio Carlos Jobim - Brazil / Tereza My Lov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중 하나. 비단 이 곡 뿐만이 아니라, 이 앨범 [Stone Flower]은 중기 조빔의 수작이라 할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들과 그것을 실현시킬 재능으로 가득담긴 보사노바/MPB 앨범입니다. 뭐랄까 [Wave]에서 완성한 여백의 미학을 색다르게 어레인지했다고 할까요.-그 중간 과정은 [Tide]에서 확인할수 있습니다.-콩가와 일렉트릭 피아노 ('Children's Games'), 은은하게 깔리는 퍼커션과 그 속에 담겨진 좀 더 원초적인 비트/심상에선 60년대 브라질에서 발흥했던 MPB의 영향력도 보입니다. 타이틀 트랙인 'Stone Flower'는 그 점에서 확실히 [Wave]나 [The Composer Of Desafinado, Plays]하고는 다르면서도 같습니다. 시대와 소통..

[PV] Galileo Galilei - 青い栞

노이타미나에서 방영하던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모른다]는 그렇게 종영되었지만 (깔끔하게 끝났지만 전반적으로 조금 아쉬웠습니다. 감정선을 좀 자연스럽게 했으면 좀 더 좋은 애니가 됬을건데. 그래도 괜찮다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이 곡을 남겨놓고 갔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요새 무섭게 푸시받는 일본 소니 뮤직 소속 일본의 록밴드인데, 저번 애니-크게 휘두르며 2기-타이업 싱글이였던 夏空도 스트레이트한 로큰롤을 선보여 좋았지만 이 곡은 그 곡보다 더 좋습니다. 사운드의 촉을 다각도로 확장하면서도 쌉싸름한 감수성을 잘 담아냈습니다. 사실 새로운 건 아닙니다. 분카이 로크의 선배들인 쿠루리나 미스치루, 서니 데이 서비스를 들먹이라면 충분히 들먹일수 있습니다. 전자음 쓰는게 쿠루리 짭스럽다고 깔 수도 있..

Jonny - Wich is Wich

사실 요샌 최근 음반들을 안 듣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챙겨듣긴 하는데 그나마 좋아하는 뮤지션의 새 앨범 위주로 듣게 된다고 할까요. 가장 기대작이였던 플릿 폭시즈는 다음 기회에 할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이번엔 Jonny입니다. 고키스 자이고틱 멍키라는 걸출한 웨일즈 챔버팝 밴드를 이끈 유로스 차일드와 1990년대 스코틀랜드 기타 팝의 대표주자 틴에이지 팬클럽의 노먼 블레이크의 프로젝트 밴드인 Jonny의 동명 데뷔 앨범은 정말 이름만큼 소박하고 장난스러운 복고풍 로큰롤을 들려줍니다. 짧고 강한 인트로 후 10분짜리 미니멀 사이키델릭 팝을 들려주는 'Cave Dance'를 제외하면 별 할말이 없는 앨범이기도 해요. 그들의 커리어를 따라온 분이라면 충분히 어떤 음반이 나올지는 짐작할만하겠죠. 이 앨범엔50..

The Go! Team - Buy Nothing Day

고! 팀의 새 앨범 [Rolling Blackouts]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통제된 광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1집의 그 폭력적이다 싶을 정도로 마구 질려대는 에너지와 무모한 판단력은 사라졌지만, 대신 영악하게 그 에너지를 조정해 적절히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통제력이 앨범 전반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Bust-out Bridge', 'T.O.N.A.R.D.O.', 그리고 이 곡.) 그 무자비한 에너지를 컨트롤하게 되니 이들의 또다른 장기인 달달한 멜로디가 드러나게 된 건 보너스고요. 이 앨범을 들으면 이들은 클리닉과 달리 1집만 흥했던 밴드로 끝나지 않을것 같아서 기쁩니다. 앨범에서 가장 좋은 곡을 꼽으라면 이 곡을 꼽을 것 같습니다. 떼창을 하고 싶을 정도로 씡나는 멜로디와 질주하는 비..

The Decemberists - The Infanta, Don't Carry It All

요새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디셈버리스트 앨범을 두 장이나 구해서 듣고 있습니다. 하나는 올해 나온 [The King is Dead]이고 또 하나는 2005년에 나온 [Picaresque]입니다. 디셈버리스트는 아마 제가 처음으로 접한 미국발 얼트 포크/컨트리 계열 뮤지션 (버즈를 시발점으로 삼고 R.E.M., 카우보이 정키스에서 시작해 최근의 플릿 폭시즈까지.)일겁니다. 요 라 텡고나 플레이밍 립스로 미국 인디 록의 매력을 알게 된 뒤, 무작정 사들인 음반 중에 이들의 [The Crane Wife]가 있었습니다. 딱히 새로운 방향이 담긴 앨범은 아니였지만 센스있는 우등생의 정석적이면 영리한 해법이라는 느낌의 앨범이였는데, 고풍스러운 잔혹동화적인 감수성이 인상적이였습니다. 사실 이전까진 컨트리 앨범을 딱히..

보사노바를 듣다 01

요새는 재즈 음반을 많이 듣고 있어서 50%가 록/팝 고전 탐색이라면 50%은 재즈 탐색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뭐 재즈도 너무 폭넓고 깊어서 일단은 고전을 모으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집중적으로 파는 하위 장르가 보사노바인데, 이게 모으는 이유가 너무 실리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 '부모님과 같이 들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의 재즈/라운지 뮤직'를 찾다 보니 자연히 보사노바에 관심을 가지게 됬습니다. 그렇다고 오노 리사 같은건 너무 뻔하고 좀... 이라는 인상이여서 까짓거 뿌리부터 들어보자! 하고 뿌리를 듣고 있습니다.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은 호앙 질베르토Joao Gillberto와 더불어 보사노바의 두 신으로 불리는 존재라고 합니다. 저에겐 '명성을 익히 들었지만 뭘 들어야 할지 모르..

Where the Story Ends - Shocking Pink Rose

얄개들에 이어 정말 오래간만에 한국산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사실 웨어 더 스토리 엔드는 음반 모으기 시작하면서 관심의 대상이긴 했는데, 그렇게 막 당장 사고 싶다! 할 정도로 끌리지 않아서 미뤄져 있다가 이 곡을 듣고 지금에서야 두번째 앨범 [W] (2005) 사게 됬습니다. 일단 이 분들 소속이 플럭서스인데, 개인적으로 이들이 같은 소속인 클래지콰이보다 더 설득력이 있는 음악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부야 계의 영향을 받은 일렉 가요을 기조로 하지만, '만화가의 사려깊은 고양이'나 '은하철도의 밤'같은 곡에선 드럼 앤 베이스 같은 대담한 장르 도입, 세밀한 음에 대한 촉과 (다소 일빠풍이지만) 서늘한 감수성으로 가득한 앨범입니다. 확실히 2005년 한국 가요의 발견이라 할만합니다. 앨범에서 제일 꽃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