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915

Granddady - Summer Here Kids

지금 보면 그랜대디는 그런지의 죽음을 나름대로 돌파하려고 했고 성공한 케이스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시대는 이미 브릿팝도 지나고 프로디지와 케미컬 브라더스 같은 일렉트로닉의 시대. 그들이 선택한 방식은 플레이밍 립스나 머큐리 레브, 벡처럼 일렉트로닉과 밴드 중심의 록음악을 접목시키는 것이였습니다. 다만 플레이밍 립스가 버블검 팝과 애시드 포크, 필 스펙터 풍 오케스트라를 막 집어던지며 중심이 해체된 음향 실험실 같은 난장판을 쳤다면 이들은 다이너소어 주니어와 픽시즈, 페이브먼트, 소닉 유스 같은 징징거리는 너저분한 노이즈 기타팝이라는 중심을 놓지 않으면서도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을 힙한 일렉트로닉 음향을 가져다 녹이고 있는데 우울하면서도 선배 밴들과 다른 묘한 부유감마저 느껴집니다. 지금 잘 나가고 있는..

Francoise Hardy - Tous les garçons et les filles

[문라이즈 킹덤]에서 프랑소와즈 아르디의 'le temps de l'amour'가 너무 예쁘장해서 첫 앨범을 샀는데 기대를 배반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196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불었던 예예 걸 열풍에서도 프랑소와즈 아르디는 여러모로 독보적이라 할만한데 로네츠 같은 미국의 아이돌 팝을 프랑스 샹송 전통에 이식해 60년대의 정서를 한껏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곡이 실린 첫 앨범 [Francoise Hardy]도 그런 사뿐한 감수성으로 가득찬 예예 걸 흐름을 파악하기에 좋은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감수성이 봄에 가까운 앨범인데 시간은 벌써 여름이고 쩌죽을것 같네요 :(

Longpigs - She Said

1990년대 브릿팝 열풍으로 영국 록 밴드의 춘추전국 시대가 있었던 시절이 있습니다. 블러, 오아시스, 스웨이드, 펄프, 일래스티카, 버브, 슈퍼그래스 같은 선배 밴드들의 성공을 바라며 올라온 밴드들이 난립했고 맨선처럼 앨범 내놓자마자 깜짝 1위를 먹은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은 묻혔습니다. 메인스트림, 에코벨리, 진..... 롱피그 역시 그렇게 묻힌 1990년대 영국 록 밴드 중 하나인데 앨범들이 20위권에 머문 걸 보면 영국에서도 중박정도로 머물렀고 해외에서는 거의 알리지지 않았지만 제법 기량이 출중한 밴드라고 생각합니다. 이 곡 'She Said'의 오만하면서도 활달한 맛이 있는 기타와 그에 지지 않겠다는 크리스핀 헌트의 보컬이 팽팽하게 대결하면서 찬가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인더스트리얼 장르의 창시..

Daft Punk - Get Lucky

다프트 펑크 새 곡 Get Lucky는 예상외로 잠잠하고 고전적인 펑크와 R&B, 디스코입니다. 퍼렐 윌리엄스의 보컬엔 소울 영향력도 느껴지고요. 번쩍번쩍하고 쿵쾅거리는 클럽 음악을 원했다면 좀 당황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다프트 펑크가 펼쳐보이는 휭크는 탄탄한 매력이 느껴집니다. 훌륭한 곡이라 할만합니다. 아 모르는 분들이 있어서 적어두자면 딴 영상에서 퍼렐과 다프트 펑크 말고 기타 잡고 있는 분을 볼수 있다는데 바로 쉭의 나일 로져스입니다. 디스코/댄스/R&B 장르의 레전설이죠.

The Polyphonic Spree - Soldier Girl

아케이드 파이어 이전에 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챔버 팝스를 추구했던 이라면 역시 폴리포닉 스프리 아니였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차이점은 많습니다. 아케이드 파이어는 비통하고 처연하다면 이들은 무척 건강하고 밝습니다. 비치 보이즈와 피프스 디멘션, 어소시에이션, 윙스의 이름이 거론되니깐요. 웨스트코스트의 선샤인 팝과 소울, 파워 팝의 영향을 듬뿍 받고 자라난 이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텍사스 출신입니다. 약간 웨스 앤더슨 스타일으로 특이하고 블링블링한 맛이 있는 시끌벅적한 성가대 같지만, 묘하게 애조가 느껴지는 밴드라고 할까요. 요새 잘 나가는 세인트 빈센트가 이 밴드 출신이라고 하죠. 지금과 같은 쨍한 날씨하고 잘 어울리는 밴드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