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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ne Inch Nails - [The Downward Sprial] (1994)

돌이켜보면, 1990년대 초중반은 절망적인 감수성이 사랑받았던 시절인 것 같습니다. 너바나나 앨리스 인 체인스, 펄 잼, 스매싱 펌킨스 등 그런지 카테고리는 말할것도 없고 심지어 그 흐름에서 느지막히 떨어져 있었던 페이브먼트에게도 자조적인 정서가 뿌리 박혀 있는 걸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런 감수성이 사랑받은 건 1960년대 말 더 후, 롤링 스톤즈, MC5, 더 도어즈 같은 헤비하고 반사회적인 음악이 사랑 받은 것과 비슷한 선상일지도 모릅니다. 저 두 시절엔 세상에 대한 안티 테제적인 생각이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고 할까요. (1960년대에 추앙받았던 윌리엄 버로우즈와 잭 케루악이 1990년대에 다시 재발굴-특히 버로우즈-됬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다만 1960년대 말과 달리 1..

20110131

1. 아... 블로그가 밀리고 있어. 2. 돈 문제가 해결됬습니다. 시원섭섭한 느낌. 꽤 많은 돈이 생길 것 같아서 조금 기분이 흡족합니다. 그래서 다음 달엔 음반 포스팅이 두배로 늘어날 것 같습니다. 3. 그림은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데 잘 안됩니다; 배경 연습을 해야 하나... 열폭은 쩔고, 발전은 더디고 그렇습니다. 4. 사실 조금 의욕이 없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뭔가 일상의 프로그래밍화랄까? 단조롭다는 느낌? 뭔가 정체된 느낌입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위기 의식이 자꾸... 게다가 남들 그림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새삼 깨닫게 되더라고요. 이 때문에 글 쓰는 것도 조금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5. 어새신 크리드 브라더후드 PC판은 언제 나오나요. 저도 형제단에 가입..

Bob Dylan - [Blonde On Blonde] (1966)

조금씩 밥 딜런 앨범을 모아가는 중인데, 이번엔 [Blonde On Blonde]입니다. 말 안해도 다 아는 명작이죠. 아무래도 고속도로 61번 앨범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데, 이 앨범은 혁명 같은 고속도로 61번 앨범의 포크 록 혁명를 이어가면서도 좀 더 달뜬듯한 느낌으로 곡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 딜런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렸다고 하는데, 그 행복함이 어느 정도 앨범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솔직담백한 로큰롤 'I Want You'나 이례적으로 브라스가 쓰인 'Rainy Day Women No. 12 & 35', 'Absolutely Sweet Marie' 같은 곡이 그렇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막 행복에 달뜬 앨범은 아닙니다. 오히려 행복 뒤에 찾아오는 알 수 없는 고독감 같은 것이 ..

조노스코프

오! 예! 컷! 카피! 새 앨범 [Zonoscope]가 2월 8일 상륙한다고 합니다. 아 이거 얼마나 떨리는 소식인지... 신스 팝/뉴웨이브 리바이벌 그룹들 중에서 주니어 보이즈와 더불어 가장 발군의 실력을 보여줬던 밴드라 생각해 항상 주시하고 있었는데 새 앨범이라니! 전작 앨범 표지도 정말 아름다웠는데 이번 표지도 좋습니다. 키무라 츠네히사라는 사진 작가의 포토 몽타쥬를 썼다는데, 컷 카피가 만들어내는 음악하고 잘 어울리는 선정이라 생각합니다. 비록 올해는 올드를 찾아 나서는 모험을 하기로 했지만, 이 앨범은 꼭 살 겁니다.

The Band - The Night They Drove Old Dixie Down

밴드_이름_종결자 영화광들에게는 더 밴드란 이름은 마틴 스콜세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이름일 겁니다. 실제로 저도 더 밴드라는 이름을 마틴 스콜세지 글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마틴 스콜세지는 이들의 해산 공연을 담아낸 [라스트 왈츠]라는 영화를 찍었고, 지금도 음악 관련 영화에서 자주 언급되는 영화입니다. [샤인 어 라이트]도 그렇고 마틴 스콜세지는 자기가 속한 베이비 붐 세대와 그들이 즐겼던 음악에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그것을 영화에 담아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이들이 등장한 1960년대 후반 세상은 사이키델릭으로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혼탁해져 있었고, 대부분의 청중들은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고 있었습니다. 더 밴드는 슬며서 등장해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Music From Big Pink]..

Herbie Hancock - [Head Hunters] (1973)

재즈는 간신히 기초만 뗀 수준이지만 그 중 허비 행콕과 마일즈 데이비스는 무척 좋아합니다. 마일즈야 뭐 신이니 말이 필요없고, 허비 행콕은 어찌보면 마일신보다 더 자주 들었는데 블루 노트 시절 쿨 재즈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그루비한 감각이 느껴져 뭣도 모르던 아새였던 저에게 상당히 쿨하게 들렸습니다. (비록 블루 노트 era 베스트 들은게 전부지만;) 그러다가 2011년부터 재즈를 좀 들어보자, 라는 생각에 존 콜트레인의 [Blue Train]과 함께 사왔습니다. 왜 이 앨범이냐면, 제가 전통적인 재즈 영역에 속해있었던 블루 노트 이후 era의 허병국에 대해선 일천해서 궁금했습니다. 허비 행콕은 이 앨범을 내기 전까지 블루 노트 - 워너 - 컬럼비아 순으로 이적을 했는데, 워너 시절에도 [Mwandish..

The Byrds - Have You Seen Her Face

사실 아버지가 이글스 라이브나 조안 바에즈 같은 걸 아침에 틀어놓다보니 어느새 저도 아메리칸 루츠 뮤직 (블루스 - 포크 - 컨트리로 이어지는 연타)과 거기서 뻗어나간 포크/컨트리 록에 대해서 나름대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뭔가 이질적이고 좀 낯설었는데 (R.E.M.에 대해 이해 못했던 것도 그 때문이였을듯;) 그 낯설음의 벽을 깨트려준 뮤지션이 버즈Byrds였습니다. 버즈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무척 좋아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가진 건 [The Notorious Byrd Brothers]와 [Younger Than Yesterday] 이게 전부지만 두 앨범 모두 생각날때마다 들어보는 앨범이 됬다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겠죠. 그 중 가장 선호하는 앨범은 [Younger Tha..

Erykah Badu - Me

에리카 바두의 뉴 아메리카 파트 원을 샀습니다. 역시 소문대로 좋은 앨범이더라고요. 자세한 건 제가 내공이 딸려서 (그러면서 파트 투는 잘만 리뷰 썼네) 못 적습니다. 허나 이젠 구닥다리라 인식되는 과거의 소울 음악이 당대 힙합 비트와 브레이크를 빌어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됬는데 약간 난해한 점도 있지만 정작 음반을 듣고 있으면 그 난해함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습니다. 전통적인 소울의 영역에서 변칙을 시도하면서 깊은 영성과 감정들을 표현했던 파트 투보다 굉장히 다양한 방법론과 장르 혼합 (특히 힙합. 소울 뮤직으로 무기로 삼는 동료 로카펠라 일당들과 다른, 독특한 브레잌과 비트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 동원되고 있는 앨범인데, 루츠의 [Pherenology]의 방향성하고 일치하는 부분이 있고 그렇습..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1963)

추운나라에서돌아온스파이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영미소설일반 지은이 존 르카레 (열린책들, 2009년) 상세보기 -존 르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는 첩보 장르에서 중요한 대접을 받고 있는 소설입니다. 르카레는 실제로 첩보원 생활을 한 사람이였고 (대사관 쪽의 화이트 스파이였다고 합니다.) 그의 경험은 소설의 중요한 뼈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보통 스파이 소설이라고 하면 007처럼 간지나는 남자와 세계를 위협한 사악한 악당, 화려한 액션을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이 소설은 그런 환상을 철저히 제거합니다. 액션은 세 장면 정도 등장하고, 게다가 화려함 없이 처절하고 비루한 발악에 가까운 묘사로 표현됩니다. 첩보 장면도 철저히 심리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주인공도 제임스 본드와 다릅니다. ..

Go To Fly/문학 2011.01.19

Paul McCartney & Wings - [Band on the Run] (1973)

여사님를 통해 아방가르드와 공명하면서 과거의 영광 더 나아가 전통적인 록/팝을 탈주하려고 기를 쓰던 존 레논과 달리, 폴 매카트니의 솔로 행보는 작곡에 재미들린 한 천재가 미친듯이 멜로디를 뽑아내고 그것으로 성공을 거두는 것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 경지가 절정에 달했던 시기가 아마 이 앨범 [Band on the Run]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앨범은 나름 위기라면 위기인 상황에서 (밴드 멤버 탈퇴, 강도 사건) 아내와 대니 레인 정도로 간출하게 꾸린 라인업으로 만든 앨범입니다. 실질적으로 폴 매카트니 원맨 체제에 가깝지만, 그래도 이 앨범은 여전히 밴드라는 기본 명제에 충실한 연주와 멜로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한 솔로보다는 매카트니와 멤버, 나아가 세션 간의 조화를 중시하고 있다고 할까요. 돈지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