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er Into Movie/리뷰

애정만세

giantroot2006. 5. 11. 23:12
[구멍]의 감독 차이밍량의 출세작(이라고 다들 말하는)인 영화 [애정만세]는 무미건조의 극치를 달립니다.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일하는 부동산 중개업자 메이(양귀매).

납골당 세일즈하는 사람 치고 너무 부끄럼을 타는 젊은 게이 시아오강(이강생).

불법 옷 장사를 하는 남자 아정(진소영).


이들은 우연치 않게 엮어집니다. 빈집에 숨어들어간 시아오강은 그 집에서 메이와 아정의 섹스 장면을 보게 됩니다. 이후 그들의 일상이 지리하게 보여주고, 아정과 시아오강은 빈 집에서 숨바꼭질을 하다가 결국엔 친해지게 됩니다.

한편 메이는 아정을 다시 찾아가 섹스를 하고, 시아오강은 그것을 침대 밑에서 듣습니다.

섹스 후 메이는 공원을 거닐다가 갑자기 벤치에 앉아서 울어버립니다.


이 영화는 음악과 감정이입을 거부합니다. 마지막 장면만 제외하고는 주인공들은 감정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영화 내내 음악이 하나도 없습니다. 소통이 안되는 도시인들을 그저 보여주기만 할뿐이죠.


그렇지만 이 감독의 영화를 보고나면 머리속이 복잡해집니다. 영화를 보고 난뒤 아무런 일없이 살다가 문득 혼자서 엉엉 우는 메이가 떠올려지게 되고, 그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기분은 찝찝해집니다.


글쎄 재미 면에서는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생각할 것을 던져주는 영화라는 건 확실하네요. 영화제목은 매우 반어적인데, 굳이 딱 맞는 제목을 찾자면, 비정만세(悲情萬歲)가  어울릴 겁니다.


정보:오늘 EBS 세계의 명화에서 밤 11시 10분에 방송한다고 하더군요.

잡설:1.음.. [질투는 나의 힘]이후로  '가장 쓰기 어려웠던 영화글' 탄생했군요.
      2.나름대로 웃긴 장면들도 있습니다.(그렇지만 코미디는 절.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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