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있습니다(세상에 두번이나 쓰다니.)
아는 여자는 이나영 이라는 배우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영화입니다. 당연히 스토리도 발랄하기 짝이(?) 없습니다. 프로야구선수인 동치성과 그가 아는 여자인 한이연의 좌충우동 러브스토리 곁다리로 장진 특유의 유머감각이 곁들여집니다. 아, 한가지 덧붙이자면, 모든 사건들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극적인 요소라 말할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의 엑스 레이 사진을 본 치성이 '내 머리와 심장은 흑백이다.'라는 대사부터 시작해서.무장강도를 이상한 형식으로 잡는다는가,이연과 함께 보러간 영화의 내용이 '정말로 말이 안되'는 내용을(전봇대가 사랑을 전한다는 내용은 나중에 그대로 쓰입니다.) 담고 있고, 마라톤으로 자살을 할려던 치성이 5등을 해서 김치냉장고를 타온다거나,마지막에 동치성의 병은 사실 코를 파서 생긴 빈혈이였다라는 사실로 코미디는 드라마를 넘어섭니다.
그러나.. 어쩐지 스토리가 빈약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전작 [킬러들의 수다]에서도 웃기기만 하지, 정작 드라마는 계속 비틀거리는 현상을 극복하지 못한 것일까요? [아는 여자]의 문제점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드라마의 존재감이 희미하다는 점.
하지만 장진 감독은 아마 다른 상업감독 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입니다.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을 다들 별볼일없는 존재로 사리지거든요. 그 점에서 장진은 복받은 감독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