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뒷북)이라고 제목이 있는 리뷰는 뒤늦게 올리는 리뷰니 그렇게 아시길.)
챠이밍량의 구멍은 기묘한 영화입니다. 2000년의 대만은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고,빛을 피하는 병이 퍼집니다. 낡은 아파트에 사는 위층 남자와 아래층 여자는 어느날 남자 방에 생긴 구멍 때문에 우연히 이어지게 됩니다. 여자는 구멍을 메우길 요구하지만, 남자는 오히려 그 구멍을 넓혀갑니다. 그 와중에 여자는 병에 걸려 죽어갑니다. 그때 구멍에서 남자의 손이 내려와 여자를 윗층으로 올려보냅니다.
영화는 주인공들을 아예 한정된 장소에 가둬버립니다. 그리곤 아무런 설명없이 소통을 원하는 남녀를 보여줍니다. 너무 설명이 없어서 건조하고 지루할 정도입니다. 중간중간에 그들의 환상이라고 할수 있는 뮤지컬이 나오는데,건조한 분위기에 감정을 약간 불어넣는 역활을 맡습니다.
이런 건조하고 삭막한 상황에도 감독은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마지막에 남자가 여자를 위층으로 끌어올리는 장면에서는 '그래도 희망은 있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자막에서도 잘 드러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매우 쓸쓸합니다.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