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13

피터 새빌과 팩토리 레코드 음반 디자인 분석

(과제용으로 제출한 글을 수정없이 올려서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앨범 커버란 보통 음반 내용물을 보호하고 이 음반이 어떤 뮤지션이 만들었으며 음악의 성격이 어떤지 설명해주는 것을 1차적인 목표로 삼는 이미지이다. 즉슨 ‘표현의 매개체’, ‘예술’이라기 보다는 ‘기능의 매개체’, ‘커뮤니케이션’에 가까운 이미지인 것이다. 이 때문에 앨범 커버에 담긴 이미지나 텍스트, 그리고 그 간의 결합 (표현의 매개체)은 보통 그 중요성에 비해 쉽게 간과되거나 무시당해왔다. 1960년대에 나온 비틀즈를 비롯해 옛 가수들의 앨범 커버들은 미학보다는 이 음반이 어떤 곡들을 담고 있는지, 가수가 누군지를 강조하는 텍스트들로 이미지가 가득차 있었다. 블루 노트와 버브, 선구자적인 화가들이 등장하면서 앨범 커버는 정보가 담겨있..

Go To Fly/기타 2014.02.09

서사와 장면, 그리고 흐름

아오야마 신지의 [유레카]는 3시간짜리 영화다. 보통 영화 길이가 2시간 안팎이라는걸 생각해보면 [유레카]의 영화 길이는 이례적으로 길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장면들도 한 사건을 길게 보는 롱테이크가 많으며 대사도 그리 많지 않다. 아오야마 감독이 내한했을 당시 씨네21에서 [유레카]를 왜 그렇게 찍었나, 라고 물어보니 아오야마는 '삶의 노이즈를 찍고 싶어서 그렇게 찍었다.'라고 말했다.아오야마는 왜 그런 '노이즈'가 낀 긴 서사를 선택한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그 이유는 아오야마의 선배이자 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에게 같이 사사받았던 동료였던 쿠로사와 키요시가 쓴 '영화 수업'에서 그 맥락을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 글에서 '흐름'이 영화와 각본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보고 있다. ("설..

확실히 블로그는

휘발성이 적은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가 각광 받는 이유는 140자로 빠르게 순간을 잡을 수 있는 매력 때문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저도 요새 블로그는 140자로는 부족한, 리뷰나 단상들을 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트위터가 등장하면서 블로그는 개드립치기 조금 귀찮은 매체로 전락했다고 할까요. 저에겐 그렇습니다. 예전보다 블로그 열풍은 많이 식은건 맞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긴 글이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도 아니고, 블로그라는 매체는 인기는 사그라들겠지만 아마 계속 살아남을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트위터나 페이스북와 다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는게 큰 매력이기도 하고요. 적어도 저 같이 긴 글이 필요한 사람들은 블로그를 계속 쓸 것 같습니다. 공식적인 매체 형태하고 비슷하고 홈페이지와 달리 ..

[짧은 글] 지금 가장 쓰기 어려운 글.

바로 음악에 대한 글입니다. 사실 영상에 대한 글은 꽤 오랫동안 써왔고, 나름대로 글 쓰는 패턴이 있습니다.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감은 잡힌다고 할까요. (그래도 다시 보면 *오질나게* 쪽팔리는건 마찬가지입니다만.) 그러나 음악에 대한 글을 쓰려고 하면 뭐라고 써야 할지 난감합니다. 분명 이 음악은 이런 점이 두드러지는군,라는 건 알겠는데 한창 열심히 쓰다보면 어느새 유치찬란한 형용사와 단어들의 남발로 범벅이 되어있습니다. 아악! (제일 쪽팔렸던건 대학 시험때 그걸 가지고 면접관과 이야기를 나눈 것. 정말 온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아직 전 음악의 요소들을 글로 풀어내는데 미숙한 것 같습니다. 사실 2000년대 중반부터 겨우 음악에 대해 뭐라 쓰기 시작..

도라지 담배와 영결식

며칠전, 동네에 있는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담배를 사가지고 가기로 했는데,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무슨 담배를 피웠는지 잘 모르는데다, 결정적으로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좀 고민하다가 도라지를 사가서 드리기로 했습니다. 나름 고심했습니다. 그래. 노무현 대통령은 전 대통령들과 달리,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자신의 밑바닥을 보여주길 꺼리지 않았던 사람이니 담배도 소박한 것으로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도라지로 선택했습니다. 나중에 생전에 디스 피우셨데, 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분이 보여주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제 도라지를 그렇게 박정하게 대하질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 분이 완전무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치도..

난 이럴려고 음악 듣기 시작한 게 아닌데...

([짧은생각] 강요할 수 없는 취향 후속편) 모 웹진 댓글란을 보고 뭐라 쓸려다가 머리와 마음이 복잡해져서 지웠다. 결국엔 취향도 학습되는 것인데 그저 학습된 내용물이 다르다고 그렇게 인격적인 비난을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내가 어떤 식으로 글을 써야 하고, 문화 작품을 향유해야 하는 걸까? 잘 모르겠지만 ㄱ모님 같은 형식은 아닌 듯 싶다. 인격적 비난을 토대로 삼는 주장은 절대로 성공적인 주장 방식은 아니다. 여담인데 새해부터는 음악에 대한 남의 의견 의존도를 줄여야 되겠다. 그동안 지나치게 의존해 온 것 같다. 결국엔 중요한 것은 내 감각과 감성이니깐.

High Fidelity, Low Fidelity

내가 음악을 듣고 음악 기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을때, 아버지가 해주신 이야기가 있다. "어떤 전설적인 A/V 매니아가 있었다. 그는 온갖 돈을 투자해서 탄노이 스피커나 맥킨토시 앰프 같은 비싼 A/V 기기들을 사서 듣고, 스피커 선을 바꿔 끼우는 등 소리 질에 대한 강박적인 A/V 라이프를 살고 있었다. 어느날 그가 모든 기기를 팔았다. 사람들은 이 사람이 아주 비싼 기기를 살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산 것은 평범한 휴대용 라디오와 헤드폰이였다." (약간 각색이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 이야기는 어린 나에게 상당히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다. 지금 생각해볼때, 아버지가 나에게 전해주고 싶은 것은 음질 같은 외양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 속에 담긴 음악의 혼을 들으라는 것이였다. 음악을 들으면..

DARKER THAN BLACK - 검어집시다.

미리 검어지죠 뭐~ (온푸님) 검어집시다 (Laika_09님) 이 블로그는 YTN을 지지합니다. 여러분 2008년 11월 20일, 하루 검어집시다. (여기는 볼드 안 치겠습니다.) 안녕, 헤이. 잘 지냈지? 난 작년에 네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시청했던 평범한 학생이야. 갑자기 왜 이런 편지를 쓰게 됬냐면..... 지금 TV 밖 세상은 난장판이야.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미래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됬어. 그리고 그가 자기 듣기 싫은 소리 듣기 싫다고 사람들을 시켜 YTN을 억누르고 있고,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런 잘못된 일들에 반대하고자 2008년 11월 20일, 하루 검어지자고 했어. 검어진다고 하니 난 네가 나오는 애니가 생각났고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는 중이..

표현고갈

(이 글은 [폭력의 역사] 리뷰 코멘트에 대한 일종의 답변격 되는 글입니다.) 제 리뷰에 대해 비판적인 코멘트가 하나 달렸습니다. 대략 요지는 글이 핵심을 찌르지 못하고 굉장히 난삽하다는 이야기인데.... 안 그래도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요즘 리뷰를 쓰면 쓸수록 명쾌해지기는 커녕 점점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 밖에 안 들더군요. 비판의 대상이 된 [폭력의 역사] 리뷰 역시 쓰면서 '내가 뭘 이야기하고 있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건 제 잘못입니다. 솔직히 그동안 제가 영화 리뷰 쓴 게 나름 호평을 얻어서 좀 자만했습니다. 아무래도 아직 전 소인에 불과한가 봅니다. 그런 칭찬을 들으면 제 자신을 채찍질을 해야 했는데, 하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좀 더 절차탁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