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Not There/생각

도라지 담배와 영결식

giantroot2009. 5. 29. 11:11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전, 동네에 있는 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담배를 사가지고 가기로 했는데,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무슨 담배를 피웠는지 잘 모르는데다, 결정적으로 제가 담배를 피우지 않아서 좀 고민하다가 도라지를 사가서 드리기로 했습니다.

나름 고심했습니다. 그래. 노무현 대통령은 전 대통령들과 달리,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자신의 밑바닥을 보여주길 꺼리지 않았던 사람이니 담배도 소박한 것으로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도라지로 선택했습니다.

나중에 생전에 디스 피우셨데, 라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 분이 보여주셨던 모습을 생각하면 제 도라지를 그렇게 박정하게 대하질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그 분이 완전무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치도 헛점도 많았고, 좀 고지식한 부분도 있었고요. 하지만 당신은 그 단점들을 인정하면서, 한국 사회를 제대로 바꾸려고 엄청 노력했습니다. 권위주의와 지역주의를 예전에 명패 내던지듯, 내던지셨습니다. 자신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어느 대통령도 정치인도 이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한국 최초로 권위를 벗어던진 정치가가 아니였을까요. 그 분은 그 어려운 길을 가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이 죽음이 아프게 다가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떠날 분은 절대로 아니였습니다. 당신은 진정 오래 사셔서 희망이 되셨어야 했습니다. 지난 6년동안 당한 수난에 대한 댓가를 받으셔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이젠 너무 늦은 말이겠지요. 지금은 마음만 아릴 뿐입니다. 일상 생활로 돌아왔긴 했지만 여전히 마음이 뻥하고 뚫린 것 같습니다.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간 모든 것들이 통탄할 따름입니다.

그곳에서는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만드려고 했던 진정한 시민 사회로 나아가는 길은 저희들이 만들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곡을 바칩니다.


Spacemen 3 - Lord Can You Hear Me?

사실 Spiritualized 버전으로 바치려고 했으나, 유튜브에서 찾을 수 없어서 이 버전으로 바칩니다.

Lord, help me out
I'd take my life, but I'm in doubt
Just where my soul will lie
Dep in the earth or way up in the sky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hear me at all?

All my life has left my side
Can't get enough out of life to keep me satisfied
I'm lost about everything
Lord look what state I'm in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hear me at 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when I call?
Lord can you hear me, hear me at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