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볼드 안 치겠습니다.)
안녕, 헤이. 잘 지냈지?
난 작년에 네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을 열심히 시청했던 평범한 학생이야.
갑자기 왜 이런 편지를 쓰게 됬냐면.....
지금 TV 밖 세상은 난장판이야.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에, 미래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사람이 대통령이 됬어.
그리고 그가 자기 듣기 싫은 소리 듣기 싫다고 사람들을 시켜 YTN을 억누르고 있고,
몇몇 뜻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런 잘못된 일들에 반대하고자 2008년 11월 20일, 하루 검어지자고 했어.
검어진다고 하니 난 네가 나오는 애니가 생각났고 지금 이렇게 편지를 쓰고 있는 중이야.
정부가 언론을 장악하려 들다니, 지금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의 '조직'들과 하등 틀릴게 없어.
자기의 이익을 위해 마음대로 조정해도 되는 거야?
왜 사람들의 눈과 입과 귀를 가리려고 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는거지?
틀린 것은 틀렸다고 받아들이고 고쳐나가는게 어른의 자세 아니였어?
아무리 현실이 시궁창 같다고 백번 양보하더라도 이건 좀 아니잖아.
실제 인물이 아닌 가상 캐릭터에게 이런식으로 하소연하고 추측하는 건 좀 웃기지만,
마지막에 변한 너는 TV 밖 이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
모르겠어. 하지만 난 게으르더라도 어설프더라도
잘못 된 것에는 타협하지 않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어.
네가 마지막에 '조직'을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찾아갔던 것 처럼.
그리고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들이 불온하다면 난 기꺼이 불온해질련다.
아 쓰고 나니 쪽팔리네. 이게 뭐야.
애니에 나오는 주인공에게 이런 다짐이니 이상한 소리 마구 늘어놓고...
내 앞가림이나 잘해야 하는데... (투덜투덜)
여튼 작년에 네가 나오는 애니 끝까지 잘 본 사람의 헛소리는 여기까지.
그냥 팬심과 현실에 대한 저항으로 이런 편지 썼다고 생각해줘.
그럼 안녕.
우리 모두 잘 버텨서 우리를 우습게 아는 저 치들에게 뭔가 보여주자고.
어느 평범하다 못해 소심한 블로거 giantroot가.
PS. 아, 네가 어떤 인생을 사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지금으로도 괜찮아. 넌 참 믿음직스러운 사람이거든. 비록 냉정하고 감정을 잘 드러나지 않지만 말이야. 널 보면서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