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dphone Music/리뷰

Dexys Midnight Runners - [Searching for the Young Soul Rebels] (1980)

giantroot2009. 7. 19. 10:09

포스트 펑크와 만난 푸른 눈의 북쪽 영혼 (Blue Eyed Northern Soul)을 찾아서

자유선진민주주의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덱시즈 미드나잇 러너즈Dexys Midnight Runners (이하 덱시즈)라는 이름은 잊혀진 이름입니다. 고작해야 메가히트 싱글 'Come On Eileen' (두번째 앨범에 실려 있습니다.)이 가끔 사골처럼 우려질 뿐이죠. 앨범 자체는 [죽기전에 들어야 할 1001가지 음반]에서 알았지만 매장에선 품절이더라고요. 게다가 그 책에 나온 설명 읽어도 도통 감이 안 잡히고... 하지만 모 레코드에서 벌인 적립금 행사(...) 때문에 거길 뒤적이다가 먼지 먹어가던 이 음반을 사 듣고는 '오 이거 괜찮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전 블루 아이드 소울 장르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블루 아이드 소울의 여왕인 더스티 스프링필드도 음반이 싸게 나왔다곤 하나, 제가 돈이 부족해서 아직 듣지를 못했고 뭐 그렇습니다. 그래도 소울과 블루 아이드 소울이 어떤 음악 장르인지는 대충 감은 잡고 있습니다. 덱시즈는 그 블루 아이드 소울을 포스트 펑크와 결합해서 대접받고 있는 밴드라 합니다. 이 앨범은 덱시즈의 첫 번째 앨범인데 상당히 고평가를 받고 있는 앨범이라고 합니다. 

사실 제가 이 앨범이 처음부터 괜찮다고 생각한 이유는.... 혼 연주가 죽입니다. 브릿팝 시절 블러의 뿜빠뿜빠 거리는 혼 연주을 미친듯이 좋아했던 저로써는 이 앨범이 선보이는 혼 연주에 띵~하고 넋이 나가버렸습니다. 이 앨범의 브라스는 남성미가 넘치는데 허세를 부리지 않고도, 명랑하고 활기차서 좋습니다. 혼 연주에서 보듯,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남성적이라는 느낌이 강한데 'Burn It Down' 도입부에 들리는 떼창 ('제발 불타버려라!')이나 'Geno'의 하늘 높이 날아갈듯한 멜로디가 그렇습니다. 물론 항상 질러대지도 않고, 몇몇 곡에서는 템포를 조정해 완급 조절도 잘 한 편입니다.

혼 연주에 끌려 음악을 찬찬히 들어보니, 어디서 뺨싸다구 한 대 맞고 부르는듯한 케빈 로울랜드의 보컬(거.. 복장은 완전 [퍼블릭 에너미]의 조니 뎁이더만 왜 울면서 노래를 불러유...)와 포스트 펑크 특유의 간결한 리듬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앨범의 미덕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이 앨범의 미덕은 포스트 펑크의 간결함과 과거의 전통인 소울을 결합해 영국 팝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도 올무식 가이드를 보면 하드-파이(누군가 향뮤직에 코멘트 달기를 "20년만에 나온 덱시즈 미드나잇 러너즈 신보"라 하더군요.), 코멧 그레인, 노 다웃, 몬트 마르디에Montt Mardié이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들의 유산은 영국 팝에 꽤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튼 이 앨범은 모 님이 투덜거린것과 달리 지루하지도 않고, 다음작의 메가 히트 후광에 꿀릴 만큼 상업적으로 실패한 앨범도 아닙니다. ('Geno'와 'There, There My Dear'가 꽤 히트했다고 하네요.) 게다가 앨범이 거둔 성과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덤으로 갱 스타일의 패션이라니!) 다만 밴드 자체가 롱런은 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은 묻힌 앨범이라 할 수는 있겠군요. 여튼 뿜빠뿜빠 혼 연주를 사랑하시는 청춘이시라면 들어볼 가치가 있는 앨범이라 생각합니다.

P.S.1 덱시즈 미드나잇 러너즈의 덱시즈는 각성제 이름인 덱시드린을 변형한거라고 합니다.
P.S.2 2집 [Too-Rye-Aye]는 굉장히 구하기 쉽지만, 3집 [Don't Stand Me Down]은 레어 아이템더라고요.
P.S.3 'Burn It Down' 도입부을 잘 들어보시면 딥 퍼플의 'Highway Star'하고 섹스 피스톨즈의 'Anarchy in the U.K.' (잠깐 헷갈리긴 합니다.)가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