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ht Test/리뷰

부족장과 호랑이 (2008)

giantroot2008. 11. 2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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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꼬리 잡기의 신선한 응용


가끔 원초적인 것이 사람들의 흥미를 사로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복고풍 개러지 록 유행이라던가, 최근 다시 불기 시작한 테트리스 열풍이나 모두 단순함과 원초성을 내세워 이득을 보았습니다. 이번 대한민국 인디게임 2008년 은상을 받은 부족장과 호랑이 역시 그런 게임의 원초성을 독특하게 살려낸 게임입니다.

게임 자체는 '뱀꼬리게임' 스타일 입니다. 플레이 캐릭터를 움직여 캐릭터를 쫓아오는 호랑이들을 우리에 넣거나, 아이템을 이용해서 한꺼번에 처리해버리는 거죠. 조작키도 설명이 필요 없을정도로 단순합니다.

그런데 이게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처음이야 쉽게 시작하지만, 점점 난이도 올라갈 수록 방향이나 호랑이의 수, 호랑이가 달려드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해서 은근히 잘 죽습니다. 대신 적재적소의 우리와 아이템 배치로 인해 마음만 먹으면 다양하게 호랑이를 가둘 수 있습니다. (전 빨리 죽어서 경험하질 못헀지만, 난이도가 올라가면 코뿔소나 벨로시랩터가 등장하는데, 이것들이 종종 호랑이를 제거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쓰이는 재치도 부리고 있다고 합니다.) 단순함이 종종 획일적이고 지루함과 동일시 되는 것을 보면, 이 게임의 디자인은 영리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다른 캐주얼 게임과 차별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멀티 플레이'라는 점입니다. 이 게임은 싱글 플레이가 없고 오로지 멀티 플레이만 되는데 은근히 협동 플레이가 재미있습니다. 또한 협동을 하는 동시에 살아남은 시간에 따라 점수차에 따라 등수가 나타나는데, 이 역시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래픽 역시 단순하지만, 간결하게 게임을 장식해주고 있어서 좋습니다.

단점이라면, 게임을 시작했을때 간단히라도 설명을 넣고 시작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과 온라인에 무조건 연결이 그렇게 썩 좋지만은 않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아주 단순하고 미니멀한 방식으로 원초적인 즐거움을 극대화한 점에서 이 게임은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합니다.

공식 홈페이지: http://nori-ter.com/

(이 리뷰는 인디 게임 웹진인 PIG-MIN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