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펜, 용검 되다
일본 게임계의 용자 중 하나인 팀 닌자 전 대표 이타가키 토모노부를 모르는 요즘 게이머는 거의 없을 겁니다. 그가 이끌던 팀 닌자는 화끈한 캐릭터 디자인, 액션성, 기기의 스펙을 최대로 활용하는 그래픽(DOA가 아케이드에서 엑박으로 갈아탄 사실은 유명합니다.) 등으로 무장한 게임으로 코어 게이머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냈습니다.
그런 팀 닌자가 DS로 게임을 내겠다 했을때 나름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DS는 솔직히 머신 스펙으로 승부하는 게임기가 아니기 때문에, 별다른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리라는 대부분의 예측을 깼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온갖 루머들이 난무하고, 우려 반 기대 반의 반응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기기 스펙의 한계상 DS로 나온 3D 액션 게임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나마 있는 것도 메트로이드나 젤다의 전설 정도입니다. 닌자 가이덴 DS(이하 NGDS)는 이런 DS 3D 액션 게임의 새 바람을 일으키기 충분합니다. 그만큼 잘 만들었고 재미있습니다.
우선 그래픽을 이야기 하자면, NGDS의 그래픽은 지금까지 DS로 나온 3D 게임 중 가장 부드럽고 유연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3D를 사용한 [테일즈 오브 이노센스]나 [파이널 판타지 링 오브 페이트] 같은 게임이 종종 툭툭 끊긴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NGDS는 '끊김? 횽에겐 그딴 거 읍따'라는 모토의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심지어 거대 보스의 전투에서도 부드럽습니다.
액션과 조적도 DS의 특성을 잘 살렸습니다. 기기의 약점 때문에 닌자 가이덴 특유의 화려한 액션은 많이 축약된 편이지만, 그래도 터치펜을 이용한 액션과 조작들은 시원시원하고 직관적입니다. 류 하야부사의 트레이드마크인 이즈나 드롭과 화려한 절정기를 터치펜으로 그대로 재현한 점이 좋더군요. 다만 DS를 세로로 들고하는지라, 플레이하다가 팔이 저린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난이도는 약간 어려운 정도. 전 시노비의 길로 클리어했는데, 적 덤벼드는게 장난이 아닙니다. '닌자 가이덴의 적은 죽으러 오는게 아니라, 죽이려 온다'라는 명언을 그대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순간 방심했다가 죽을 정도로 실천하고 있더군요. 뭐 액션치인 저도 노력과 근성 약간의 꼼수만 있으니 엔딩을 보더군요. (물론 몬헌 프론티어 온라인으로 단련된 순발력도 도움이 됬지만) 회복 포인트 위치 배정이 절묘하게 돼 있어서 일반인들의 배려도 잘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클리어 후 다시 한번 도전할 만한 게임인가... 물어보시면 좀 부정적입니다. 물론 2회차를 위한 배려ㅡ프라이즈 모드, 꺠달음의 길-닌자 두령의 길ㅡ가 되어 있으나, 별 흥미가 가지 않습니다. 우선 게임 스케일이 작습니다. 액션치인 저도 7시간만에 클리어를 했으니깐요. 그렇다고 스케일을 채울 스토리가 좋으냐... 그것도 아닙니다. 물론 초절정간지우주최강슈퍼닌자 류 하야부사는 간지 좔좔에 멋집니다만, 그렇다고 별 것 없는 스토리를 구원할 정도는 아닙니다. (전 이 게임의 시나리오를 '캐릭터물'로 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스테이지 구성이 단순하다는 점. 정말 딱 줄여서 말하면 '맵이동->전투->맵이동->전투->맵이동->전투.....->보스' 이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처음이야 재미있지만, 후반 들어서면 슬슬 지루해지더군요. 퍼즐 역시 구색만 맞추는 느낌입니다. 인술 역시 체력 인술 말고는 활용도가 극히 낮습니다. (적어도 시노비의 길에서는 그렇더군요) 이건 인술 게이지 채우기가 무척 어렵다는 게 원인일듯.
이런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NGDS는 잘 만든 게임입니다. 팀 닌자 게임들이 오락적인 측면에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 게임은 팀 닌자가 내세운 정도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짧고 격렬한 액션 게임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PS.왜 하야부사가 간지인지 좀 이해가 가더군요. 온 몸에 포스를 내뿜는;;;
PS2.게임 내 하야부사 마을의 허술함을 보고 폭소 할수 밖에 없었습니다.
PS3.그나저나 왜 일본 대중 문화 속에서 닌자는 초인으로 둔갑하는겁니까? 대부분 아시겠지만, 실제 닌자는 저렇지 않단 말입니다. (그나마 예외인건 천주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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