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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A Theory of Fun for Game Design] (2005)

giantroot2013. 7. 24. 19:36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저자
라프 코스터 지음
출판사
디지털미디어리서치 | 2005-10-31 출간
카테고리
컴퓨터/IT
책소개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라프 코스터가 밝혀낸 '재미'의 비밀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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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은 현직 게임 개발자가 쓴 책이다. 라프 코스터는 이 책을 통해 재미 나아가 게임의 정의를 내리고자 한다. 저자는 저자의 아이들이 틱택토에 몰입했다가 이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는 것에서 출발한다. 아이들이 틱택토에 지루해하는 걸 보면서 라프 코스터는 재미가 어떤 식으로 발생하고 어떤 식으로 소모되는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다.


저자는 게임을 재미와 학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여기서 재미는 뇌의 구조로 보자면 엔돌핀이 뇌 전반을 돌면서 기분 좋게 말하는 것이며 모든 생명체가 기본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것에서 재미를 느끼냐?라는 질문이 등장할법한데 라프 코스터는 기본적으로 패턴을 (물론 이 패턴은 무수하다.) 해독하는 것에서 재미를 느낀다고 보고 있다.


이런 해독 방법과 해독을 즐기는 것을 라프 코스터는 학습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물론 라프 코스터가 '학습'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어떤 교육적인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 무언가를 배운다라는 가치중립적인 의미로 쓴 것이다. 이 점에서 라프 코스터가 생각하는 '어떤 게임을 만들어야 플레이어에게 오랜시간동안 큰 재미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뼈대가 잡히기 시작하는데, 라프 코스터는 게임이 끝날때까지 플레이어에게 만족스러운 학습과 그를 통한 최고의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이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완성된 게임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라프 코스터는 이 재미와 학습에 대한 강론이 끝난 후 예술 파트에서 이 점을 다루고 있다. 여기서 그는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에 대한 논쟁을 다루면서 그 논쟁의 공격과 방어가 모두 엇나간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폭력적인 게임에 등장하는 폭력적인 외피에 매혹되는 것이 아닌, 그 외피 속에 들어있는 재미와 학습에 매혹된다는 것이다.


물론 라프 코스터는 그런 폭력적인 외피를 긍정하고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외피가 적절히 쓰이지 않으면 저급한 소재 활용 밖에 끝나지 않는다고 잘라 비판하고 있으며 이것이 게임의 예술화 혹은 대중화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이 게임이 제공하는 재미와 학습이 지극히 한정된 타겟에 머물러있다고 그는 보고 있다. 그는 미래의 게임은 좀 더 많은 대상과 어른스러운 고민이 필요하다고 정리하며 글을 맺고 있다.


라프 코스터의 재미 이론은 재미와 게임에 대한 이론서이자 수필이라고 할만한 책이다. 비록 재미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은 호이징어가 다 이뤄놓는 바람에 개론적인 부분에 머물러서 아쉽지만 이 정도면 척박했던 컴퓨터 게임 이론에 대한 첫 삽을 뜨는데 중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와 아버지가 게임이 폭력적이고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하지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이다. 요새 어머니가 빠져 있는 닌텐도 제작의 동물의 숲이라던가 대안적이고 참신한 게임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고 몇몇은 주류 돌파에 성공했다. (심즈 심시티가 그 예일 것이다.) 이에 여성 게이머들과 다양한 연령층이 등장하면서 라프 코스터가 지적했던 '다른 게임'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측면이지만 콜옵과는 다른 어른스러운 내용을 시도하려는 퀀틱 드림같은 제작사도 등장했다. 이런 게임업계의 시도들은 분명 결실을 맺을거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