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이 게임이 왜 그렇게 화제가 되었는가
(아이폰으로 이식된 버전을 주로 플레이했습니다.)
[식물 대 좀비]는 작년에 [월드 오브 구]와 함께 화제가 되었던 팝캡 제작 캐주얼 인디 게임입니다. 사실 화제가 됬을 당시엔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아이폰으로 이식되어서 한 번 플레이해보게 됬습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타워 디펜스 장르입니다. 한 방향에서 몰려오는 적들에게서 다양한 유닛을 이용해 거점을 지켜내는 게임이죠. RTS의 파생 장르에서 시작된 이 게임은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최근 2000년대 초중반 부터입니다. [식물 대 좀비]는 그 짧은 역사의 장르를 새로 정의한 걸작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나온 디펜스 물은 중세, SF, 밀리터리의 상상력 안에 갇혀 있었던 경향이 강했습니다. 아무래도 공성전이라는 개념은 일상과는 거리가 머니깐 그럴수도 있겠지만, 결국 그게그거처럼 느껴지는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그나마 [Desktop Tower Defense] 정도가 색다른 시도를 했지만, 대단히 혁신적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페글]이라는 독특하면서도 중독성 강한 핀볼 퍼즐 게임을 만든 팝캡은 [식물 대 좀비]를 단순한 디펜스 물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타워 디펜스 장르라는 틀 안에서 해볼수 있는 실험과 인용을 마구 작렬 시켰고, 그 결과는 성공적입니다. 좀비물에 대한 애정, 좀비에 대항해 식물을 이용한다는 기상천외한 설정, 대중 문화의 패러디와 오마쥬, 안개, 수영장, 지붕, 묘지 같은 창의적인 스테이지... 게임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이 풍부한 유머와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게임 진행도 무척 인상적입니다. 좀비물 왕도답게 좀비들이 전반적으로 느릿느릿 다가오긴 하지만, 엇 하는 순간에 금세 돌파를 하는데다 바리에이션도 다양해 적절하게 난이도를 조절하고 있으며. 식물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너무 난해하게 만들지 않은 전략적 부분도 좋습니다. 각 식물을 획득하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진행이 가능하지만 다양한 식물의 조합과 상점과 돈 개념을 통해 코어하게 파고 들 구석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잡아본 어떤 디펜스 게임은 일일이 전략적 부분을 설정을 해야해서 좀 골치 아프더라고요. [식물 대 좀비]는 캐주얼함과 복잡함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알고 있습니다. 그 외 도전 요소들도 풍부합니다.
모든 혁신적인 창조자/작품이 그렇듯 [식물 대 좀비]는 좋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현시킬 비전과 배짱이 있는 게임입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미묘하며, 중독적이면서도 유쾌합니다. [페글]을 뒤를 이을 팝캡의 대표작이자, 장르를 새로 정의한 걸작으로 칭송받을만 합니다.
아이폰으로 이식된 버전은 기기의 한계상 한가지 약점이 있습니다. 미니 게임을 제외했다는 거죠. 사실 이 게임에서 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미니 게임입니다. 그런데 이 미니 게임의 삭제로 미니 게임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게 줄어들었습니다. 꽤 치명적인 단점입니다. 하지만 기기의 특성하고 잘 부합해서 좀 더 직관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졌습니다. 일장일단이 있는 이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Fight Test >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머시너리움 [Machinarium] (2009) (1) | 2010.07.14 |
---|---|
샌드 캐슬 - 프리루드 : 더 페이디드 메모리즈 [Sand Castle - Prelude: The Faded Memories] (2010) (0) | 2010.04.30 |
심즈 3 [The Sims 3] (2009) (0) | 2009.07.10 |
데인저러스 하이 스쿨 걸즈 인 트러블 [Dangerous High School Girls in Trouble] (2008) (0) | 2009.03.26 |
나이트폴 [Knightfall] (2009) (0) | 2009.03.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