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레미파 소녀의 피가 끓는다
데인져러스 하이 스쿨 걸즈 인 트러블 (이하 DHSGIT로 지칭)는 센세이셔널한 화제작입니다. 피그민 기사를 보듯, 선정성 문제로 빅피쉬 게임즈에서 판매 금지를 받은 걸로도 유명하고, 비평적으로 꽤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이런 비평적 찬사가 저에겐 잘 다가오질 않았습니다. 이유는 바로 게임의 많은 부분이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DHSGIT는 TRPG의 형식을 많이 빌려오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빌려온' 겁니다. TRPG가 아닙니다.) 원숭이 섬 시리즈 풍의 조롱 전투로 캐릭터를 포섭해서 파티를 이뤄서 몰려다니고, NPC랑 미니 게임을 즐기면서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게 주입니다.
사실 뭐라 딱히 평가하기 애매한데, 게임의 기본이 되는 TRPG 및 보드 게임이 서양권 문화이기 때문에 서양권 사람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게임 자체도 은근히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 많고요. 그렇다고 완벽하게 코어한 TRPG인가... 그것도 아닙니다. 이 게임의 TRPG는 딱 재료 수준입니다. TRPG 특유의 복잡한 패러미터가 많이 간략화되어 있어서 파고들 구석이 적습니다. 매니아들을 만족시키기엔 좀 캐주얼하다고 할까요? (대신 저보다는 좀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실겁니다.)
이 점만으로도 게임의 매력을 1/3 깎아먹고 들어가는데 결정타로 튜토리얼이 빈약합니다. 아니 없습니다. 이점에서 이 게임은 나이트폴의 실수를 또 저지르고 있습니다. 1920년대 미국 학생 문화라는 중심 소재와 다소 높은 언어 장벽도 그런 생소함에 한 몫합니다. 다행히 중심이 되는 캐주얼한 미니 게임은 잘 짜여진 편입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 점들 역시 게임의 생소함을 다 가려주진 못합니다.
무척 독특하고, 나름대로 준수한 완성도를 갖추고 있는 게임이긴 하지만... 너무 생소하다는 점이 이 게임의 매력을 대부분 깎아먹네요. 보편적인 감수성하고는 거리가 먼 게임입니다.
플레이 하는 곳: 공식 홈페이지
P.S.1 부제는 구로사와 키요시 감독의 1985년 동명 영화에서 따왔습니다.
P.S.2 리뷰와 프리뷰의 경계 쯤에 있는 글입니다. 참조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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