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5

행진하는 청춘 [Juventude em Marcha / Colossal Youth] (2006)

2014/05/17 - [Deeper Into Movie/리뷰] - 뼈 [Ossos / Bone] (1997)2016/05/29 - [Deeper Into Movie/리뷰] - 피 [O Sangue / The Blood] (1989)[행진하는 청춘]의 시작은 이상할 정도로 [피]를 닮아있다. 주인공의 가족이 주인공을 버려두고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하지만 닮은건 구도 뿐이다. 어둠 속 지평선을 향해 사라졌던 [피]의 아버지와 달리 [행진하는 청춘]은 어두운 밖으로 내던져지는 가구들을 멀찍히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또한 사라지는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라 벤투라의 아내 클로틸드다. 그리고 클로틸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긴 독백을 남긴 채 계단참에서 뒷걸음치면서 사라진다. 이를 보면 알 수 있지만 [피]가 버림받은..

도쿄 소나타 [トウキョウソナタ / Tokyo Sonata] (2008)

피아노 소나타 4번 "가족" 전주 구로사와 키요시의 [도쿄 소나타]는 일단은 드라마 키요시 계열 작품이다. 드라마 키요시 작품들은 항상 가족을 소재로 삼고 있었으며, 이번 영화의 소재 역시 가족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전작들처럼 무너진 가족을 다시 만드려고 발버둥 치거나 ([인간 합격]), 타인들이 우연한 기회로 만나서 대안 가족을 맺지 ([밝은 미래]) 않는다. 오히려 있던 가족이 무너져간다. 일본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인 사사키 가. 하지만 그런 평온한 모습은 영화 시작 5분만에 흔들리기 시작한다. 회사에서 아버지가 잘린 것이다. 게다가 두 아들들은 저마다 폭탄을 들고 있고, 어머니도 텅 비어있는 자신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결국 큰아들이 집을 떠나고, 이를 기점으로 가족은 걷잡을수 없는 카..

데드 링거 [Dead Ringers] (1988)

마음과 영혼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데드 링거] 엘리엇와 베벌리 두 쌍둥이 형제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성공적인 산부인과 의사로 살아가던 그들에게 클레어라는 여성이 나타나게 되고, 그들은 점점 자신의 삶이 균열되어가는 걸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결국 파멸로 향한다. 엘리엇과 베벌리는 우리의 이성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모든 사생활과 감정들을 서로 공유하는데 익숙해져 있으며, 그러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 사생활은 개인의 영역이노라고 사회에서 학습한 보통 관객들에게는 도무지 친숙해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영화 끝에 도달하면, 적어도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게 된다. 왜 그런 것일까? 왜냐하면,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그 원인이 무척이나 진실하고 처절하기 때문이..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2004)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 해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사랑, 사랑, 사랑. 그것은 인간이란 존재를 빛나게 하는 것이기도 하며, 인간이 얼마나 쪼잔해질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비록 남녀간의 애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관계는 대부분 사랑과 신뢰로 이어져 있기 마련이다. (직업적 관계나 악연은 제외하자. 하긴 그것도 일종의 사랑이긴 하지만...) 여튼 사랑이 무엇이든, 그것은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데는 선수다. 참 로맨틱하게 적어놓긴 하지만 (쓰면서 토가 올라올...뻔 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의 [이터널 선샤인]은 로맨틱함에 푹 절여져 있기만 한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지성미와 낭만, 기발함을 갖추고, 사랑과 관계를 성찰하는 영화이다. 영화의 시작은, ..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 [Ma Nuit Chez Maud / My Night At Maud's] (1969)

솔직함의 중요성 에릭 로메르의 [모드의 집에서 하룻밤]은 평범한 프랑스인의 삶을 쫓아간다. 평범한 지식인 주인공 장은 오랜 옛 친구를 만나고, 그를 통해 모드라는 매력적인 여성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녀의 주변을 얼쩡거리기만 할 뿐 솔직하지 못하게 굴다가, 그녀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5년 뒤 어느 해안가에서 그는 그녀를 다시 만난다. 이 영화에는 단순한 스토리에 비해 대사가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그 대사도 상당히 지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얼핏 들으면 굉장히 현기증 나게 재미없을것 같지만, 의외로 전혀 그렇지 않다. 보다보면 굉장히 유려하면서도 쿡쿡 웃음이 나올 정도로 재미있다. 이는 에릭 로메르가 현학적인 대사을 어떻게 이야기 및 연기자의 흐름에 집어넣을 지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정적으..